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엑셀 바이블

[도서] 엑셀 바이블

최준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24기 42주차에 김원일 작가의 <오늘 부는 바람>을 리뷰했었습니다. 지금 이 책은 김원일 작품집치고는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입니다. 물론 수록 작품들은 발표된 지 꽤 지난 것들이지만.

25기 10주차에 "자식을 빵집에 데리고 가 마지막으로 배불리 먹인 후 버리는" 클리셰를 잠시 언급했더랬습니다. 양인자씨의 그 작품에서는 형편이 상당히 어려웠던 그 부친이 애를 실제 버리기까지는 않았는데(착한 사람이라서 애초에 그럴 일은 없었지만) 지금 이 작품집 중 <모자>에서는 실제로 엄마가 애를 버리려 듭니다. 모자는 帽子가 아니라 母子입니다.

주인공 여성은 작부인데 애비 없는 아들 하나를 혹으로 데리고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 더 이상 이 일을 하기도 힘들고 마침 트럭 운전수 한 사람과 마음이 잘 통해서 살림을 차리기로 합니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남의 아들을 건사하여 기른다는 게 극히 드물었고, 작부 출신만으로도 흠이 되는데 애까지 딸려서야 일이 잘 될 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트럭 운전수 역시 형편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사정이 이러니 아이를 갖다버려야(!) 할 텐데... 우선 고아원에 애를 버리려 드나 이런저런 행정절차상의 문제 때문에 결국 실패합니다. 이 과정에서 여인은 마치 남의 애를 고아원까지 데려온 양 가증스러운 연극까지 벌입니다. 이 여인은 과거 어떤 노인의 수발을 든 적 있는데, 그때 자신이 끼친 공도 있으니 영감님한테 아이를 맡겨도 되겠다고 일방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노인의 집에 가 보니 형편이 너무도 어렵고 당사자는 노환으로 거의 죽기 직전입니다. 이런 형편에 어떻게 남의 아이를 키우겠습니까만 주인공은 그 트럭 운전수와 연을 맺겠다는 일념으로 천륜을 거리낌없이 저버립니다.

결말은 줄리에타 마시나, 앤서니 퀸 주연의 <길>처럼, 막판에 주인공이 크게 회개하고 착한 본성을 되찾는 식입니다. <길>에서는 두 주인공 중 한 명의 비극적인 죽음이 있었으나,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급이 죽지는 않는다는 게 차이입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