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대에 은희경 소설을 참 많이 읽었었다.
아이를 키우고 바쁜 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읽어보고 싶더라.
읽으니 역시...
'새의 선물'을 참 좋아했었는데...
그 주인공들이 크고 늙으면 이리 될까 싶다.
그냥 읽다보면 주인공들이 다 아는 사람 같아진다.
역시 류도 요셉도 좀 짜증나는 이안도 다 친한 사람, 아는 사람같이 느껴진다.
지루한 매일을 견뎌내는 이름 모를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도경처럼...
그리고 나도...
태연하고 우연한 인생들. 모두가.
의도하지 않았던 소설이라는데...
이름만으로 등장하던 류의 마지막 노래를 읽으면 다 알거 같은 마음이 된다.
류의 아버지의 고통 류의 어머니의 고독, 아니면 둘이 바뀌어도 아마 상관없을 거 같다.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배신들을 한다.
어쩌면 내가 하는 배신일 수도 있다. 영원하지 않은 사랑.
그런데 참 알 수가 없다.
요셉, 류, 이안, 도경, 류의 아버지, 어머니....술자리의 친구들까지 모두 이해가 가고 ....안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