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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1보다 클 때가 공이고 크런치고, 1보다 작으면 프리즈말안장이다, 이게 막 반대로 바뀌지 않고 머리 속에 딱 자리를 잡느냐 이 말이다.
만약 여러 차례 읽었는데도 이 대응관계가 여전히 헷갈리고, 대체 우주의 팽창 추세와 '편평도'라는 말이 뭔 상관인지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면, 이 책은 과학자에게나 자명한 원리를 혼자 떠든 거지 그 대중적 소임을 수행했다고는 말할 수 없는 셈이다. 아무리 이 책 저자가 대단한 스펙에 명망 자자해도 그런 결론은 변하는 바 없다.

게다가, 이 책에서 그토록 열렬히 강조한 오메가 1의 신비라는 그 최종 결론마저, 바로 작년에 있은 결정적 이벤트 하나 때문(물론 연구는 그보다 훨씬 전에 발표되었고, 이 책의 무신경함은 그때문에라도 더 비판 받아야 한다. 나중에 이야기하겠다)에, 이 책의 집필 全 취지가 무색해지는 아주 민망한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상처를 입은 건 비단 이 책 저자 미치오 교수 뿐 아니라 거의 전 물리학계의 좌절로 이어진 셈이지만, 저자는 유독 신앙에 가까운 열띤 톤으로 '오메가= 1'의 궁극적 승리를 옹호했기에 고작(?) 8년 전에 나온(미국판 기준. 한국어번역판은 06년 출간) 이 책이 유독 팍삭 삭은 고물처럼 보이는 효과가 극대화되는 건 도저히 피할 수가 없다. 브라이언 그린 역시 물리학계의 주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므로 오메가 값 문제에 대해서 미치오 씨와 별반 다른 입장은 아니었으나, 그는 영리하게 약은 구석이 있어서인지 이 점 설명할 때에도 확정적인 결론은 아니라는 듯 뭔가 거리를 살짝살짝 두면서 비켜갔던 분위기라, 이제 학계에서 최신의 충격적인 발표가 검증까지 이어져도 책은 별 타격을 받지 않는 느낌이다. 나는 미치오 교수가 애초부터 미련한 스탠스를 잡은 탓이라고 본다. 본인이 지금 자기 책을 봐도 얼마나 민망할까?


저자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닌데 잠시 다른 이야기를 좀 하자면, 세상 살면 물론 대세에 추종해야 하고 영악하게 대처할 줄 알아야 하지만, 모자라고 둔한 족속은 대세가 신앙인 줄 알아서 남들이 그저 적당히만 추종할 때 혼자 급가속을 밟으며 과잉충성을 바치는 식이라 그 대세 속에서도 타인의 비웃음을 산다. 비굴하게 구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 하는데 미련한 머리는 태생적으로 균형감각이란 게 결핍되어 브레이크를 밟을 줄 모르는 까닭이다. 그 잘난 대세가 어느 날 바뀌는 그 순간 혼자 병신이 되고 마는 건데, 명분도 실리도 모두 놓치고 만 그 심정이 얼마나 참담할까.

나는 다음 포스트에서, 이 오메가값과 이것이 함의하는 여러 결과를 어떻게 연결해서 이해할 것인지에 대해 내 식의 독창적인 설명을 밝혀 보겠다. 과학은 본래 내용 이해만 잘 되면 애써 뭘 암기하고 어쩌구 할 필요가 없다. 자기 집 찾아오는 길을 기를 쓰고 위도 경도 외워가며 내비 찍어서 살피는 사람도 있을까? 결과를 못 외우는 건 설명이 나빠서가 일차 원인이며, 개인의 머리는 그 다음 문제라고 해야 한다. 근데 쓰다보니 결국 이런 내러티브로 끝을 맺었네그려. 브라이언 그린의 최신작 '멀티 유니버스'에 대한 분석도 이제 함께 이어갈 생각이다. 미리 말해 두지만 정말 잘 짜여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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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조르주

    잠이 덜깨서 그런지 번호도 바뀌고 문장도 가다 삼천포로 빠지는.. 지금 바로 수정했고 이제 고칠데없음.

    2012.05.22 04:13 댓글쓰기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