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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사회를 위한 첫걸음

[도서] 통합사회를 위한 첫걸음

박배균 외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2018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공통과목으로 신설된 통합사회. 올해 2021년 처음 가르치게 됐다. 임용 교과가 도덕·윤리였으나 복수전공으로 지리교사 자격증이 있다는 이유로 초임교에서 중1, 2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과목을 2년간 가르친 적은 있었지만, 고등학교 와서도 사회를 가르칠 줄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기 전까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학교 현장 및 교육 관련 의사결정과정에서 내 목소리 따위는 그 어떤 영향력도 없지만, 그래도 내 의견을 (여기서나마 짧게) 밝히자면 개인적으로 통합사회라는 과목을 윤리교사가 가르치는 것에 반대했다. 학생들의 통합적 사고력증진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그러한 시도는 초등 · 중학교에서 실시해야 하고, 고교에서는 교과별 전문성에 맞게 전공과 일치하는 교과 담당 교사가 각 과목을 책임지고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통합적 사고력이 중요하다면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권을 부여하는 고교학점제를 시행할 것이 아니라, 모든 과목을 문 · 이과 구분 없이 다 배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내 뜻과는 상관없이 조금 늦었지만 통합사회를 가르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학생들을 내 비전문성으로 인한 희생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교재 및 학습 연구를 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통합사회가 수능과목이 아니란 사실. 그 때문에 2009 개정 교육과정까지의 공통사회와 무슨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중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쳤던 경험이 그 때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교과 간 교류와 학제적 접근의 필요성을 실감했고, 무엇보다 내 스스로 전공중심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비록 교양 차원이었지만) 다양한 학문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기회가 되었다.

 

서론이 길었는데 교과서와 참고서, 학습서 외에 통합사회관련 책으로서 이 책은 나에게 가장 먼저 선택을 받았다. 언젠가 통합사회를 가르칠 것이라 예상하고 미리 사두었으나 전공서(윤리학)에 밀려 그동안 읽지 못했지만 언제라도 꼭 읽을 수밖에 없던 바로 그 책.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지식과 정보, 통합사회를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한 아이디어와 방법, 사회 현상에 대한 여러 사례와 해석에 이르기까지 참 많은 것을 배웠다. 교과서 단원 순서에 맞게 내용을 배치하여 나에게 어렵거나 낯선 개념을 수업 시기에 맞춰 발췌독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국내외 다양한 시사 이슈를 소개하여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학문적 전문성을 놓치지 않았다. 요컨대 통합사회를 가르치지만 나 같은 비전공 교사와 통합사회를 공부하는 고등학생들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다. 나아가 통합사회라는 타이틀을 떼어내고 봐도 종합교양서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그러니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할 수 있다. 교수, 연구원, 교사 등 총 12명의 저자들이 3년 동안 준비해서 만들어진 만큼 유익함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 유일한 단점은 일반사회, 역사, 지리, 윤리 4개 교과가 연합하여 쓴 책이 아니라 지리교육전문가들만 참여한 책이라는 점이다. 하여 부제에서 드러나듯 공간적 관점과 지리적 사고를 중점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한계이지만, 4개 교과 중 가장 먼저 통합사회를 준비하고 양질의 책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박수받아 마땅하고 한편으로 윤리교육 전공자로서 이런 준비를 미리 하지 못한 나는 반성하였다.

 

1년여의 시간이 지나 전 범위 진도를 완료하고 현재 2학기 기말고사까지 출제했다. 내 전공이자 수능과목인 윤리와 사상, 생활과 윤리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교재연구, 수업 준비를 했다. 당연하게도 학생들에게 오()개념을 가르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 과정이 힘들었지만 새로운 도전이 주는 희열을 맛보았다. 무엇보다 4개 교과 선생님들이 모두 동참해서 가르쳤기에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여 수업 준비를 함께 한 시간은 교과 간 교류의 장으로써 가슴 깊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교과 간 자존심 대결이 아니라, 서로의 전문성과 교과 마인드를 이해하고 교류한 그 시간은 집단지성을 발휘하고 말 그대로 통합사회를 이루어가는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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