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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

 [노인과 바다]를 번역하다가 소년이 청년임을 확싢게 되면서, 본 역자는 [노인과 바다]를 좀 더 현실성 있는 소설이라 생각했고, 실제 우리의 삶에 교훈을 삼을 만한 내용을 새로이 느낄 수 있었다. 청년은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우리네 청년들을, 노인은 어떤 분야든 그 분야의 베테랑들을 대변한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비록 이 두사람에겐 오랜 시간 함께한 과정이 있어 남다른 관게가 형성되었긴 하지만 그것은 차치하고 이들이 서로 신뢰와 존경 그리고 사랑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과 그 사회 속 베테랑들이 이처럼 신뢰와 존경과 사랑으로 서로를 대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비약적 감상일지 모르지만 혹시 헤밍웨이는 이러한 이야기도 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p36

 "내 알람 시계는 나이란다. 늙은이들은 왜 이리 일찍 일어나는 걸까? 하루를 더 길게 쓰라는 뜻인가?"

 "그건 모르죠. 하지만 젊은이들이 늦게까지 푹 잔다는 건 알아요."

p46

 하지만 나는 물속 미끼를 제 위치를 내려놓고 그대로 유지하지. 노인이 생각했다. 그냥 운이 다했을 뿐이야. 그래도 누가 알아? 어쩌면 오늘이 행운의 날이 될지.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이니까 말이야. 행운이 따라 준다면야 좋은 일이긴 한데. 하지만 그보다는 정확한 게 먼저야. 그래야 행운이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거라고.

 p83

...놈이 나를 실제 나보다 더 강한 사람으로 알게 해야 해. 그리고 난 정말 그렇게 될 거야. 내가 저놈이라면 좋겠구먼. 내 의지와 지능에 맞서 싸울 줄 아는, 저놈 그대로 말이야.

 p93

 ...만새기는 손질하고 나면 아마도 조금만 먹게 될 거야. 가다랑어보다는 먹기가 더 힘드니까 말이야. 참, 그러고 보면, 세상에 쉬운 일은 없어.

 p124

...노인은 결의에 차 있었으나 희망은 거의 품지 않았다. 왠지 너무 좋더라니. 노인이 생각했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상어를 보며 노인은 배에 묶인 물고기를 한번 쳐다보았다. 차라리 꿈이었다면 좋을 텐데. 상어의 공격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어쩌면 죽일 수는 있을 거야. 덴투소, 네 에미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을 선사해 주마.

p126

 역시 너무 좋은 일은 오래 가지 않아. 이 모든 게 꿈이었다면 좋을텐데. 저 물고기를 낚지도 않았고, 그냥 신문지가 깔린 침대 위에서 홀로 자는 중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는 패배하라고 지어진 존재가 아냐. 인간은 죽을지언정 패배하지는 않는다고."

 그래도 물고기를 죽인건 미안한 일이야. 이제 힘든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데 심지어 난 작살조차 없어. 덴투소는 잔인할 뿐만 아니라 기술과 힘도 있고 영리하기까지 한데 말이야. 물론 상어들보다야 내가 더 똑똑하지. 아니, 어쩌면 아닐 수도 있어. 내가 더 나은 거라곤 무기가 있다는 것 말고는 없을지도 몰라.

"생각하지 마, 늙은이."

노인이 큰 소리로 말했다. 

 "그냥 이대로 계속 가기나 하라고. 그러다가 나타나면 해치우면 되잖아."

 하지만 생각은 해야 해. 나에게 남은 건 그게 저누니까. 그러고 보니 야구도 있구먼. 위대한 디마지오가 봤다면, 내가 상어의 뇌를 찌른 방식을 얼마나 마음에 들어 했을지 궁금하군. 물론 그게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었어. 남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

; 홀로 바다 위에서 힘든 싸움을 하는 노인의 머릿 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은...어쩌면 노년에 든 인간이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생각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냥 버티는 잘 버티는 일만이 남은 노년.

p134

 이것저것 좀 많이 챙겨 왔어야 했는데. 하지만 자네는 그렇게 하지 않았지. 늙은이. 그런데 지금은 없는 걸 생각할 시간이 아니야. 있는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라고.

p143

 어쨌든 바람은 우리의 친구야. 노인이 생각했다. 그리고 노인은 이따금씩 생각을 덧붙였다. 우리의 친구와 우리의 적이 함께하는 위대한 바다. 그리고 침대. 침대도 내 친구지. 단지 침대만 말이야. 침대는 훌륭한 노릇을 할 거야. 패해 보면 쉽게 알게 되지. 예전엔 미처 몰랐어. 그런데 자네를 패하게 한 건. 노인이 생각했다.

 "없어."

노인이 크게 말했다.

 "내가 너무 멀리 나갔던 것뿐이야."

p156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건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작가는 자신이 쓰는 글 자체로 독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글을 쓴다. 따라서 후자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작품을 읽고 헤밍웨이가 이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는가를 발견해 어느 정도 공감하고, 그 공감하는 부분을 삶과 연결해 자신에게 적용한다면 꽤 성공적인 독서 활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p158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사람은 파괴될 수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느다."

원문은 이 소설 속 유명한 문장 중 하나이고, 우리말 문장은 이 원문을 번역한 모 포털 사이트 번역기의 번역문이다. 일부 [ 노인과 바다] 번역서들은 이 원문을 보통 이와 유사하게 번역했다. destroy를 '파괴' 또는 '파멸'로 번역한 것이다. destroy 가 기본적으로 '파괴하다', '파멸시키다'의 의미를 담고 있으니 틀린 번역은 아니다. 하지만 이 번역문 역시 우리말 어감을 감안하면 적절한 번역이라 말하긴 어렵다. 우선 '파괴'를 생각해보자. 보통 우리가 사람을 대상으로 '파괴되다'라는 말을 잘 쓰는 편인가? 그런 것 같진 않다. 조금 어색하다. '파멸'은 어떠한가? 이 말은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누군가를 대상으로 '파멸되다.'라고 표현한다고 치자. 여기서 파멸은 어떤 느낌인가? 여러 의견이 있을지 모르나, 대충 '몰락', 또는 '처절한 실패'가 아닐까? 심지어 그 안에는 패배의 의미도 일부 담겨 있는 느낌이다. 그럼 원문의 어감은 무엇일까? 여기서 말하는 destroy의 어감은 '죽음'이다. 몰락이나 처절한 실패가 아니라 '멸망'이고 '소멸'이다. 이 원문은 쉽게 말해 '인간은 죽으면 죽었지(죽임을 당하면 당했지) 지지는 않는다'라는 말이다.

p159

 하지만 어떤 단어를 선택하든, 헤밍웨이는 이 소설 속 한 노인을 통해, 인간은 패배하도록 지어진 존재가 아니기에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나 힘이 다하는 때까지 자신의 일에 도전하라고 격려한다. 그렇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지혜와 겸손, 인내와 용기를 배운다. 인생을 살다보면 노인의 84일간과 같은 시기가, 85일부터 87일 사이가, 아프리카에 있던 기간도, 3주간 내리 월척을 낚는 때도, 챔피언이라 불리는 순간도 존재할 수 있다. 그 모든 시간이 고귀한 한 인생을 이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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