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관련된 미스터리한 이야기"
이언 랜킨, 오토 펜즐러의 <백만 불짜리 속편 미스터리>를 읽고
책과 서점을 소재로 쓴 미스터리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그 미스터리 시리즈 중에서 특히 오토 펜즐러가 편집하여 출간한 크리스마스 미스터리물 시리즈인 『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화이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우아한 크리스마스의 죽이는 미스터리』,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을 좋아한다. 매번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하여 이 시리즈가 출간되곤 했는데, 이번 책인 『백만 불 속편 미스터리』를 크리스마스가 아닌 5월에 만나게 되었다.
한 권의 책 속에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미스터리한 이야기들과 미스터리 서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중심이 되었는데 이번 책 『백만 불 속편 미스터리』에서는 초판본을 중심으로 한 책과 관련된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어떤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을 들려줄까 하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겨보았다. 이 책에서는 '크리스티 컬렉션 미스터리', '그것들이 보인다', '왕비에게 헌정한 초판본', '사자의 책. ' 백만 불짜리 속편' ,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에 관한 소고' 이렇게 6편의 단편을 만날 수 있었다. 그 6개의 이야기들 중 피터 러브시 작가의 '크리스티 컬렉션 미스터리' 와 R. L 스타인의 '백만 불짜리 속편'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애거서 크리스티 초판본을 둘러싸고 서점에서 벌어진 일과 그 서점 속에 숨겨진 금고에 대한 미스터리, 과연 이것들은 서점 주인의 죽음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평범한 서점 직원인 줄 알았던 여인의 정체는 무엇이고 '영국 사람들'이라는 모임의 실제 목적은 무엇인지 등 책과 서점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또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백만 불짜리 속편' 은 스타 작가와 그 작가의 속편 집필에 대한 이야기이다. 첫 소설 『소뇌 증후군』으로 베스트셀러작가가 된 재커리 골드는 속편을 쓰기만 하면 백만 불짜리 수표를 지불하겠다는 출판사의 제안을 받는다.
그러나 어느 작가가 그렇듯, 첫 작품의 엄청난 성공 이후 두번째 작품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일명 '소퍼모어 징크스'에 빠진 재커리에게 '당신은 자신의 글을 베껴서 책을 썼다며, 사기꾼이라고 폭로하겠다' 라고 주장하는 한 남자를 갑자기 만나게 된다. 이 남자의 어처구니 없는 주장에 두려움을 느껴서 도망가던 재커리는 도서관에서 미모의 여인을 만나고 그녀는 자신이 그 대신 속편을 써주겠다고 말한다. 그녀와 꿈같은 하룻밤을 보낸 재커리는 며칠 후 여자로부터 속편을 받게 되는데 그 이야기를 읽고 그녀의 놀라운 재능에 감탄한다.
자신의 작품을 도둑질했다고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그 남자와 놀라울 정도의 수준을 가진 속편 작품을 쓴 그 여자, 과연 그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재커리 골드는 누구일까. 소설 속 주인공인 하워드 스트라이버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인물인가. 아니면 재커리 골드가 쓴 소설 속에 존재하는 인물일까.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상상과 소설 속 세계인지 혼동하게 만드는 이야기에 이 작품이 주는 미스터리한 재미는 배가 된다.
이 작품들 외에도 다른 4편의 이야기들도 너무나 흥미롭다. 특히 '왕비에게 헌정한 초판본' 이야기는 '크리스티 컬렉션 미스터리' 처럼 초판본에 관련된 이야기라서 함께 연결해서 읽으면 좋다.
6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책과 관련된 미스터리한 이야기들로 이 무더운 여름 밤을 시원하게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번 크리스마스에 나올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시리즈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