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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 눈물이 온다 ]
 

눈이 온다, 라고 하는가

비가 온다, 라고 하는가

 

추운 날

전철에 올라탄 할아버지 품에는

 작은 고양이가 안겨 있다

 

고양이는 이때쯤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는지

할아버지 어깨 위로 올라타고

사람들 구경한다

 

고양이는 배가 고픈지 울기 시작했는데

울음소리가 컸다

할아버지는 창피한 것 같았다

 

그때 한 낯선 청년이 주머니에서 부스럭대며 뭔가를 꺼내

작은 고양이에게 먹었다

 

사람들 모두는 오독오독 뭔가를 잘 먹는 고양이에게

눈길을 가져갔지만 나는 보았다

 

그 해쓱한 소년이 조용히 사무치다가

그렁그렁 맺힌 눈물을 안으로 녹이는 것을

 

어느 민족은 가족을 애도중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외출할 때 옷깃을 찢어 표시하고

 

어느 부족은 성인 되겠다는 다짐으로

성기의 끄트머리를 잘라내면서 지구의 맨살을

 움켜쥔다

 

그리고 그들을 제외한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면서 심장에 쌓인 눈을 녹이고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면서

가슴에 등불을 켠다

 

...  소/라/향/기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이병률 저
문학동네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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