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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 쓸쓸한 날에는 바람만 불어라 ]

 

두 마리의

 새를 묶어서 날린다

각각 한 마리 한 마리의 발목에

하나의 끈을 묶어서 날린다

 

그 두마리 새가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면 슬픔이겠다

각각의 새가 따로의 방향으로 날아가면 그래도 슬픔이겠다

 

이번엔 바람을 자르다

칼로 정확히 반으로 잘라내 둘이 서로 닿지 않게 한다

이제 바람이 부는 쪽은

각자의 몫으로 남아 있다

달리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나

바람은 어디로나 가지 않으며

이제는 도로 붙일 수도 없다

 

요 며칠 이토록 미어지게 쓸쓸한 것은

묶인 새 두마리가 앉을 곳을 찾다

내 양 쪽 어깽 앉아 있거나

비집고서라도 바람이 가닿을 곳이 없기 때문이란 걸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겠다

 

쓸쓸한 날에는 바람만 불어라..

 

...  소/라/향/기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이병률 저
문학동네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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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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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책찾사

    잔디 위에 떨어진 낙엽을 보니 가을이 점점 깊어지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

    2020.10.25 20:5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소라향기

      그쵸.. 가을이.. 깊어갑니다..^^

      2020.10.25 21:10
  • 스타블로거 서천

    깊어가는 가을을 시와 함께 보내시는군요. 시가 있어 가을 바람 소슬해도 조금은 덜 쓸쓸하실 듯^^

    2020.10.25 22:3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소라향기

      가을이라.. 다 그런 것 같아요..
      그럴까요.. 덜 쓸쓸해질까요..^^

      2020.10.2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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