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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도서] 완득이

김려령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빈자들은 늘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기에 이웃의 부탁을 신선하게 들어주는 한편, 부자들은 타인의 도움이 필요 없기에 이웃을 신뢰하지도 부탁을 들어주지도 않는다.

-사회 심리학자 데이비드 데스테노라-

 

김려령 작가는 우아한 거짓말의 저자로 잘 알고 있다. 사실 책보다는 영화로 먼저 접했고 그 미묘한 감정선을 그려낸 작품 덕택에 매년 아이들과 같이 보곤 했다. 이번 작품 완득이는 제목만 많이 들었을 뿐 실제로 작품 속을 들어가 본 것은 처음이다. 그리고 작품 속으로 발을 내딛자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작품 완득이가 그리는 주제는 무겁다. 장애, 다문화, 가난, 외국인 노동자. 사회적 약자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면 옹호할 수밖에 없고 자칫하면 교훈적인 내용이 가미되어 식상하고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또 어설픈 기적이나 반전으로 행복한 결말로 빠질 수도 있다. 수많은 소설이 무거운 주제를 다루다 진부하게 변해 버리지 않았던가? 하지만 김려령이 써 내려간 완득이에서는 어설픈 기적, 반전이 없다. 소설의 끝부분에서조차 완득이는 허무하게 TKO패를 당한다. 하지만 기적과 반전은 완득이와 그들에게 필요 없다. 그들의 아픔과 약점이 서로를 끈끈하게 연결하고 정이 되어 함께 행복하게 만든다. 기적이나 반전으로 그들의 아픔을 사라지게 하는 결말이 아니라, 그들의 아픔이 곧 그들을 연결하는 매개이자 행복하게 만드는 지점이라는 것을 집어주는 작품이기에, ‘완득이가 우리에게 처음 소개된 지 14년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사랑받고 있는 까닭이 아닐까?

소설을 읽으며 한편으론 나 자신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담임이 죽길 바라며 교회에서 기도하는 제자, 그런 가난한 제자의 햇반을 뺏어 먹는 담임. 이웃끼리 씨부럴하는 욕설이 난무하는 동네. 겉으로 보면 배려와 공감은 눈곱만큼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는 끈끈한 무언가가 있다. 서두에 적은 것처럼 가난하고 힘든 사람은 늘 이웃의 도움을 필요로 하기에 이웃의 부탁을 신선하게 들어준다. 교사 똥주, 완득이, 삼촌, 아버지, 엄마, 관장님, 앞집 아저씨 모두 서로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스스럼없이 서로 도와준다. 그렇기에 서로 욕하고 화내도 그 밑에 깔려있는 끈끈한 것이 그들을 연결한다. 이 모습을 보면서 예의 바르게, 피해주지 않고를 모토로 하는 요즘 사회가 오히려 정이 없어진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가까운 직장 동료에게도 피해주기 싫어, 도움을 구하지 않는 나. 그렇기에 서로 부탁을 들어주지 못해 신뢰가 없어지는 건 아닐까? 신뢰가 없어서 부탁을 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부탁을 하지 못해 신뢰가 없어지는... 가끔 조금 폐 끼쳐도 도와가며 끈끈하게 살아가는 것이 사람이 아닐까? 완득이를 통해 내 관계를 점검해본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우리의 시선, 사람 사이의 정과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던 책. 완득이라는 책이 유명한지 이제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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