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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1

[도서]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1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저/황보석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1.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는?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자전 소설로, 소설가를 꿈꾸는 청년 '마리오'에게 열정적인 사랑과 문학적 영감을 일깨워 준 '훌리아'와 '페드로 카마초'에 대한 이야기이다.


18살이나 먹은, 그럼에도 미성년자인, '마리오'는 페루 리마의 라디오 방송국 '판아메리카나'의 뉴스 연출자이다. 가족이 기대하는 본분은 법학도이지만, 쥐꼬리만한 봉급을 받으며 착실히 소설가로 성장하고 있는 청년이다. 어느 날 마리오의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되어줄 두 사람, '훌리아'와 '페드로 카마초'가 나타난다.


훌리아는 마리오의 삼촌 '루초'의 처제로, 볼리비아에서 온 32살 이혼녀이다. 페드로 카마초는 판아메리카나의 형제 격인 '라디오 센트랄'에서 라디오 연속극을 만드는 볼리비아 출신 극작가이다.


처음에 마리오는 두 사람에게 강한 거부감을 느낀다. 그러나 곧 훌리아의 매력에 빠져들고, 페드로의 문학적 천재성에 감명한다. 사랑의 정열을 알게 된 마리오는 훌리아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한편, 페드로의 무한한 영감의 근원이 어디인지 사색하기 시작한다.


2. 관전 포인트 1, 마리오와 훌리아의 좌충우돌 결혼기


이 책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마리오와 훌리아의 좌충우돌 결혼기이다.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마리오는 스스로를 어른이라고 여기지만, 훌리아의 눈에는 그런 마리오가 어린애로 비칠 뿐이다. 자신을 어리게 보는 훌리아가 못마땅해 그를 '지성(知性)'으로 골려주려던 마리오는, 되려 훌리아의 매력에 홀랑 빠져버린다.


18살 미성년과 32살 성년의 만남이라는 것도 도의상 지적할 수 있는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14살 연상, 이혼녀, 외국인, 삼촌 처제, 거기다 엄마 친구(훌리아와 마리오의 어머니는 서로 이웃해 살며 교류하던 사이)'라는 훌리아의 '전적'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언제든 끝나버릴 수 있는 가벼운 사이라고 인식하며 만남을 이어간다.


그러나 언제는 사람 마음이 생각한 대로만 움직여 주던가.

남들 눈에는 그저 한순간의 치기에 사로잡혀 분별력을 잃은 시한부 연인으로 보일지 모르나, 마리오와 훌리아는 매 순간 서로를 그리워하며 열렬히 사랑하는 연인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짜릿함을 느꼈던 대목은, 마리오의 청혼에 훌리아가 '5년 동안 행복할 수 있다면 난 이 완전히 미친 짓을 해보겠어.'라고 외치는 부분이다. 이 뒷부분에서 더욱 감동했는데, 일단 사랑임을 확신한 연인이 그 어떤 방해와 귀찮음(일례로, 미성년자인 마리오가 결혼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동의서나 친권포기 각서, 출생증명서와 같은 온갖 서류가 필요했다.)에도 굴하지 않고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서 결혼하는 과정이 나로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내면적으로 성숙하고 가족으로부터 독립하는 마리오에게서 진정한 '어른'의 면모를 목격할 수 있다.


처음에 두 사람을 보며 '사랑이 저렇게나 쉽다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두 사람이 '금사빠'였을지언정 결코 쉬운 사랑을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은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그들의 사랑을 지켜냈기 때문이다. 사실 줄거리만 놓고 보면, 적어도 나의 정서상, 이런 막장이 또 없다. 하지만 끝까지 제 사랑을 지켜낸 마리오와 훌리아에게 그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3. 관전 포인트 2, 페드로 카마초의 '멘붕'


이 책의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페드로 카마초의 '멘붕' 과정이다.


이 책에는 마리오와 훌리아의 결혼 과정 이야기와 페드로 카마초가 쓴 라디오 연속극 내용이 병치되고 있다.


라디오 연속극 '1인 공장'이라 불리는 천재 극작가 페드로 카마초, 그는 자신의 하루를 극본 쓰는 데에만 할애한다. 그가 유일하게 쉬는 시간은 어쩌다 마리오와 동행하게 된 점심 티타임뿐이다. 자신의 문체를 잃을까 봐 그 어떤 작가의 글도 읽지 않으며, 온 리마 사람들을 매료시킨 극본을 단 한 번의 퇴고도 없이 내놓는 페드로는 진정 천재라고 불릴만한 사람이다.


라디오 방송국 소유주, '헤나로 부자(父子)'는 그런 페드로에게서 있는 대로 단물을 뽑아낸다. 페드로에게 하루 열 편 가까이 되는 극본을 쓰도록 한 것이다. 처음에는 천재성을 발휘하여 무리 없이 탄탄한 전개를 그려내던 페드로는 어느 순간 고장 나버린다. 시작은 오전과 오후를 혼동하는 정도의 사소한 실수였다. 그러나 페드로는 점점 다른 시간대의 연속극 내용들을 마구잡이로 섞어버린다.



이 책에는 페드로가 쓴 9편의 연속극이 나온다. 그 이야기들이 언제 어떻게 뒤섞이게 되는지, 페드로의 '멘붕' 시점을 알아맞혀 보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만이 느낄 수 있는 재미다. 그러다 보면 추리소설보다 더한 긴장감을 느끼며 뇌운동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장편소설임에도 페드로라는 독창적인 캐릭터와 그가 쓴 연속극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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