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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김일수 등 공저 형법총론(6)

같은 앵글로색슨이 시스템을 지배하는 나라라곤 하나, 영국과 미국은 (당연한 일이지만) 닮은 점보다 다른 점이 훨씬 많다. 처칠이 그의 역저 '영어사용국민들의 역사'를 집필한 의도도 한편으로 그 차이점을 날카롭게 인식하려는 데에 있었고, 영화 '패튼'에도 (극중 캐릭터)패튼 장군의 입을 빌어 잘 표현되듯 그들 두 국가는 '같은 언어에 의해 서로 갈라진1)' 별개의 정치 단위였고, 지금도 힘의 균형추가 한쪽으로 크게 기울었을망정 기본적 진실의 순도에 변함은 없다. 그러나 구태여 닮은 점에 주목하자면 아주 징글징글할 정도인데, 이틀 전 ...

2012.08.28 공감 횟수 0 댓글 수 1

포스트 김일수 등 공저 형법총론(5)

명예훼손/모욕죄와 이 객관적 귀속이 밀접한 관계에 놓일 수 있음은 곧 언급하고, 그 전에 잠시 가벼운 주제로, 이 '과정'이라는 뜻의 Verlauf에 대해 좀 분석해 볼까 한다. 영어에서 '과정'이라고 하면, 일단 process가 생각날 것이다. 이 때 이 단어의 형태소 중 -cess는 본래가 라틴어 cedo, cedere에서 온 것으로, 저런 모양은 아마 동사 cedo의 완료형 cessi에서 어미가 탈락한 것이지 싶다. 이 단어 cedo는 '가다'라는 뜻이다. 영어에서도 그렇지만, go에는 '달리다'의 뜻도 간혹...

2012.08.19 공감 횟수 0 댓글 수 2

포스트 김일수 등 공저 형법총론(4)

이 객관적 귀속 이론은 창설 당시 독일 학계에서 선풍적 주목을 받고 격렬한 찬반 논쟁의 대상이 되었으며, 김 교수가 국내 학계에 이를 처음 소개했을 때에도 작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고 하지만, 건설적인 방향이 아닌, 우리 학계의 분위기가 곧잘 그러듯 한쪽에서 미화 예찬이면 다른 편에서 말꼬리 잡아 깎아내리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 이론의 진정한 기여는 과실범의 다양한 양태 취급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여러 기준을 처음 제시한 데에 있고, 앞서 이야기했듯 고의와 과실의 얇은 경계에 서 있는 명예훼손/모욕죄의 의율, 해석에도 많은 ...

2012.08.17 공감 횟수 0 댓글 수 3

포스트 김일수 등 공저 형법총론(3)

인과관계의 착오 문제는 총론 도그마틱에서 빠지지 않고 다뤄지는 토픽이다. 유명한 예로, 사람을 죽이고 사체를 유기했는데, 정작 피해자는 범죄자가 의도한 살해행위가 아닌, 유기 과정에서 숨을 거두었을 경우, 어떻게 이를 취급할 것이냐의 문제다. 잘 알려진 바처럼, 크게는 1) 단순고의범으로 의율할 것인가(통설), 2) 살인미수와 과실치사의 경합으로 다룰 것인가 두 입장으로 나뉜다.2)의 입장은 논리적으로는 빈틈이 없으나, 일반의 정의감과 상식에 반하는 게 난점이다. 여기에, 이른바 객관적 귀속을 강조하는 학설에서는, 인과관계(Kaus...

2012.08.16 공감 횟수 0 댓글 수 1

포스트 Strafgesetzbuch(!)

비 오는 날에는 독일 형법 주석서를 읽어야 한다. 과연 법대생 중에 록신이라든가(형법이라면), 좀 예전 분으로 칼 슈미트(헌법),  카나리스(상법학자 말임. 2차대전 당시 독일 해군 제독 말고) 등의 저작을 읽고 졸업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 영어든 독일어든 법학은 그 언어 조직 난해도의 최고봉이다. 법학을 위한 법학이 아니라, 그 언어의 진수를 진정 깨달았다고 할 만한 독서의 끝이 법학이라는 의미에서이다. 역으로 말하면, 모든 독서의 끝에 법학 체계가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는 그런 언어라야, 고급 문명권에서 사용될 자격이 ...

2012.08.15 공감 횟수 0 댓글 수 3

포스트 김일수 등 공저 형법총론(2)

(제10판 기준) 171페이지를 본다. 객관적 귀속이론은... 인과관계가 확정된 결과를 행위자에게 그의 작품으로 귀속시키기 위한 이론이다.사실 이 문장은 순수 국어적으로 볼 때 문제가 많다. 1) '인과관계가 확정된 결과'가 무슨 말일까? 아는 사람들끼리는 이 어구는 모호성을 조금도 유발하지 않는다(분명히 일의적이며, 그 뜻은 이 포스트 말미에 내가 설명하겠다). 그러나 법대생이라고 해도 초학년이라면, 그리고 그가 아무리 명민한 두뇌와 폭 넓은 독서량을 축적한 인재라고 해도, 바로 그 뜻이 와 닿지는 않을 것이다. 심지어, 세련되고...

2012.08.13 공감 횟수 0 댓글 수 2

포스트 김일수 등 공저 형법총론(1)

과거 사법시험이란 제도가 있을 시절, 이 책은 이재상(서울대 졸, 판사 역임. 이대 재직)씨 저와 더불어 수험가의 양대 거봉을 형성한 대표적인 교과서였다. 우리 나라 법조계야 서울대 출신 인맥이 다 말아자시는 형국이긴 하지만, (이런 말 밖에 나와서 해서는 안 되겠지만) 유독 형법만은 내부자들에게서조차 '약하다'는 평판이 지배적이었다. 유기천 선생(이분은 존함 자체를 함부로 거론해서는 안 되는 신성불가침이심)이라든가 그 후로는 이수성 총장 같은, 학문적 혹은 학문외적(?) 거성이 강단을 누볐던 곳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1990년대 ...

2012.08.12 공감 횟수 0 댓글 수 1

포스트 곽윤직 저 민법총칙(2)

지금 책이 없어서 그냥 내 머리 속에 있는 부분만 잠시 적음. 우리 민법 초두 부분은, 독일 민법(BGB) 제 1조가 그렇듯이, 사람은 언제부터 법적(민법, 私法적 의미에서) 인간인가 하는 것을 명언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 대해서 법조문이 명언해 놓은 것은 그저 '출생으로부터'라는 말 한 마디뿐이다. 이 말이 상당히 모호한 탓에, 학자들은 부가 해석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그... 법학이란 것이, 법철학이나 법사회학, 법사학 등 '사이드스러운' 부분을 제외하자면, 이런 식으로&nb...

2010.04.25 공감 횟수 2 댓글 수 5

포스트 곽윤직 저 민법총칙(1)

곽윤직 교수님은 아직 생존해 있다. 이분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당신들에게조차 이런 말로 그에 대한 소개를 갈음한다는 것으로써 이 학자의 위상과 비중을 짐작해 보기 바란다.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내 말의 함의를 역시 충분히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헌법학계의 거물 권영성 교수는 작년 9월 타계하였다(그에 대한 일반적 평가가 곽 교수에 대한 그것과 맞먹는다는 뜻은 결코 아니니 오해 없길. 이거도 무슨 뜻으로 한 이야기인지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이런저런 구차한 이야기는...

2010.04.20 공감 횟수 1 댓글 수 4

포스트 저작권법주해

특정 법영역을 다룬 법학서적에는 '교과서'라 불리는 게 있고, '주해서'의 범주에 들어가는 게 있다. 전자는 '체계서'라고도 하는데, 주제가 되고 있는 법분야를 서술하되, 1)법현실, 2)법현실을 규율하는 암묵의 법도그마틱(이에는 헌법과의 연역[演繹]적 연결고리에 해당하는 규범이 포함된다), 3)해당법영역이 보편국제적 성격을 가질 시에는 그 연혁(沿革)과 비교입법례, 그리고 4)자국의 실정법규범에 대한 해설 들을 저자의 개성과 학문관에 따라, 굳이 현행법조의 문언적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말 그대로 체계적으로 써 내려가는 저...

2009.12.15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포스트 민법주해 채권편1(1)

  예고한 대로 우리 법학계의 빛나는 성과물 중의 하나인 박영사'民法注解' 시리즈 중 채권편에 대한 리뷰를, 많이 부족하나마 정성껏 적어보겠다.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이 책들은 주로 서울대 법학과 출신 중에서도 학계 최고 수준의 현직 교수, 법조인 등이 주축이 되어 각기 자신 있는 분야의 저술을 맡아 편집한 방대한 저서로서, 이미 독일 등 선진 학계에선 보편화되어 있는 코멘타르 편찬의 본격 첫 국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유사한 시도의 산물로는 김주수 선생이 주도한 주석민법 시리즈(한국사법행정학회 간), 이미 ...

2008.06.22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리뷰 예고

2008.06.02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데자뷰

2008.02.09 공감 횟수 1 댓글 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