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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그 자리에

[도서] 모든 것은 그 자리에

올리버 색스 저/양병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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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백신이 전국민 대상으로 접종되면서 뇌병변이나 척수염, 혈소판 이상 반응으로 목숨을 잃거나 불구가 되는 사례가 간간이 들린다(남은 가족은 백신과의 인과성을 직접 소명해야 하는 이중의 고통을 겪는 중이다).

 척추동물의 신경계란 복잡하고 뇌는 통증을 느끼지 않아 뇌 관련 이상은 조기발견이 힘든가보다. 장기간 멈추지 않는 딸꾹질이나 기침이나 특정 소리 내기가 뇌의 문제를 예고한다니 알아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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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틱 장애와 강박증을 보이는 투렛증후군은 자의로 통제가 안되는 불수의적 폭언과 폭행 증세를 동반하기도 한다. 유전력이 있는 신경질환이지만 즉흥적인 창작행위의 기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하다는 뜻이다.

 몸이 아프니 한번씩 이 사람은 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피해 가세요라는 전광판이 스마트폰에 잡히는 상상을 하곤 한다. 그것은 배려와 공존의 푯말이 될까, 아니면 또다른 낙인과 족쇄와 편견의 표식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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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식이나 충동적 성욕과 감정조절 실패가 신경학적 문제로 인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가능성이 면밀히 고려되어야한다. 그 이유인즉 한국은 이 점을 법적 허점으로 악용할 뿐더러 음란물시청이나 음주나 성범죄에 비교적 관대하고 경각심이 매우 떨어지는 편이다. 언급한 문제들이 강력 범죄로 취급되지 않는 데에는 가부장적 사고, 즉 남성 중심의 가치관이 짙게 깔려 있음을 부정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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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긴 글이며, 신경학적 문제로 강박과 충동, 더 나아가 자살충동을 느끼는 환자의 사례를 다룬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중간지대가 없는정신 상태는 열정과 충동 사이를 공중곡예 하듯이 오간다.

 그러다가 유전적인 요소와 운명의 질긴 반복에 결국 굴복하는 엔딩이다. 안타깝게도 “2년간의 고통으로 충분해요(아하, 울컥)”라는 색스의 말이 환자를 원래의 창의적이고 강렬했던 시절로 되돌려놓지는 못한다. 오직 전신마취만이 잠시 그를 부정적인 감정에 처박히지 않게 건져 올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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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개월 만에 복용약을 두 알 줄였다. 평소 영양제도 안 먹던 내게는 숙제였기에, 일종의 해방이었다. 기쁨도 잠시 관절 문제로 다시 두 알이 추가되었다. 밤과 아침을 무겁고 두렵게 하는 통증은 사람을 메마르고 비관적으로 만든다. 요즘 들어 내 성격이 별생각 없이 진행성 혹은 퇴행성.. 수식어가 붙은 질환을 담담하게 수용하면 덜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곤 한다.

 경험상 스테로이드 주사뿐 아니라 호르몬 조절약으로 인한 부작용을 누구 하나 설명하지 않았다. 약은 약사가 조제하고 그에게 물으라지만. 마약성 약물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엄중히 다스리면서 좀 이상하다. 임상실험 테스트지 경고문이 다 내 이야기일 때 속에 열불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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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에 빈혈과 영양 결핍을 진단 받고 육개월 동안 적색 약을 먹었던 터라, 영양소 비타민 B12 결핍에 따른 치매 증상에 관심이 머문다. 오십대 이상의 채식주의자가 앓을 수 있는 영양소 장애이자 노년 질환과 직결된다니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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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글프지만, 인생 말년은 노환이나 뇌졸종과 발작으로 요양원 신세를 부득이 지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인간적 섬세함과 판단력을 지닌 의사를 만나는 건 천운에 가깝다.

 소설 <다시, 올리브>에서도 정돈된 일상생활과 화초에 물주기와 같은 돌봄을 유지하는 게 노인의 정신건강과 정서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몸담았던 병원의 환자가 되는 신세에서 우리는 질환은 목표물을 가리지 않고 날아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믿기 힘들겠지만 환자들 앞에서 자신의 건강 수치를 호기롭게 자랑하는 대학병원 의료진을 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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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든 뇌와 노쇠한 뇌>는 지금까지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다.

 몸이 산발적으로 동시에 아프니 아무래도 조바심이 나고 두렵고 쉽게 암울해진다. 이에 대해 인간은 단편적으로 결핍된 존재가 아니며, “전인적, 유기적 관점에서 본래의 정체성을 보존하는 능력이 있다는 말이 힘이 된다. 모든 노년은 몰개성적이지 않고 다형적 임상 소견을 보인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사는 유연한 적응과 재범주화가 얼마든지 가능한 발달단계라고 강조한다.

 만성질환과 노화가 모두 신경질환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므로, /마음을 건강하게 관리하며 정신적 에너지를 적어도 자체적으로 떨어뜨리는 행위만은 중단해야겠다. 노년이 주는 지혜와 통합적 사고와 삶의 경이로움을 향해 걸어가자.

 뉴런에 구현되어 있는 자아는 극도로 강인한 것 같다. 개인의 모든 지각, 행동, 사고, 발화에는 개인의 경험과 가치체계를 비롯한 모든 특징이 깃들어 있다...

 뉴런이 광범위하게 손상된 상황에서도 개인성(자아)이 매우 오랫동안 끄떡없이 보존되는 것도 결코 놀랍지 않다. (210~211)

 경험은 획일적이 아니라 늘 변화하고 도전적이며, 시간이 경과할수록 더욱 더 포괄적으로 통합을 요구한다는 게 진짜 삶을 사는 것의 본질이다(다가오는 시간을 살아내는 복무가 삶의 핵심이다).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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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계 뇌질환 중 전염되는 경우를 소개한다. 뇌조직이나 내장, 사체를 섭식하거나 수술이나 수혈 과정에서 감염된다(코비드 바이러스를 연상시켜 소름 돋았다!). 차이가 있다면 세균이나 바이러스처럼 몸에 침투하는 게 아니라, 뇌단백질에 혼란을 야기해(소설 <고양이 요람>의 아이스나인의 핵형성처럼!) 잠복기를 거쳐 폭발적으로 확산될 우려와 위험이 따른다.

 저자는 감염으로부터 안전하다고 간주될 수 있는 식품 원료는 단 하나도 없다(226)”고 엄중하게 경고한다. 병든 가축의 내장이나 뼈를 갈아 만든 사료는 결국 인간의 몸으로 다시 들어와 오염시키고 생명을 위협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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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소 길지만 <광란의 여름>답게 조울증, 즉 양극성장애에 대해 기술한다. 추천도서 <햇빛이여, 서둘러 비추라>는 딸의 허락하에 십 이십대에 겪은 양상과 치료와 발작과 재발 등을 아버지가 소개하는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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