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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투쟁 1

[도서] 나의 투쟁 1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저/손화수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심장의 삶은 단순하기 그지없다. 힘이 다할 때까지 움직이기만 하면 되니까. 그러다 멈추어버리면 되니까. 심장의 이러한 규칙적인 움직임이 언젠가 저절로 멎게 되는 날이 오면, 온몸이 피는 신체의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내려 덩어리를 이룬다. 거뭇하고 물컹하게 느껴지는 이 핏덩이는 점점 하얗게 변해가는 피부 바깥쪽에서도 보인다. 체온은 점점 내려가고, 사지는 딱딱하게 굳어가며, 내장은 서서히 비워진다. 죽음 직후 이 초기의 변화는 몇 시간 동안 너무나 천천히, 너무도 확실하게 진행되기에 마치 신성한 제례의식 같다. 일종의 신사협정처럼, 정해진 법칙에 따라 삶을 내주기라도 하듯, 죽음은 생명이 완전히 꺼져버릴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리다 몸속으로 서서히 쳐들어온다'

비장한 이야기를 관찰자 입장으로 다소 남의 이야기 하듯 이 책을 시작한다.

그의 눈은 아주 섬세하고 세심하며 그의 생각은 다소 냉소적이고 서늘하다.

그의 글은 소소한 감정, 상황들을 지나치다 싶을 만큼 장황한 나열하여 몰입하기 어려웠다.

물론 무언가 더 깊은 이야기가 후반부에는 나올 건 같은 기대감을 놓치지 않게 한다.

그리고 서늘함. 황량함. 외로움. 수치심. 초라함. 두려움을 아주 사소한 삶의 한 자락에서 느끼게 한다. 따뜻함, 평온함, 특별함에 대한 갈망을 더욱 애타게 하면서...

스토리로 구성해 나가는 소설에 익숙해 있어서,

관찰과 생각으로 엮여진 [나의 투쟁]은 다소 철학책 같기도 하고,

램브란트, 컨스터블, 뭉크 등 예술작품에 대한 평이 많아서 예술평론집 같아 보이기도 하다.

어떤 것은 하룻밤동안 보고 생각한 것을 50여 페이지가 넘을 만큼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정말 대단한 기술력이지 않는가!

물론 그것 때문에 읽는 동안 답답함을 느끼긴 했지만,

삶의 한 자락에서 우리가 느끼는 여러 감정들을 음미하고 생각하며

천천히 살아가는 것에 대해 배운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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