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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드라마 '셜록'에서, 모리아티의 주제 음악격이라 할 수 있는 게 비지스의 STAYIN' ALIVE이다. 불후의 명곡이라는 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듯하나, 이 모리아티의 등장과 어우러지는 피처링은 대단 코믹했다는 점 역시 대체로들 동의하지 싶다. 얼마 전에는 도나 썸머가 60대 초반의 나이로 죽었다는 사실이 전파를 타더니, 몇 시간 전 비슷한 연령대의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현재 세계로 타전되고 있다(며칠 전부터 코마 상태였다는 건 이미 해외 매체들을 통해 파다한 소문이었음).

어느 맥락에서는 심지어 코믹의 요소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점은, 그들의 비범한 재능을 역으로 입증하는 좋은 예가 될 수도 있다고 여긴다. 그들이 빚어낸 작품이 그만큼 versatile 했다는 말이 될테니 말이다. 보컬 로빈 깁의 명복을 빌며, 잠시 모리아티 캐릭터론을 끄적여 보겠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드라마를 보지 않은 이들은 아래의 내용을 절대 읽지 마시기 바람. 영화건 뭐건 전혀 사전지식 없이 자신의 정직한 느낌으로 '처녀를 접하'는 게 가장 맛있는 체험이므로)

매혹적인 악역이란 컨셉은, (특히 우리 한국에서는)너무 흔하게, 또 자주 사용되는 경향이 있어(비슷한 예로 '카리스마'가 있다. 아무것도 아닌 일개 몸파는 딴따라들이 인상 한 번만 그려줘도 그게 '신으로부터 부여된 특별한 은총'이 되는 이치가 희한하며, 단어, 현상 본연의 의미가 뭔지에 대해 아무 생각을 할 줄 모르는 무식쟁이들이 짧은 제 혀로 빚어내는 음향효과만 듣기에 그럴싸하면 트위터에서 선동알티 날려대듯 해가 지도록 카리스마 타령인데, 한국에 태어난 죄로 카리스마가 싫어지기까지는 하는 병에 걸린 후라면 어느 아스클레피오스를 찾아가야 치유받을 수 있을까?) '너는 대체, 매혹적인 악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세상에 그딴 게 어디있겠음?) '야인시대' 보고 열광하는 초딩 상태에서 한 치의 발전도 못 보인 죄로, 그저 찌질하게 반사회적 악덕 자체에 매혹되는 게 아니냐?'라는 준열한 호통을 퍼부어주고 싶을 때가 많다. 그래.

어쨌든 괜히 반도로 물건너와서 고생하고 타락하는 개념이란, 되레 피해자면 피해자지 타매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벽지의 풍진에 오염된 눈을 잠시 억지로 씻어내고, 아직도 아린 눈을 일순 감은 채(우리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셜록이 잘 보여주듯 합장하듯 모은 손에 영원을 명상하듯 생각을 집중하여) 그 본래의 모습에 대해 잠시 탐구해 보자. 사실, '아웃사이더'의 저자 콜린 윌슨의 말처럼(그게 무지와 지독한 편견의 소치이건, 니체적 위악의 모드로 장황히 펼친 묵시록적 진리의 표백이건 간에), 알고 보면 세계적 정치가나 정복자들의 경우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대부분 희대의 악인인 경우가 많다. 로마 가톨릭의 귄위가 서반구를 엄연히 역력히 지배하던 시절, 당대의 가장 느슨한 도덕률과 평판의 기준에서도 상상 못할 악인이었던 알렉산데르 6세는 합법적으로 콘클라베에서 선출된 교황이었으며, 그 아들내미 체사레 보르자가 또 어떤 캐릭터였는지야 상식으로 잘 알려져있다(내가 최초로 이를 접한 건 범우사르비아문고 '세계의 사상과 사상가들' 마키아벨리 장에서 아주 짧게 언급한 '보르자 家의 독약'이었고, 그 다음이 알렉산드르 뒤마의 소설, 마지막으로 수치스럽게도 시오노 할망구의 야오이잡설을 통해서였다).매혹적인 악역이란 알고 보면 이처럼 흔해빠진, 어찌보면 예외가 아닌 보편의 범주이며, '이러는 나를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어'란 어설픈 죄의식을 달래기 위한 최면의 주문일 뿐, 기실 수양이 덜 되고 못 배운 천한 본능의 자연스러운 자백일지도 모른다(개인적으로, 최악으로 기억되는 repulsive한 예는, 예전 배유정의 영화음악에서 60분 동안 스무 번도 넘게 복창되던, '다이하드3'의 사이먼 피터 그루버 역의 제레미 아이언스. 캐릭터도 아니고 그저 배우 개인에 열광하는 것 같았는데, 이 사람이 대단한 호조건을 갖춘 레전드인 건 인정하나 최소한 이 영화에서 그닥 좋았다고는 생각 안 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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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조르주

    물론 드라마에서는 바로 저 장면에서 저 곡이 흘러나오거나 하진 않는다. 누가 잘 편집했네 재밌게.

    2012.05.21 13:37 댓글쓰기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