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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극단적일까

[도서] 그들은 왜 극단적일까

김태형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하이데거)

 

 20228281805분에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재명은 77.77%라는 누적 지지율로 역대기록을 갱신하며 대표로 선출됐다. 그와 함께 일할 최고의원직에 원했던 정창래-박찬대-서영교-장경태가 모두 뽑혔다. 투표 룰 개정에 실패하여 개딸들은 이번에 투표권이 없음에도 활기차고 긍정적인 응원을 끝까지 완수했다. 나도 투표권이 없어 속상했는데 기적적으로 금요일 오후에 2차 국민여론 전화를 받았다.

 

 팔월은 사회심리학에 푹 빠져 지내는 중이다. 이재명을 기점으로 한국 정치를 공부하면서 문학을 향한 마음은 소원해진 반면에 사회학과 심리학 쪽으로 관심이 기운다. 젊은 시절 문학보다 먼저 만났더라면 진로가 바뀌었을 것도 같다. 이 시기에 김태형의 말과 글은 내게 단비다(가을 신간 소식이 들린다). 그래도 한사람의 책을 몰아보는 게 맞나 싶을 때 살만 루슈디의 피격 사건이 터졌다. 모진 협박과 추방의 시절을 견딘 그의 끝이 테러는 아니었으면 한다.

 ‘그들은 왜 극단적일까는 앞서 읽었던 책들과 맥을 같이 하는 한편 현재 내가 가진 질문을 보다 정확하고 시원하게 긁어주었다. 글쓴이의 모든 논지 전개와 주장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전반적인 논거에 찬성한다. 해외 학문이나 이론을 수동적으로 흡수하는데 머물지 않고 한국적 특수성을 버무려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성이 특히 좋다.

 대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여야 정치권을 살피며 품은 큰 물음은 다음과 같다. ‘어쩌다 우리는 저런 정부를 맞이했을까? 정말 국민 수준이 저것밖에 안되는가. 어떻게 저런 사람을 올렸을까, 나라를 말아먹어도 괜찮다는 건가?그리고 민주당 내 기득권의 닫힌 사고와 편협함에 치를 떨어야했다. ‘식물 대통령을 앞세워 의원내각제를 정말 해먹겠다는 건가?’ 알면 알수록 의심과 불안이 종잡을 수 없이 커진다.

 저자 김태형은 위의 두 가지 물음에 냉철하게 답한다. 다시 한 번 한국은 미국식 정책에 영향 받는 반경 안 국가이면서 미국에서 발생하는 남북전쟁 식의 분열과 신냉전이 우리와는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믿었던 착각을 일깨운다. 간발의 차이로 윤석열은 대통령이 되었음에도 국민 통합과 민생에는 무심하며 엉뚱하게도 부인과 부하직원이라는 작자가 삼각대를 펼쳐 측근 비선 정치를 일삼는다. 먹통인 사고와 감정적 경직성에다가 악질 관종들이라 끔찍한데, 더 심각한 문제는 이준석은 물론이거니와 그들이 온갖 못된 정치 사례를 악용해 짜깁기 기만-도둑정치를 버젓이 해댄다는 점이다.

 들리는 말이 지난 보수 정권들의 나쁜 점을 패키지로 묶어 빠르게 해먹고 튈 거라는 전망이다. 윤석열이 보이는 각자도생무정부시장자유주의 마인드도 심히 염려되지만 무슨 왕국도 아니고 후계자로 나대는 한동훈 발 검찰공화국도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후퇴시키고 있다. 법문을 깨작거리며 자기 실속을 챙기는 법치는 본부장 리스크를 무마하며 후안무치를 시연중이다. 그들은 알고 있다. 자신을 뽑은 국민들이 자기들의 기획에 놀아나고 선동당할 광신도라는 사실을 말이다.

 뼈아프게도 사회주의 진영의 몰락 속에 수정자본주의사회민주주의로 나가지 못하고 신자유주의 물결에 취해 박근혜, 이명박 정부를 거치며 돈의 힘이 모든 영역을 장악하는 지배와 착취의 식민 노예 상태로 전락하고 말았다.

 다행히 깨어 있고 움직이는 시민들이 촛불 항쟁으로 민주 정권을 탈환했지만 코로나 감염병을 비롯한 여러 악재 속에 다시 보수 정권으로 돌아갔다. 말이 보수지 수구 적폐 세력으로의 귀환이다. 윤석열이 등판하자 박멸했다고 생각했던 바퀴벌레들이 핵관이라는 이름으로 재출현해 민주주의 시스템을 망가뜨려 더 비참하다. 슬프게도 그들은 법기술자 출신으로 수십억의 돈을 해쳐먹고도 무사할 뿐 아니라 국민을 멸시하고 하대하는 우월의식이 쩐다. 마치 이언 매큐언의 바퀴벌레속 정치인들처럼 한데 모여 나쁜 짓을 모의하고 이권을 챙겨 유유히 빠져나갈 모양새다.

 

 

 기사로 접하고 공분했다시피 문 대통령의 사저를 둘러싼 극우 단체의 괴롭힘이 종결되지 않고 있다. 극우 정치세력은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며 선동하고 이용해먹는다. ‘대중 후견주의라는 막을 쳐서 돈도 주고 법적 처벌도 받지 않게 보호하니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뛴다. 윤석열의 행동거지와 정체된 사고가 끔찍한 가운데 가장 비열한 대목은 그의 근친애적사랑이다. 자기 패밀리와 패거리의 이익만 감싸고돌며, 기존의 언어를 동물농장급으로 오염시킨다. 국민, 자유, 상식, 공정, 법치가 이중 잣대의 갈라치기 속에 누더기가 되어간다. ‘저이는 한 나라의 수장인가, 아니면 아직도 대선후보로 특정 정당 소속인가한심하다.

 윤석열의 잘못된 정신세계도 문제지만 권위주의형 인간인 점도 걸림돌이다. 국민의 고통을 방임하고 학대하는 수준이다. 강자 앞에 굽신 거리고 굴종하며 약자 앞에 잔인하고 무자비하다. 두 번의 안팎의 경제 위기를 겪은 2010년 이후, 한국 사회는 생존 불안존중 불안을 극심하게 앓으며 학대 세습 사회”(갑질 문화)로 내몰리고 있다연산군을 연상시키는 겁이 많은 폭군이, 타워에 올라 70여 년 수구 세력의 끝점을 찍고 있다. 일베와 극우 단체 소속 노인들은 알까. 자신들이 얼마나 요긴하게 이용당하고 있는지를. 폴란드계 영국 작가 조셉 콘라드의 암흑의 핵심에서는 중심부가 뚫린 사람에게 날아들어 박히는 맹신과 광신을 에둘러 경고한 바 있다.

 심장이 텅빈 이들은 힘없음과 열등감을 폭력과 혐오를 양산하는 세력에 빌붙어 자신감을 얻고 쾌감을 느낀다. 한마디로 말해 뒤틀린 변태이자 이상 행위자들인 것이다. 억울함과 분노로 점철된 채 원초적인 감정적인 반응만 보인다. 저자 김태형은 이 지점에 개탄한다. 우리가 인간 본성인 것처럼 상정하는 이기심과 탐욕은 자본주의가 잉태한 제거해야 할 암덩어리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G7에 들어가고 선진국의 성숙한 민주국가라기보다는 70여 년의 극우 세력과 분할 통치와 차별 정책과 돈독오른 사이비 종교 집단이 판을 치는 흑마술에 걸린 병적 사회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진단이 2019년에 집필된 책에서 이미 예고되었지만 대중은 눈감아 버렸던 것이다. ‘그들은 왜 극단적일까는 많은 것을 돌아보게 한다. 미국식 민주주의라는 환상을 여전히 간직한 내게 그것은 허울뿐인 형식적인 민주주의라고 일침을 가하고 그것이 키운 어용 학문 심리학도 다시 살피도록 이끈다. 행동주의 심리학을 시작으로, 이후 인지-심리학이 어떤 방식으로 과학적이고 민중적인 지식 형태로 점검 없이 포고되었는지를 조명한다. 최근 인기를 끈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처럼 학문이 친자본주의친제국주의와 결탁해 왜곡되고 조작되는 면을 들춘다.

 

 무엇보다 국가 바로 세우기(‘재건’)보다는 개인의 책임론과 하부조직의 처벌과 보복으로 입막음을 해왔음을 밝힌다. 민중의 개혁바람을 막는 조작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이라는 용어 자체도 위선적인 언어 교란에 해당하지 않나. manipulation 이라면 모를까)가 내려지고 평등한 움직임을 차단하는 신중한 이행”(cautious shift는 역풍 운운하며 반개혁적인 엄중론을 연상시킨다)을 명분삼아 왔다.

 기득권의 현상 유지를 위해 혁신과 소통은 외집단’out group 취급하며 극성 팬덤 집단으로 프레임을 덧씌운다. 저자가 화두로 삼는 집단 극단주의”group polarization 이론이 위험한 이유이자 악용되는 경우이다. 지난 반년 개딸의 등장과 함께 민주당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개혁에 나설 지도자뿐 아니라 변화를 부르짖는 지지층을 악마화하며 모욕 주는 연속적인 행태에 기겁을 했다. 소위 민주당 의원들이 당원과 당심을 배척하고 무시하며 자기들끼리의 꼼수와 술수를 부릴 뿐 아니라 그에 맞춘 워딩을 대대적으로 가스라이팅할 때 높은 벽에 부딪혔다.

 그런데 그게 다 그들의 꿍꿍이이자 음흉한 시나리오다. 목소리를 크게 내어 관행에 도전하는 알 수 없는(새로운) 조짐이 두려운 그들은, 제국주의자들 마냥 타자화하고 희생양을 만들어 이간질하고 갈등을 조장해 진짜 문제를 보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멸칭 워터멜론과 이스트 플라이들은 22% 정도의 소수지만 민주당을 고구마 불통 밭으로 만들어 종국에는 지지자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멀어지기를 바란다. 흥미로운 점이 반개혁적 사람들이 모여 토론을 할수록 기존의 성향으로 되돌아간다는 분석이다. 논리와 정보를 기반으로 접촉한다고 해서 서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설득에는 감정이 더 크게 작용하는 까닭이다. 

 

 

 미국식 민주주의에 여전히 예속된 한국은 이제 그로부터 독립하고 자유로워질 때이다. 에리히 프롬이 그랬던가. Free fromto도 함께 담아야 한다고. 저자의 날카로운 해석대로 형식적인 민주주의는 심리학과 손을 맞잡고 인간을 자극에 반응하고 질질 끌려 다니는 수동적 동물로 가두려든다. 이것은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또다른 식민지 점령과 지배를 이어가도록 할 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혐오를 조장해 결속과 연대를 끊는 가위질을 한다. 쪼개지고 갈라지고 분열된 개체들은 고립되어 멀리, 혹은 위를 직시하지 못하고 자멸하거나 가까운 범위 내에 폭력을 분출한다.

 저자의 주장 중 좀 더 사유해볼 사안은 악의 평범성에 대한 재고에 있다. 악의 평범성은 우리 안에도 파시즘이 있다고 경고한다. 극심한 사회적 압력을 받으면 고문이나 밀고나 악행을 누구나 저지른다는 실험 결과를 수용하게 한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 저자는 반론을 제기한다. 작은 몇몇 실험에서 도출된 인간 본성에 대한 일반화 혹은 환원주의’(축소)는 경계하는 게 맞다. 일부는 그럴 수 있으나 전체의 속성이자 팩트는 아니기 때문이다. 확률은 언제나 예외와 이변과 변측을 끼고 있을 수밖에 없다.

 

 서두에 말했듯이 민주당의 새 지도부가 꾸려졌다.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개혁과 소통하는 민주당으로 나갈 수 있도록, 이재명이 외치는 진일보하는 새 정치를 내딛도록 국민이 집단지성으로 뭉쳐 더욱 지지하고 응원해주어야 한다. 대선 이후 이재명을 공부하고 탐구하면서, 흔히 민주당과 레거시 미디어의 스피커에서 반향실처럼 틀어대는 말들이, 조지 오웰의 ‘1984’ 이상으로 편향된 왜곡이자 세뇌로 정신세계의 구속과 억압임을 알게 되었다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으로, 예고된 적 없던 형태의 전체주의가 우리를 덮칠지도 모른다. 그럴수록 어떻게든 깨어 연대하는 풀뿌리 민주주의 정신과 목소리내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나는 한국의 시민사회의 능력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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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싱긋

    *김태형 포인트* (1) 이기심이나 탐욕이 인간 본성이라는 도식 거부 (2)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일반화하는 것 제지(저항과 반기 존재) (3) 미국의 심리학이 어용 학문, 통계 실험이라는 한계 지적 (4) 개인보다는 사회 구조 개혁을 강조(에리히 프롬과 마르크스 교합점 찾기) (5) 공익형, 사익형 성격(정치인) 분류

    2022.09.12 15:16 댓글쓰기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