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짜장면 : 곱빼기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도서] 짜장면 : 곱빼기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박찬일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곱빼기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저자) 박찬일
출판) 세미콜론

이 책을 통해서 ‘박찬일’ 이라는 분을 처음 알았다. 그는 이탈리아 요리를 전공했으며, 요리연구가 이면서 동시에 칼럼니스트로 활동 한다.

“짜장면은 그냥 음식이 아니다. 세상 모든 음식 앞에 있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박찬일저자는 ‘짜장면 보이’라 자칭한다. 짜장면이 1등이고 2등과는 한참 차이가 나는 음식이라고 말한다.

면을 비비고, 혀끝에서 하나하나 느껴지는 짜장면! 면발과 장의 품미가 입안과 목구멍의 맛 감각기관에 끼치는 화학적·물리적 자극! 삶의 고통을 잊는 맛! 도파민이 솟구치는 맛! 설탕과 미원이 탄수화물과 고기와 지방을 넘어 정서적인 자극과 종교적 복종에 가까운 맛!

책의 초반에는 저자의 짜장면 관련 에피소드들이 많이 나온다. 당구장에서 물리기(?)를 치다가 게임비 (당구장비+짜장면비)가 없어 창문 밖으로 몸을 던져 발목이 부러진 이야기. 외상값을 받으려는 당구장 사장님이 학교로 찾아와 중국집 사장인척 선생에게 돈을 받아가는 이야기. 중국집이 옛날에는 결혼식 피로연장이 되는 이야기 등 짜장면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담아냈다.

인천에 가면 짜장면박물관이 있다. 인천은 화교의 본격 상륙지다. 짜장면의 역사를 설명할 때 꼭 등장하는 것이 인천의 노점 짜장면이다. 부두에서 노동하던 중국인 노동자들이 노점에서 사 먹던 음식에서 짜장면이 탄생했다는 설이다. 한국 거주 화교는 1960~1970년대까지만 해도 다수가 식당업에 종사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책은 좀 더 깊이 있게 들어간다. 1882년 임오군란이 터지고 이걸 수습하는 과정에서 조선 정권은 청나라와 조약을 맺게 된다.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이라는 거다. 양국의 상인이 서로 왕래하며 장사 좀 잘할 수 있게 혜택을 주자는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중국에 유리한 불평등조약이었다. 당시 조선 정권은 무능하고 허약했다. 하여튼 이 조약으로 인천에 중국 상인이 드나들고, 화교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공식적으로는 1884년 이후며 한반도에 장사를 하기 위해 들어왔다. 비단이 대표 품목이었으며 바로 이들이 비단상인 ‘왕서방’이다. 당시 포목상은 지금으로 치면 명품 옷 파는 ‘샤넬’이고 ‘구찌’다. 조선 후기 개항 때 조선의 돈이 다 비단 장수한테 갔다고 한다. 

그때! 사건이 터졌다. 1949년, 그 화교들의 본국인 중국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것이었다. 우리가 한때 중공(中共)이라고 불렀던 건 정식 국호가 아니다. 중국 공산당이라는 뜻이다.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 관계가 깊다. 우리는 자본주의, 그쪽은 사회주의 강력한 적이다. 

교류가 끊어졌다. 화교들은 고향에 갈 수 없게 되었다. 무역도 중단되었다. 본토 무역에 종사하던 화교가 큰 충격을 받았다. (비단 장수 왕서방은 홍콩이나 대만으로 수입처를 다양화해야 했다.) 그렇다고 한국에서 사업을 제대로 할 수도 없었다. 박정희 정권은 화교의 토지 취득, 사업자 개설 등을 억제했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웍과 칼을 잡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었다. 

‘○○루’ ‘○○춘’ ‘○○각’ 등의 이름이 많았는데 요즘 흔하게 보이는 만리장성이니 북경이니 하는 상호는 본 기억이 없다. 공산주의 본토 이름을 써서 상호를 짓는 건 어림없었다. 그 시절 반공 분위기에서는 화교들도 몸을 움츠려야 했다. 

저자는 짜장면에 관한 깊은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직접 만들어 먹은 이야기, 소문난 곳을 방문한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저술해 놓았다. 읽는 내내 식욕을 자극하는 이 책은 어느새 나를 짜장면을 먹게 만들었다. 짜장면은 왜 맛있는 것일까? 재료의 불 맛 볶음, 마이야르 반응, 발효, 아미노산, 캐러멜 라이징, 혈당… 굳이 더 말한다면 배달의 기다림. 

인천 ‘신일반점’
서교동 ‘진진’
명동 ‘취천루’
효창동 ‘신성각’
목포 ‘중화루’
저자가 이야기한 이곳에 한 번 가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협찬 받은 책입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