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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객관적 귀속 이론은 창설 당시 독일 학계에서 선풍적 주목을 받고 격렬한 찬반 논쟁의 대상이 되었으며, 김 교수가 국내 학계에 이를 처음 소개했을 때에도 작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고 하지만, 건설적인 방향이 아닌, 우리 학계의 분위기가 곧잘 그러듯 한쪽에서 미화 예찬이면 다른 편에서 말꼬리 잡아 깎아내리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 이론의 진정한 기여는 과실범의 다양한 양태 취급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여러 기준을 처음 제시한 데에 있고, 앞서 이야기했듯 고의와 과실의 얇은 경계에 서 있는 명예훼손/모욕죄의 의율, 해석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여기서 잠시,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이 인과 '과정'이라는 말에 대해 잠시 살펴 보자.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그간 많이 독일에 유학하고, 법학의 경우도 그 정수를 배워 온 선배들이 많지만, 아무래도 한국이라는 성장 배경상의 한계가 뚜렷한 나머지, 그 유구한 역사를 지닌 독일어 어휘의 깊이 있고 폭 넓은 울림을 충분히 맛 보아 가며 공부를 하지는 못했을 줄 안다. 사실, 그것은 독일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 해도 다 가능한 것은 아니다. 먼 데 예를 들 것도 없이, 강점기 초반의 문학작품만 해도 우리에게 낯선 어휘가 얼마나 많으며, 연암이나 다산의 책만 해도 문장구조상의 난점(다른 언어란 점에서)을 떠나 그 한자어휘만 해도 이미 사어가 되어버린 것이 또 대다수 아닌가. 이처럼 언어사상의 연속선이 절단된 민족어의 경우도 그 짧은 역사를 대상으로 해서나마 통사적 풍취를 즐기거나 고찰하기가 어려운 형편인데, 괴테와 칸트, 헤겔 이래 단일한 맥을 이어 오고, 그 포섭의 외연 또한 라인(Rhein Fl.)이 주위의 토사를 쓸어담는 몇 배의 강도로 상하좌우의 확장을 해 온 이 언어에 대해, (앞서도 말했듯) 문학과 역사, 철학 그 모든 것의 정수를 담은 법학의 도구와 목표로 공히 삼아가며 진지한 탐구를 행하기란, 거의 불가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 그런 의미에서(뭘?), 저 인과 과정이라고 할 때, '과정'이라는 단어 Verlauf, 그 중에서도 lauf라는 형태소를 좀 살펴 보자. 이 어원은 물론 laufen에서 왔고,...(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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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조르주

    또 라틴어가 나와줘야 함

    2012.08.17 22:15 댓글쓰기
    • 사슴

      라틴어 하면 변호사님들께 채권법 배울 때 잠깐 언급하신 pacta sunt sevanda 라는 신의 성실의 원칙과 관련된 명언이 떠오르네요...

      ㅋㅋ 조르주 아저씨 저번에 늦게 댓글 달아서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깨셨죠?

      2012.08.18 09:03
    • 스타블로거 조르주

      ㅎㅎ 팍타 순트 세르반다! 좋은 말이죠.
      아닙니다 천만에~~~

      2012.08.18 09:41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