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지금 책이 없어서 그냥 내 머리 속에 있는 부분만 잠시 적음.

우리 민법 초두 부분은, 독일 민법(BGB) 제 1조가 그렇듯이, 사람은 언제부터 법적(민법, 私法적 의미에서) 인간인가 하는 것을 명언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 대해서 법조문이 명언해 놓은 것은 그저 '출생으로부터'라는 말 한 마디뿐이다. 이 말이 상당히 모호한 탓에, 학자들은 부가 해석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그... 법학이란 것이, 법철학이나 법사회학, 법사학 등 '사이드스러운' 부분을 제외하자면, 이런 식으로 조문의 해석을 따지는 부분이 거의 그 핵심을 이룬다. 또 혹자는 '법철학 등의 분야를 사이드라고 하는 걸로 봐서 니 수준을 알 만하다'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정말정말 까놓고 얘기해서 그쪽으로 방향 틀은 사람들은, 진정 '대가'이거나, 아니면 해석법학을 끝까지 파고 들기에는 머리가 딸려서 겨우 도피나 한 것이거나 그 둘 중 하나이다)

'출생'이란 대체 뭐가 출생이냐? 정확히 어느 시점에 사람이 태어났다고 해야 하나?

1) 분만 직전 진통이 올 때.

2) 아이의 몸 일부라도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을 때.

3) 아이의 몸이 전부 다 모체로부터 빠져 나왔을 때.

4) 다 나와서 첫 숨을 시작했을 때.

 

현재는 민법 관계에서, 판례는 말할 것도 없고 학설(본래 중구난방이 되기 쉬운)조차도 3)으로 의견이 일치되다시피 한 상태이다. 자, 그렇다면, 아이의 손 하나가 빠져 나올 무렵 갑자기 애가 죽었다고 하자. 이 경우는, 사람으로 사망한 게 아니라, 태아 상태에서 채 사람의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소멸한 것으로 법적으로 취급된다. 반면, 몸은 다 빠져 나왔으나 첫 숨을 쉬기 직전에 죽었다면, 그건 90노인이 천수를 다 하고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어엿한 한 법적 인격체가 (일시나마 존재했다가) '사망'한 것이 되어 법적으로 취급받는 게 크게, 아주 크게 달라진다. 아주!

(궁금하죠?ㅋ)

 

여기서 잠깐, 혹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는가?

일부가 노출되다가 죽으면 태아는 사람도 아닐 뿐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아, 법은 참으로 잔인하구나. 이런 비인도적인 수단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니, 이런 쳐죽일 법조인넘들!!

..저기, 그런 거 아니거든요? 이건 민법, 즉 재산이나 친척 관계 같은 거 따질 때만 그렇게 한다는 거고요. 만약 살인이나 낙태, 폭행 같은 거 따질 때에는 이렇게 하는 게 아니에요.

그 때는 1)의 기준을 가져 와서, 팔이 쑥 나오고 있는 애를 혹 누가 죽인다, 이러면 이미 낙태도 아니고 살인의 문제로 접어드는 거에요. 수백년 간 문명 사회가 공통적으로 발전시킨 시스템이라는 게 그리 허술할 리가 없다는 걸 좀 아시길.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5

댓글쓰기
  • 아하. 민법상 해석이 그렇게 되는군요. '아이를 낳아주면 재산을 얼마 주겠다'라는 식의 조건이 있는 경우에 2번의 경우와, 3번의 경우는 민법상으로 차이가 충분히 발생하겠군요. 3번으로 의견의 일치가 되는게 맞는 거 같애요.
    마지막 설명의 경우, 민법상 절차와 일반 관습적인 (맞나..형법적인일까요?) 절차는 차이가 있다..이런 의미인가요.

    2010.04.26 22:54 댓글쓰기
  • 민법 책은 법대생들 들고댕기는 거 책 껍데기만 봤었는데.ㅎㅎ 재밌어요!

    2010.04.26 22:55 댓글쓰기
  • 책 읽는 남자

    재미있는 설명 보고 잠시 웃다 갑니다. ^^* 그런데 '해석법학'은 '법해석학'의 오기인 듯 하네요. 패기가 한 편으로는 부럽네요. ^^*

    2011.02.17 23:3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조르주

      패기만 앞세울 뿐이라면, 질책을 받아야 하겠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법해석학은 학문 명칭의 일종이고, 제가 쓴 말은
      개념법학(다소 비판적인 뉘앙스로 쓰이는 걸로 압니다)과 실무법학의 중간 정도 위치로서, 법학은 법학인데 문구의 해석에 보다 중점을 두는 그런 뷴야를 편의로 지칭하는 용법으로 압니다. 혹 틀린 부분이 있으면 고쳐 주십시오.

      2011.02.17 23:51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