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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91

 "그렇소. 물론 내가 그에게 반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할 거요. 우리는 그의 학살과 파괴의 흔적을 지나왔으니까. 험악한 탄압 대장이나 학살광인 혁명가를 만날 줄 알았는데, 이것도 저것도 아니었소. 어떤 사람이 기대했던 인물이 아닐때나 그가 판에 박은 관념에서 벗어날 때면 기분이 좋지요.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거은 그 인간의 종말을 의미하니까. 만일 그를 어떤 범주 속에 넣을 수 없다면, 부분적으로나마 그가 인간답다는 이야기가 되고, 그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해방되어, 불멸의 씨앗을 획득하게 되는 거요."

 "그는 당원이 아니라고 하던데요."

 "그렇소, 아마 그럴 거요. 무엇이 인간을 그렇게 만들까요? 운명 때문일 겁니다. 나는 그가 불행한 최후를 맞을 거라 생각해요. 그는 자신이 저지른 죗값을 치르게 될 테니까요. 혁명의 무법자들은 악당이기 때문이 아니라, 철로에서 탈선한 기차처럼 조종할  수 없는 메커니즘이기 때문에 무서운 거요. 스뜨렐리니꼬프도 다른 사람들처럼 미쳤지만, 책자를 통해서가 아니라 체험과 시련을 통해서 그렇게 된 것이오. 그의 비밀을 알 수는 없지만, 그는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고 믿어져요.. 그가 볼셰비끼와 결탁하게 된 것은 우연한 일이었을 거요. 그들에게 필요한 이상 그를 그냥 내버려둘 것이고, 또 그들과 같은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오. 하지만 필요가 없어지면, 수많은 군사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동정의 여지 없이 그를 팽개쳐 버리고 짓밟을 거요."


...(라라에게 뺘샤는 죽을 거라고 말한다...지바고는 불행한 최후를 맞을 거라고...)


p492

"가엾어라.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에게 동정이 가요 그렇지만 당신도 변했어요. 옛날에 당신은 그렇게 격렬한 어조로 혁명을 비판하지는 않았거든요."

"모든 일에는 한계가 있는 거요, 라리사 표도로브나. 이만한 시간이 지났으면 어떤 결론에 도달해야 되지 않겠소? 그러나 혁명을 충동한 사람들에게는 변혁과 격동만이 명확한 것일 뿐이며, 세계적인 규모의 일이 아니라면 관심을 가지지 않아요. 세계 건설과 그 과도기가 그들의 목표지요. 그 밖의 것은 배운 게 없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소. 그런데 이처럼 끝없는 준비가 아무 결과도 이루지 못한 이유를 당신은 아오? 그것은 그들이 아무 재능도 없는 불완전한 인간들이기 때문이오. 인간이란 살아가기 위해서 태어나는 것이지, 삶을 준비하기 위해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오. 삶 그 자체나, 삶이라는 현상, 또 삶의 은총은 정말 진지한 것이 아니겠소! 그렇다면 어째서 그것을 미숙한 착상의 어린아이 장난 같은 광대 놀음으로 바꾸어야 하오?..."


;어찌나 맞는 말만 하는지...

 게다가 이 인간은 어떻게 빠쌰(스뜨렐리니꼬프)에 대한 얘기에서 삶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는지..

 인간에 대한 지바고의 시선, 혁명에 대한 생각, 정치에 대한 관조, 궁극적으로 삶과 인생에 대한 지바고의 말들이 어찌나 맘에 와 닿는지...

 우와~ 파스테르나크......다...

에궁...나는 1950년대 문학작품 속 인물의 생각에 완전 동의하는...구시대적 인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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