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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 글쓰기 수업

[도서] 퓰리처 글쓰기 수업

잭 하트 저/정세라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퓰리처 글쓰기 수업

잭 하트 저/ 정세라 역 

현대지성/ 2021년 11월 5일

 

논픽션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

 

 


 

 


 

1. 들어가며

 

 

헝가리 출신 유대계 미 언론재벌인 조지프 퓰리처의 유언에 따라 1917년에 퓰리처상이 창설된 이래 100년이 넘게 지속이 되어왔다. 언론 분야에서는 보도, 사진, 비평 등 15개 부문, 예술 분야에서는 드라마, 음악 등 7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그리고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자에게는 금메달, 다른 수상자들에게는 1만5000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욕심내고 꿈꾸는 최고 영예의 상인 것이다. 그리고 2019년 4월에는 로이터 통신 김경훈 기자가 '최루탄 피해 달아나는 온두라스 난민' 사진을 찬영해 한국 국적을 가진 사진기자로 퓰리처상으로 처음으로 수상했다.

 

<2019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한국 국적의 사진기사 김경훈 씨의

'최루탄 피해 달아나는 온두라스 난민'    사진 출처: 중앙일보>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오프라인 시상식 없이 화상으로만 수상자를 발표했다. 올해 수상작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된 보도 부문이 공공서비스 부분에서 상을 받았다. 그리고 2021 퓰리처상 특별 수상자는 2020년 5월 백인 경관의 목조르기로 숨진 비무장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을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어 전 세계에 알린  18살 미 흑인 소녀가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퓰리처상은 미국의 신문 저널리즘, 문학적 업적과 명예, 음악적 구성에서 가장 높은 기여를 한 자로 선정된 사람에게 준다. 

 

 

그리고 이 책 『퓰리처 글쓰기 수업』은 오랫동안 퓰리처 심사위원이었으며 17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잡지인 <오레고니언>에서 25년간 편집장을 맡았던 잭 하트가 쓴 글쓰기 관련 책이다.  글쓰기 코치로 일하면서 퓰치처 상 수장자 및 전미 장편 작가상 수상자를 다수 길러낸 그는 30여 년간 논픽션 글쓰기를 해오며 배운 점과 10여 명의 최상급 논픽션 작가와 작업을 하면서 얻는 노하우를 이 책 한 권에 모두 담아놓았다. 명실공히 내러티브 논픽션 분야의 최고인 그는 좋은 스토리텔링 이론과 기법은 대중매체를 초월하며 내러티브 스토리텔링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살아가는 방법 또한 알려준다고 이 책에서 말한다. 오랜 기간 동안 <오레고리언>의 편집자이자, 글쓰기 코치, 퓰리처 수상자들을 길러온 그의 스토리텔링에 대한 글쓰기 노하우를 배우는 것만으로 앞으로 글쓰기에 있어서 상당한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교하고 울림 있는 서사 구조를 지닌 매력적인 글을 쓰려는 작가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는 장강명 작가의 추천평처럼 나또한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2. 스토리텔링 속으로 

 

 

"인간의 뇌에는 스토리를 추구하는 본성이 각인되어 있다."

-대니얼 스미스(진화인류학자)  p.26

 

 

과학 저술가 스티븐 홀은 이야기를 만드는 동안 자신의 뇌를 MRI 로 찍는 실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 실제로 오른쪽 전두엽에서 각설탕만 한 구역이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홀은 이 구역을 '스토리텔링 영역'으로 불렀고 많은 뇌과학자들도 이 비슷한 진실을 발견했다. '인간의 뇌에는 스토리를 추구하는 본성이 각인되어 있다'라는 사실은 이미 스토리텔인은 우리의 생물학적 본성이며, 과거 2천 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미 우리 머릿 속에는 스토리텔링 기업이 어마어마하게 축적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4만 4천 년 전 인류가 인도네시아 어느 동굴 벽에 이야기를 남겼다는 사실은 이미 인류의 출현과 함께 스토리텔링은 시작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 하겠다.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탁월한 문장력일까? 아니면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는 스토리일까? 이에 대해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각색을 돕는 리사 크론은 "문장력보다 스토리가 중요하다."라고 말하면서 스토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퓰리처상을 두 차례 수상하고 논픽션 스토리텔링 교본 『스토리 쓰기』을 존 프랭크린은 스토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스토리는 공감을 일으키는 인물이 뜻하지 않게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나 그에 굴하지 않고 맞서 돌파구를 찾으려 할 때 발생하는 일련의 행위로 이루어져 있다.

-존 프랭클린(퓰리처상 두 차례 수상)  p.38

 

 

이처럼 스토리는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가 스토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존 프랭클린은 말한다. "모든 스토리에는 몇 가지 공통된 속성이 일정 방식으로 배치되어 있다' 라고 말한다. 그래서 스토리텔러로서 잠재력을 100퍼센트 펼치려면 이 보편타당한 원칙을 알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스토리를 이루는 기초 이론과 그 이론이 제시하는 스토리 구조를 이해하고 있어여 제대로 된 논픽션 스토리텔링을 쓸 수 있고, 그 스토리로 인해 독자들의 마음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독자에게 다가가는 가장 중요한 힘은 틀을 짜는 능력에서 나온다."

-리처드 로즈(퓰리처상 수상 논픽션 작가)  p.56

 

 

그 보편타당한 원칙을 저자인 잭 하트는 1장에서 9장에 걸쳐 스토리, 구조, 시점, 목소리와 스타일, 캐릭터, 장면, 액션, 대화, 주제에 대해 실제 사례와 함께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스토리를 이루는 이 요소들 중에서 아마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일 것이다. 

우리가 어떤 글을 쓸 때 단어 선택, 문장 구조, 문체, 어법 등 글을 매끄럽게 다듬는 단계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이에 대해 존 프랭클린은 다듬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다듬기가 글쓰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다듬기는 구조물의 벽에 회칠하는 것에 불과하다." (p.60)

 

이 말이 맞는지 맞지 않는지는 동네 서점을 가보면 알 수 있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우아하기 짝이 없는 잘 다듬은 책들도 있겠지만 우아한 문장과는 관련없는 작가들의 책들도 있을 것이다. 이 책들이 수백만 부씩 팔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그 작가들이 스토리 구조를 잘 이해하고 그 구조를 지키면서 글을 썼기 때문일 것이다. 

 

구조는 논리적이라기보다 시각적이다. 건축가가 어떤 구조로 건물을 지을지 설계도를 그리는 것처럼 노련한 작가는 스토리의 전개를 보여주는 시각적 지침서를 만든다. 초등학교 때 배운 서론-본론-결론의 글의 구조가 떠오른다.

소설가 다린 스트라우스는 "나는 기획 단계에서 종이에 각 플롯 라인을 포물선으로 그려본다. 한쪽 끝에 A를, 반대쪽 끝에 B를 적는다. A는 질문이고 B는 그에 대한 답이다. 질문은 대개 주인공의 구체적인 바람과 연관되어야 한다." 라고 말했다. 

 

저자는 많은 내러티브 논픽션 작가들은 다음의 구조에 따라서 스토리를 배열하여 구성한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내러티브 논픽션 글들은 이 구조에 따라 구성이 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소설의 발단-위기-전개-절정-결정 5개 단계와도 비슷해보인다. 다음은 내러티브 포물선을 나타낸 도표이다. 

 


<내러티브 포물선      p.67>

 

소설의 단계처럼 내러티브 포물선도 발단-상승-위기-절정-하강의 5단계를 따른다. 첫 단계인 발단은 독자에게 주인공이 누구이고, 주인공이 직면하게 될 시련이 무엇일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를 준다. 이러한 발단은 잠시 후 극적인 사건이 일어나리란 조짐을 비쳐 호기심을 자극하여 독자를 사건의 흐름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시련이 고개를 내밀고, 발단 단계가 막을 내리고 이제 상황은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내러티브 포물선의 두 번째 단계는 상승이다. 다른 단계와 같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분량은 가장 많이 차지한다. 사건이 펼쳐지며 극적 긴장감이 높아진다. 이렇게 팽팽해진 긴장은 클라이맥스(절정)가 해결로 이어질 때 비로소 해소된다. 

 

내러티브 포물선의 세 번째 단계는 위기이다. 이 단계에서는 주인공을 갑자기 위태로운 심연으로 떨어뜨리는 3막의 반전이 있다. 위기는 내러티브 포물선이라는 파도의 봉우리에 해당한다. 이 봉우리가 무너져 버리면 상황은 크게 달라지게 된다. 

 

내러티브 포물선의 네 번째 단계는 절정이다. 클라이맥스라고도 부르기도 하는데 위기를 해결하는 일련의 사건을 말한다. 이 단계에서 극적인 실화가 가진 힘이 최대한으로 발휘되고 독자를 끝까지 붙잡아두게 된다.

 

내러티브 포물선의 마지막 단계는 하강(대단원)이다. 절정에서 스토리는 최고 봉우리에 오르며, 이제는 봉우리에서 내려갈 일만 남았다. 치열함이 사그라지고 속도는 느려지며 상황은 마무리된다. 모든 것이 명백하게 드러나고 대단원의 막을 비로소 내리게 된다. 그런데 이 때 주의할 것이 있다. 뻔한 스토리가 아닌 다소 예상 밖의 요소로 이야기를 매듭짓는 것이 좋다. 이 작업이 훌륭하게 이루어지게 되면 독자들에게 놀라움을 주면서 이야기가 충족된 효과를 주게 된다. 

 


<내러티브 포물선의 실제 적용 사례      p.330>

 

저자는 발단-상승-위기-절정-하강 이 5단계를 실제 사례를 가지고 조목조목 설명해준다. 실제 스토리에서 발단 단계에 해당하는 부분은 어디인지, 작가가 이 단계에서 사건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갈등이 어떻게 해소되었는지 등을 다양하고 풍부한 사례를 가지고 설명해준 점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저자의 설명과 실제 사례를 통해 내러티브 포물선에 대한 이해를 더욱더 깊이 할 수 있었다. 

 

 

 

"내러티브는 우리 안의 깊은 심연으로 들어가는 뒷문 같은 것이다."

-아이라 글래스(방송 진행자)  p.257

 

 

글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그 글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는가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이 사람들의 삶 속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작가가 의도하는 바는 무엇인가 즉 글의 주제가 가장 중요하다.

『창의적 논픽션 쓰기』에서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주제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실을 전달한다." 라고 말했다. 

 

글이 독자들에게 닿는다는 것은 주인공과 그들의 삶을 연결하는 접점이 있다는 것이다. "너무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 얘기를 하는 것 같아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라는 독자의 반응이 나온다면, 그 글은 독자의 공감을 얻었다고 생각해도 될 것이며, 그런 반응을 이끌어 낸 글은 훌륭한 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글에는 주제가 있고, 모든 주제는 교훈을 품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독자, 관객, 청취자를 스토리로 맨 먼저 끌어들이는 부가가치인 것이다. 교훈이 클수록 부가가치도 커지고 진정한 훌륭한 교훈은 위대한 문학작품이 그렇듯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는 변하지 않는 법이다.

 

 

 

3. 나오며

 

 

당신의 글은 어떠한가? 아무런 구조도 없이 밋밋한 사실과 정보의 나열해놓은 것에 불과한가? 실제 경험과 사례를 스토리와 잘 결합시켜 놓았지만 아무도 읽지 않고, 아무에게도 감동과 공감을 주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책을 읽는 중간중간 읽기를 멈추고 출간 준비 중인 내 원고를 수없이 살피고 고쳤다." 라고 말한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의 저자 오후의 말처럼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라뷰를 쓰던 방식과 그 구조에 대해 다시 살펴보게 되었다. 저자가 제시한 여러 스토리텔링 비법 중 스토리, 구조, 주제와 관련된 내용들이 나의 글에 생명력을 주고 다채로운 색깔을 입혀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나와 같은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사건 현장에서 사건의 진실을 보도하고, 그 속에 숨겨진 인간의 애정을 발견해야 하는 현직 기자들과 언론인들도 이 책을 읽고 앞으로 진실 보도에 좀더 신경을 쓰고 자칫하면 묻혀버릴 우리 일상 생활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우리에게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추천한 장강명 작가의 말을 마지막으로 옮기며 이 책에 대한 리뷰를 마친다.

 

특히 나는 이 책을 현직 기자들이 꼭 읽어줬으면 좋겠다. 매체 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언론사에서는 자기 사명을 실현하고 보람을 찾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획안이나 보고서를 작성할 일이 많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도 ‘논픽션 스토리텔링’은 강력한 대안이다. 회사에서 가르쳐주지 않은 ‘긴 스토리텔링’, 더 나아가 팟캐스트 같은 새로운 미디어에 적용할 수 있는 글쓰기 전략까지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이제는 ‘나의 고백’을 넘어 타인의 경험을 소재로, 단편적인 생각을 병렬식으로 엮은 구성에서 벗어나 보다 정교하고 울림 있는 서사 구조를 지닌 굵직한 원고로 구성한 책들이 나오길 기대한다. 그리고 여기에 도전하는 작가들에게 잭 하트의 『퓰리처 글쓰기 수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장강명(소설가, 장편소설과 논픽션을 쓰고 사랑하는 사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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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부자의우주

    재밌게 느껴지네요
    12/25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달밤텔러님 ^^

    2021.12.25 17:5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달밤텔러

      네~부자의우주님 말씀대로 글쓰기 가이드북으로 읽으면 상당히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 해요.
      부자의우주님도 가족분들과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셨길 바랍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관리 잘하시고 항상 격려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21.12.25 20:46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달밤텔러님은 평소에도 좋은 리뷰를 많이 쓰시고 계시는데 이렇게 꾸준히 글쓰기 책들을 통해 계속 갈고 닦으시는 모습이 멋지십니다.
    늘 글쓰기에 고민이 많은 한 사람으로서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날씨가 많이 춥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1.12.27 08:2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달밤텔러

      네~^^ 글쓰기에 항상 고민이 많아서 글쓰기 관련 책들이 나올 때마다 서평단 신청을 하고 있습니다. 글쓰기 관련 책들을 읽을 때마다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는 것 같습니다. 꾸준히 열심히 쓰는 것이 최고입니다. 이 책은 내러티브 스토리텔링에 적합하긴 하지만 그래도 추억책방님께서 읽어보시면 글쓰기에 있어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울 겁니다.
      항상 저에게 칭찬과 격려의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억책방님도 2021년 마무리 절하시고 좋은 책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

      2021.12.2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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