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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캠퍼스의 낭만, 동성애가 소재로서 어우러진 건 그것으로야 처음일지 몰라도, 개별 엔트리로서 각각의 등장은 식상하리만치 흔한 쓰임이다. 소재가 활용되되 그 스터프가 어떻게 조리되고, 향료가 입혀지며, 최종의 드레싱이 행해졌느냐가 중요하지, 무슬림 원리주의의 시각이 아닌 이상 그 소재만을 두고서 원시적 단죄를 행하는 건 난센스에 가깝다. 기독교의 성경 역시, 어처구니없을 정도의 모레스적 금기 위반(근친상간, 무차별 살육, 계약 위반-반드시 징벌적, 반면교사적 맥락에서 등장하는 것도 아님) 난무 퍼레이드가 본문에 펼쳐지는데, 이런 건 타이틀이 '바이블'이 아니라면 중세 검열관(반드시 카톨릭도 아님. 칼뱅 정도만 되었어도 저자가 바로 사형감임. 더하면더했지)의 손에 화형대 직행의 운명을 맞았을지도 모르는 부분마저 있다. 문학이나 예술에서 중요한 건 표현 방식이지 소재가 아니다. 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를 두고 외설이라 단정하는 멍청한 자는 없는 걸까? 걍 대세를 따라서? 그런 주제라면 신참 개별 이슈에 대해서도 필요 이상으로 오버할 일 아니겠다. 스스로 위선적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가?


야구에서라면 그러나, 포메이션(이 말은 축구용어지 야구용어는 아니다. 이 때 쓰는 야구용어는 이 책의 제목처럼 '필딩'이 되겠다)의 외형적 아름다움은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 특정선수용 쉬프트이건 백년 체험에서 우러나온 정석적 배치이건, 중요한 건 결과이지 전개도상의 미학 따위는 덕아웃 구석 쓰레기통에조차 설 땅이 없다. 전략적 치밀함이 빚은 필승 필딩의 노고조차(설사 그게 야신 김성근의 작품이라고 해도), 결과가 나쁘면 이완용급으로 매도되고 가루가 되도록 까이는 게 야구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과 문학적 속성이란 서로 이율배반의 관계를 이루는 셈인데...(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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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조르주

    입담이 좋은 작가의 솜씨

    2012.08.15 23:19 댓글쓰기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