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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레인

[도서] 5번 레인

은소홀 글/노인경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라는 다소 설득력 없어 보이는 말을 한 편의 이야기로 풀어 큰 울림을 주는 책.

 

  보통 스포츠가 주제인 이야기를 보면 큰 흐름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주인공이 열심히 노력하고 숱한 좌절을 겪으며 성장하여 꿈에 그리던 결승전 무대에서 멋진 실력을 발휘하는 그런 이야기. 흔히 스포츠는 결과로 말한다고 들 한다. ‘Winner takes all’이라는 말도 스포츠에서 심심찮게 보인다. 그래서 매번 스포츠 이야기를 집어들 때마다 어느 정도 지레짐작하고 읽어가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이 ‘5번 레인은 나의 지레짐작을 여지없이 깨주었다.

 

  먼저 책 내용에서 또한 기존의 스포츠 소설과 차이를 보인다. 보통 스포츠 소설은 주인공의 성장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추고 풀어낸다. 하지만 이 소설은 기존 소설과 다른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 바로 주인공 강나루의 내적인 성장, 즉 수영하는 이유를 찾는 이야기다. 소설 전체에서 나루의 기록이나 우승이 아닌 나루가 수영을 하는 의미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기에 스포츠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마지막 경기, 대통령배 자유형 결승전은 매우 짧게 서술된다. 결승전은 성장의 결과가 아니라 그저 과정이기에 짧게 서술되어도 그 의미가 충분히 전달되었다. 이기기만 원하던, 시합은 이기기 위해 한다던 나루에게 수영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스토리, 독특하다.

 

  인물 설정 또한 눈이 갔다. 프로로 키워진 나루와 달리 수영이 재미있어서 수영부에 들어온 태양이, 나루처럼 수영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지금은 다이빙대에 서 있는 버들이, 라이벌이자 나루에게 최고의 복수를 한 김초희. 저마다의 이유가 충분하고 탄탄하게 짜인 인물들과 부딪히며 나루가 수영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며 변하는 모습은 자연스럽다. 소설이란 주인공의 행동이나 변화를 독자에게 설득시키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5번 레인에서는 탄탄한 인물 설정으로 이 설득의 과정이 너무나 타당하게 받아지고 일말의 거리낌이 없다. 그래서 나루의 성장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작가는 나루의 심리 묘사를 적절한 표현으로 독자에게 전달했다. 자신의 롤모델인 언니, 버들이와 다투며 서로에게 도망갔다라는 표현, 초희의 수영복을 얼떨결에 훔치고 벼랑 끝에 내몰린 나루의 심정을 떨어질 것인가 뛰어내릴 것인가로 서술하는 것. 초희의 수영복을 훔친 벌을 받는 나루의 심정을 마음에 돌덩이를 안고 있느니 등에 돌덩이를 업고 뛰는 편이 훨씬 후련했다.’라고 서술한 부분, 끝으로 두고봐. 다음번 터치패드는 내가 제일 먼저 찍을 거야.’라는 나루의 독백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 이렇게 주인공의 상황을 의미심장한 표현과 문장으로 풀어낸 작가의 필력에 감탄스럽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보태면, 벌써 2년째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있다. 대부분 아이가 좋아하지만 그중 운동부 경험이 있는, 운동을 하는 친구들에게 더 큰 호응을 받는 책이다. 어쩌면 승부에 최전선에서 싸우는, 실력이 늘어갈수록 결과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그 아이들에게 과정이 중요하다.’라는 운동부 경험조차 없는 교사의 말보다는 그들과 비슷한 나루의 이야기로 엮어낸 이 책 한 권이 그들을 더 어루만져주는 것 같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결과가 전부라는 것이 아닌 것을 알아주었으면 해서 올해도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질문을 던진다.

애들아, ‘5번 레인의 의미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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