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

[도서] 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

정여울 저/이승원 사진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Be kind.

For everyone you meet is fighting a hard battle.

 

 추억 연휴의 끝자락에 감기에 걸려 일주일을 앓았다. 모든 환경이 앓아누워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상태였다. 아플 거라는 여러 신호를 무시한 대가. 대부분이 코로나에 걸린 시점에 이상할 것 없는 아픔이고 흔한 건강 이상이다. 이렇게 몸이 앓고 넘기는 시간도 있는 법이다.

 이제 기운 없는 몸에 새로운 에너지를 넣어 윈터링을 하면 될 것이다. 환절기와 누적된 스트레스에 몸살을 피할 수 없었지만 분명한 사실은 정신적으로 밀렸다는 점이다. 그즈음 나를 포위했던 질문 타래를 되감아본다. 유치하고 좁은 마음과 부정하고 싶은 추악하고 역겨운 현실 앞에 짓눌려 마음이 갈 길을 못 잡고 있었다.

 다른 어느 때보다 코로나 시국으로 발이 묶이고 마음이 닫힌 우리들에게 따스한 안부가 꼭 필요했음을 느낀다. ‘여기까지 잘 버티셨어요.’ 비록 팍팍하고 비정한 환경이지만 그래도 서로 이어지고 눈웃음을 나눌 때만이 삶으로의 의지와 희망을 꺼뜨리지 않음을 소중한 문장들 사이에서 되새길 수 있었다.

 알고 있는 내용들과 이미 어디선가 들었던 말도 다시 집중해 듣게 하는 정여울의 개성 짙은 글들이 앞으로 나갈 길을 잔잔히 밝혀준다. 어떤 단어나 소재도 훌륭한 글감으로 요리해내는 그의 성실함과 끈기와 신념에 반하게 된다. 심리학과 문학과 글쓰기와 여행지와 풍경과 사연들이 교차하는 가운데, 살면서 놓치거나 미처 꺼내보지 못했던 생명과 사랑의 힘을 다시 만날 수 있다. 누군가 먼저 건넸으나 헤아리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쳤던 위로와 응원들을 알아보게 한다.

 

 

*글쓰기

 나는 도대체 이 책을 왜 쓰고 싶어 하지. 이 책을 써야만 살 수 있는 것인가. 이 책을 써야만 나는 진짜 나 자신에게 가까워지는 건가... 나무는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아요. 그냥 현재를 견뎌요... 너무 걱정하면 현재에 이 문장에 집중할 수 없어요. 지금 태어나고 있는 내 문장이 가장 중요한 거예요. (50-51)

 글쓰기는 직접 손잡을 수 없는 모든 머나먼 대상을 향한 따스한 마음의 전류 보내기가 아닐까. (202)

 

*읽기

 문해력이 뛰어난 사람은 삶 속에 숨겨진 은유와 상징의 풍경들을 이해함으로써 타인의 굳게 걸어 잠근 마음의 빗장마저 열어젖힌다... 문학을 교육하지 않는 한 문해력 향상은 없다... 문학을 사랑하는 것은 사려 깊고 풍요로운 지성과 감성의 우주 속으로 진입하는 티켓이다. (56-58)

 

*나다움

 페르소나를 과도하게 꾸밀수록 그림자는 더욱 소외된다. 페르소나가 화려하고 복잡해질수록 그림자는 더욱더 짙어진다... 페르소나를 화려하게 치장한다는 것은 마음을 속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셀프는 에고가 숨기고 있는 내 진짜 모습을 완전히 알고 있는 유일한 목격자이기 때문이다. (138)

 자기를 사랑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자기를 있는 그대로 꾸밈없이 아끼고 보살피는 것이야말로 타인과 세상을 사랑하는 첫걸음이다... 다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에게 지나치게 집중되는 에너지를 타인과 세상 속으로 넓혀가는 것이 훨씬 지혜로운 선택이다.... 나는 끝없이 열린 가능성이며, 언제든지 틀릴 수도 있지만,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갈 수도 있음을 믿어야 한다. 나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타인과 세상을 향한 관심, 역사와 사회를 향한 연대감, 문화와 예술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 (229-230)

 

*함께

 코로나 시국으로 모든 사회적 관계가 자꾸만 단절되어가는 상황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켜야 할 따스함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따스함, 다정함, 친밀함이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는 아직 더 많은 따스함, 더 깊은 친밀함, 더 짙은 연대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간이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감으로써 더 나은 존재로 바뀔 수 있다는 희망. (164; 166; 169)

 간언하는 신하가 없으면 임금이 실정하고, 미친 말을 몰 때는 채찍을 놓을 수 없으며, 나무는 목수의 먹줄이 닿아야 곧아지며, 사람은 타인의 비판을 들어야 비로소 성장한다고. 배움을 추구하고 질문을 중시하는 사람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있겠느냐고... 우리가 진정으로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끝내 서로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뜨거운 믿음. (170-171)

 돌봄의 본질이 상호의존임을 일깨운다. 즉 우리가 서로를 돕지 않으면, 서로를 돌보지 않으면 결코 생존할 수 없는 집단적 주체이며, 각개격파나 각자도생 같은 냉혹한 생존논리가 아닌 따스한 공존과 촘촘한 연대를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196)

 

*월동 준비

 윈터링은 겨울나기, 월동, 나아가 추운 계절을 살아내는 모든 과정이다. 윈터링은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느낌, 대열에서 이탈한 느낌, 아웃사이더가 된 느낌을 견뎌내는 인생의 휴한기다. (191)

 특히 사랑하는 사람, 깊이 믿고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의 터치는 행복 호르몬 옥시토신을 더 많이 분비하게 한다... 못 이기는 척 나를 안아주고 쓰다듬어주는 타인의 온기로 그날의 피로와 고통을 이겨낸다. (200-201)

 사랑에 집중하지 못하는 복잡함이 아닌. 오직 기쁨, 오직 슬픔, 오직 사랑. 그 순정한 감정 표현에 나는 무너지곤 해... 나는 저렇게 사랑하고 저렇게 기뻐할 수 없는, 뭔가 삐걱거리고 뒤틀리고 망가져버린 존재로구나... 세상에 태어나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매일 기쁘고 신나는 그런 불가해한 사랑의 느낌을 배울 수 있었거든. (207)

 

*강건한 사랑

 사랑에서 중요한 것은 단지 끌림이나 매력, 궁합 같은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사람과 함께 내 인생을 가꾸어가겠다는 결심과 서로에 대한 신뢰감이기 때문이다. (235-236)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내 주변의 사람들을 온 힘을 다해 지키기로 결심한 뒤로는 미래가 궁금하지 않다. 미래는 궁금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벽돌을 쌓아올리듯 조금씩 만들어가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236)

 불리한 상황에 압도되어버리는 사람이 있고, 상황의 불리함을 뛰어넘는 사람도 있다... ‘너희와 함께한다면 난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아.’ ... 한 번도 내 편인 적 없었던 외부의 상황을 나에게 유리한 최고의 우군으로 만드는 힘... 그것은 바로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사랑하는 존재를 지키려는 용기에서 우러나온다. (240-241; 243)

 

그러나 과연 그렇게 완전히 순수한 자유로움이란 과연 가능한 것일까. (300)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