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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하자고?

[도서] 법대로 하자고?

희망법 글/김다정 그림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4학년 딸의 논술학원 필독서 중에 하나기에 의례히 그랬듯 내가 먼저 읽었다.

단어 하나 하나에도 질문이 많은 녀석이라 내가 먼저 읽어 놓지 않으면 아이가 읽는 내내 나를 아무것도 못하게 하기 일쑤다...

 

이 책은 4학년이 읽기에는 약간 어렵지 않나 싶다. 물론  매 꼭지마다 재미있는 스토리로 시작을 하긴 하지만 그 스토리의 내용 또한 세계사적 사건부터 시작해서 요즘 일어난 세월호까지 시사적인 내용을 주로 담고 있어서 4학년 꼬마가 오롯이 이해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내 생각에는 5~6학년이 적당할 듯하다.

 

일단 모두 여섯 개의 주제로 나뉘는데, 법이 무엇인지 법은  누가 만들었는지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내용부터 시작한다.  두번 째 주제는 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경우 그것으로 인해 일어난 불행한 사건들, 또 그와 반대로  법에 정확히 나타나 있기에  시민의 권리가 옹호된 경우 를  보여준다. 근로기준법의 시행을 요구하며 분신한  전태일의 이야기가 예로 나와 있다.

세번 째 주제는 법대로 하는 것의 의미를 말하고 있다. 자기의 권력이 법을 앞선다고 생각해서 법을  무시하려 한 워터 게이트 사건의 닉슨 대통령의 사례부터 자기의 권력을 이용해서 법을 만들고 고쳐서 자기의 지위와 힘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이 경우에는 법에 있다고 무조건 법대로 하는 것이 옳으냐의 문제가 제기된다. 시민들의 공익과 사회 정의를 위해 공평하게 적용되는 법이 아닌 개인의 안일과 권력을 위해 만들어진 법이 과연 법이냐... 이러한 법도 우리가 법대로 하자며 따라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4학년 딸이 얼마나 이해할 지 읽혀보고 알 일이다.

네번 째 주제도 세 번째 주제와 연결되는 듯이 보이는데  악법도  과연 법이냐... 에 대한 것이다.히틀러의 나치당이 만든 법에 따라 아무 생각 없이  유태인 학살에 앞장 선 아돌프 아이히만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사람은 2차 대전 후에 재판에 섰을 때 자기는 아무 죄가 없다.. 나는 법대로 했다... 나도 희생자다 라고 이야기했다는데... 이 사람을 가리켜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잘못이 생각하지 않은 것에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말 적절하고도 철학자다운  말같다.

다섯 번째 주제는 법이 과연 정의로운가 하는 것에 대해 말한다. 우리 나라의 법이 과연 모두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는가.직업이나 빈부,인종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것은 없나...몇 년 전 일어난 용산 참사의 현장이 나와 있다. 자기의 생활 터전을 잃게 된  철거민이 망루를 짓고 시위할 때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일어난 화재로 철거민 5명과 경찰 한 명이 희생되었는데 과잉 진압한 경찰들은  한 명도 처벌받지 않고 오히려 철거민들만이 징역을 살다 왔다고  한다. 철거민들은 오늘도 여전히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내용이다... 경찰은 무죄고 철거민은 유죄라고 밝힌 법. 법의 정의를 생각케 하는 사건이다.

이 외에도 법이 인종 차별 앞에 무력함을  드러낸 흑인 로드니 킹의 사건도 생각할 거리를 준다.

마지막 장에서는 좋은 법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린이와 청소년의 역할은 무엇이 있는지. 현재 우리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좋은 법을 만들려는 노력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하고 있다.

 

법이라는 주제가 워낙 어렵게 느껴지고 딱딱하게 다가오지만 나름대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적절한 예화를 통해 설명하고 있고 각 장의 마지막에는 그 장의 주제를 다시 정리해 볼 수 있게  생각까페 라는 코너가 있어서 좋았다.

 

이런 책을 읽게 될 우리 딸이 나를 바라볼 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내일 친절하고 쉽게 아이와 이 책을 나누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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