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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 바이블

[도서] 엑셀 바이블

최준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일부 서지에는 정연회라고 나오는데 정연희 작가가 맞습니다. 1980년작인데 분위기가 상당히 모던하며 이 시절에 벌써 한국이 이처럼 풍요로웠나, 광고 연예 섹터가 이렇게 발달했나 싶었습니다. 26기 5주차에 양귀자의 <녹>을 리뷰했었는데 거기서도 광고계의 애환이 부분적으로 묘사됩니다.

주인공 여성은 광고회사 말단 직원이지만 자기 주장이 강하고 여러 잡무를 맡아서도 유능하게 잘해내며 이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서 발언권이 큽니다. 이 회사는 백 감독과 자주 일을 진행하는데 백 감독은 이 바닥에서 이름 높은 에이스이며 악명이 자자한 플레이보이이기도 합니다. 요즘말로 나쁜남자의 전형입니다. 여성은 일 외에 백 감독과 따로 엮이는 사이는 아니었으나 작가 지망생이었던 친구가 백 감독과의 실연에 좌절하여 자살한 후로 백 감독을 증오, 경멸하게 됩니다.

백 감독은 지극히 이기적인 난봉꾼이지만 매력이 상당한데다 업계에서 영향력도 상당히 큰 편이라 미모의 모델, 배우, 가수 등이 그의 곁을 떠나지 못합니다. 뒤에서 욕을 할망정 그가 시키는 건 뭐든지 할 용의가 있는 여성들이 줄을 섰습니다. 이런 그의 마음을, 거침없는 성격의 현대여성인 주인공이 서서히 사로잡기 시작합니다. 물론 주인공도 백 감독에게 마음이 있지만, 그의 화려한 전력을 아는 이상 쉽게 마음을 주기 어렵고, 게다가 백 감독에 대한 충격적인 비밀마저 알게 됩니다.

결국 주인공은 사내 박 선배와 결혼하기로 결심하고 식을 올립니다만 마음 한 구석에는 백 감독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습니다. 한편 백 감독은 이제 그간 자신이 누려 왔던 모든 걸 잃었다고 여기곤 차를 몰아 벼랑으로 질주하는데...

"손님"이란, 제아무리 잘난 사람도 세상에 잠시 머물다 갈 뿐이라는 뜻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남성이 주도하는 사회에서 여성이란 언제나 을의 위치라는 게 씁쓸한데, 그나마 여기서 주인공은 극한의 나르시시스트인 백 감독을 파멸시켰으니(고의는 아님) 여성들이 대리만족을 느낄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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