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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떡볶이

[도서] 아무튼, 떡볶이

요조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한참 사진 찍기에 빠져 지낸 적이 있었다. 인화한 사진들을 사진첩에 꽂다가 깨달았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나 봐.’ 인물 사진보다 대부분이 풍경이어서 나온 푸념이었다. 구름과 파도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었으리라.

 보는 눈의 중심과 경향은 글에도 반영된다. 소박하지만 감동이 있는 생활담을 쓰는 데 소질이 없다. 사람과 장소에 대한 애틋함이 덜하고 마인드맵 식 사고는 가능한데 시선과 사유가 정박보다는 부유하는(도망치는) 편이다.

 여러 번 말했는데 북노마드에 글을 쓰던 요조를 별로라고 생각했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의 책들을 챙겨 보고 적잖이 빠져든다. 원래 그런 싹이었던 걸 못 알아본 것일까, 아니면 세월과 다양한 경험들,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수련 속에 쑥쑥 솜씨가 는 것일까. 뭐든 부럽다. 그리고 유튜버의 먹방을 보는 것처럼 대리만족감도 얻는다.

 <아무튼, 떡볶이>도 가볍지만 좋았다. 그와의 비슷한 점을 발견하며 연신 '맞아!'를 외쳤다. 어느 방송에서 이름에 시옷이 연달아 들어가 촌스럽다고 말했던 그와 같은 사연을 가졌다. ‘요조가 일본소설에서 따온 거라고 했던 그런 멋진 활동명이 내게 필요하다. 강북의 중고등학교를 나온 점을 비롯해 오가는데 시간을 펑펑 쓰는 점도 닮았다.

뭐가 되었든 그닥 훌륭하지 않더라도 어쩌다 존재하게 되었으면 가능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디에서든 무사하셨으면 합니다.

 이 책은 떡볶이 성지 순례보다는 오만 없는 좋아함의 백()미에 가깝다. 본인은 표정이 없다지만 제일 먼저 보조개가 들어간 웃는 얼굴이 떠오른다. 은근한 착함이 글에도 묻어난다. 어쩌면 이런 판단에는 임경선 작가와 장강명 소설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전자책으로 읽다 보니 검색해보는 재미가 컸다. 먹어본 먹쉬돈나, 미미네, 박군네, 영스넥도 이참에 확인해보고, 부산의 깡통시장과 제주의 모둠치기도 알아봤다. 아는 맛과 상상의 맛은 저자의 바람대로 다음 끼니를 떡볶이로 정해버린다.

물론 나쁜 점을 보려고 볼 수도 있지만 좋은 점이 더 많잖아, 누구든지. 그래서 좋은 점만 보고 좋은 점을 얘기해줘, 애가 듣거나 말거나.

 이십년 단골집의 사장님과 나누는 대화는 어떤 기억을 불러 일으켰다. 드나드는 체인점 떡볶이집 주인장께 저는 그냥 혼자 하는 일이 편하던데요.”라는 뉘앙스의 말을 건넸다가 몇십 분을 붙잡혀 하소연을 들어야했다. 요약하자면 특성화고 알바생과 대학생 알바와 아줌마 알바의 차이가 두드러지는 내용이었다.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는 젊은 사람들과 일을 나누어하기 힘들다는 게 내 요지였으나 생각이 바뀌었다. 어린 나이에 살림의 축소판인 매장 관리를, 차등 임금을 받으면서까지 주인장 마인드로 일할 순 없다는 쪽으로 말이다. 받는 대우에 맞춰 설렁설렁 일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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