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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치산에 잡혀간 유리는...

도망도 못가고 그 안에서 생활한다.

원치않는 이야기들을 듣고 속으로 욕을 하고 원치않는 총질을 하고 몰래 적군을 살려주고 하면서 목숨을 부지한다.

마지막에...

누구를 치료하러 갔다가 예전에 전쟁터에서 정치위원을 죽였던 그 군인을 만나게 된다.

이제 막 가족을 만나길 기다리는 그 빨치산은 환영에 시달린단다.

예전에 자기가 죽였던 정치위원의...

이 얽고 얽히는 인간사들....

 

p551

 그러나 주위에서는 죽기 아니면 살기의 사투가 벌어지고 있는 판국에 수수방관만 한다는 것은 인간 힘의 한계를 넘어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문제는 그 자신의 자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사건의 질서에 따를 것인가 어쩔 것인가, 지금 당장 그의 눈앞과 주위에서 펼쳐지는 일의 법칙에 따를 것인가 어쩔 것인가 하는 것에 있었다. 그러한 것에 대하여 국외자로 머문다는 것은 법칙에 위배되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짓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자신과, 동료들이 총격을 받고 있는 것이었다. 의당 응사해야만 했다.

;원하지 않는 전투.

 

p558

 그러나 말입니다. 첫째로 10월 혁명 이래로 이해되고 있는 것과 같은 사회 개혁의 이념은 나를 불타오르게 하지 않아요. 둘째로, 실현되기까지는 아직 먼데도, 그것에 대해서 다만 이러니 저러니 하고 말하기 위해서만 그 같은 피의 바다가 대가로 치러져야 한다면,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할 것 같지는 않아요. 셋째로 이것이 중요한 것인데, 인생의 개조니 하는 것을 들었을 때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도 하지 못하고 절망에 빠지고 맙니다.

 인생의 개조! 그런 말을 예사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어쩌면 경험만은 비록 많이 쌓아 왔는지는 모르지만 한번도 인생이 무엇인지를 안 적이 없었던 사람들, 인생의 숨결, 인생의 고동을 느껴 본 적이 없었던 사람들뿐이에요. 그러한 사람들은 존재라는 것을 아직도 자기네의 손이 닿아 더 좋은 것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원료의 덩어리, 이제부터 가공해야 할 소재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인생 그 자체라는 것은 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자기 자신을 부단히 갱신시켜 나가는 것으로, 그 자체는 당신과 나의 어리석은 이론을 훨씬 초월하고 있는 거죠.

 

; 자기에게 사사을 계속 얘기하는 이에게 하는 이야기.

 

p560

 ... 비록 능지처참을 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당신네가 러시아의 횃불이자 해방자이고 당신네가 없으면 러시아는 못쓰게 되며 빈곤과 무지 속에 빠지고 만다는 것을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 치더라도 나에게 당신네는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 침이라도 퉤 하고 뱉어 주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네가 싫습니다. 당신네 따윈 < 모두 엿이나 먹어라>요.

 당신네의 정신적 지도자들은 속담을 아주 좋아해요.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잊고 있지요. 억지로 환심을 살 수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게다가 또 어떻다고 부탁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해방시켜 놓고는 잔뜩 생색을 내는 버릇들이 있어요. 틀림없이 당신도 내가 당신의 캠프에서 기거할 수 있다는 거싱 나에게 더할 나위 없는 무상의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아마 나는 또 내가 포로가 되고 가족과 자식과 집과 일로부터, 다시 말하자면 나에게 귀중하기 이를 데 없는, 내가 사는 보람 그것이엇던 모든 것으로부터 나를 해방시켜 준 것에 대해서 당신에게 감사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려야 하는 것이겠죠.

 

; 자신을 잡아온 빨치산의 두목에게 비꼬며 얘기하는 유리.

 

숲의 군단은 어쩌면 유리의 말처럼

 지극히 특징적이고 시대의 특정한 성격을 띠는, 즉 시대의 역사적 특수성과 직접적으로 관계를 가지는 일종의 정신 질환이 발생하여 퍼져 가고 있다.

 

자신들이 믿었던 것을 행하기 위해 행했던 일들에 대한 죄책감과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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