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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책의 불성실성을 지적하면서, 막연히 '오타가 많다'는 말로 근거 없는 명예훼손을 저지르기도 한다. 오타가 많다면, 구체적으로 어느 페이지의 몇째 줄 무슨 단어가 오타인지를 단 하나라도 적시해야 하는데, 기본 개념이 머리에 깔려 있지 못한 탓인지 가장 구체적인 단정을 하며 그 핵심인 증명을 생략하겠다는 대단한 배짱을 보이기도 한다. 다른 사람은, 제 생각에 오타랍시고 생각한 걸 끄집어 내어 버젓이 자랑스럽게, 공개된 글로 게시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 실질은, 엄연히, 어느 권위 있는 학술기관에서 펴낸 사전이건 다 등재하고 있는, 의심의 여지 없는 표준어이다. 제 머리 속에 개념이 없으면, 멀쩡히 실체를 보유하는 것도 그냥 존재하지 않게 되거나, 진위의 관점에서 그른 게 되어 버리나 모양이다. 이 정도면 사람이 아니라 거의 신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는데, 이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자.


이 책은 참 좋은 책이다. 다소 냉소적으로 말하자면, 아직도 세상은 질서와 코스모스가 지배하며, 퇴화하기보다는 더 나은 방향으로 한치라도 개선되고 있다는 소박한 학부생의 믿음에 부응하는 그런 의미에서, 아름다운 문장과 폭 넓게 타당한 숱한 명제들로 가득 꾸려진 멋진 책이다. 오해의 여지가 있어 리뷰에 쓰지는 않았으나, 원의 그대로의 차원에서 '앤솔로지'가 참으로 어울리는 책이라 속으로 생각했다.


아름다운 문장과 폭 넓은 명제, 그러나 이 찬사에는 보이지 않는 함정이 예비되어 있었으니... 두루두루 타당하고 듣기까지 좋은 문장만 주루룩 읽다 보면, 정작 지식의 내실이 남지 않고 한껏 고양된 미학의 이삭줍기에 헛배만 부른 일이 왕왕 생긴다는 바로 그게 문제이다. 예를 들어, 개발도상에 있는(developing) 나라들이1) 왜 GNP보다 GNI 수치가 떨어지는가, 이건 해외에서 수취하는 금액보다, 해외로 유츌되는 금액이 더 커서이다, 즉 생산하는 가치에, 그 생산으로 거둬 들이는 소득이 미치지 못해서2)이다, 뭐 이런 설명을 적어 놓고 있다. 이는 직관적으로 타당할 수 있으며, 또 느슨한 일상어의 개념 체계로는 일견 성립될 수도 있는 말이다. 그러나, 거시경제학계와 각국의 통화당국, 혹은 중앙정부의 재정 관련 부처에서 엄격히 정의하고 있는 개념을 고려하면, 애초에 성립이 불가한 난센스에 지나지 않는다.


net flow가 마이너스라는 말은, GDP와 GNI 사이의 개념 차이를 설명하는 도구이지, 똑같은 N(national)이 들어가는 이 두 개념 관계에는 전혀 유효하게 적용될 수 없다. 다른 데 쓰여야 할 설명을 엉뚱한 데 끌어들이는 격이다. 다음으로, 역시 같은 경제단위를 대상으로 할 경우(한번 더 말하지만 똑같은 N이 들어가는 상황), 생산과 소득(분배)는 등가 관계이다. 따라서 '생산에 소득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란, 동일 국민 경제를 분석 대상으로 삼을 경우,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즉, '지역 경제와 국민 경제'처럼, 처음부터 대상으로 삼는 범위가 달라야 통하는 서술이다. 이 책의 이 부분 설명은, 그런 점에서 오류이거나, void for vagueness3), 즉 '막연하므로 무효'인 셈이다.


그럼 대체 GNP와 GNI의 갭은 왜 생기는 걸까? 이에 대해서는, 검색을 해 보면, 네이버의 어느 지식인이 상세하고 정확한 설명을 해 주고 있어서, 여기다가 다시 되풀이하지는 않겠다(그 사람이 대니얼스의 이 책에 대고 비판했다는 말은 아님. 이 책에 대한 비판의 타당 여부는, 그 책임이 오로지 나에게만 귀속된다는 점 명확히하겠음), 어느 커뮤니티나 저런 사람이 꼭 하나는 있어서, 진흙탕, 뻘밭을 습지로 지켜 주는 최후의 보루 노릇을 한다. 그에게 크레딧을 돌리기 위한 의도도 있고, 좋은 건 그저 되도록 나만 알고 있자는 약은 생각도 한켠에 깔려 있음.


1) 동남아의 예를 들고 있다.


2) 이건 얼른 들어선 과거에 한물간 종속이론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마저 있다. 경제학자도 아닌 경영학자가 그런 데 관심을 돌릴 이유가 적으며, 저자들의 개인 성향으로 보아 가능성 제로라고 봐도 된다.


3) 명퇴의 위협에 떨고 있는 노땅들이 참고할 수 있는 정보를 아래에 하나(ㅎㅎ).


지금 네이버를 보면, 오마이뉴스 기사로 모 커피 체인점의 '횡포'를 고발하는 기사가 메인에 출몰한다. 핵심만 추려 이야기하면,(체인점을 내어주고 바로 인근에 또 동일상호의 프랜차이즈를 허용하는 행태를 두고 그 폐해를 지적하길) 영업 보호지역 존중 의무를 계약(약관)상에 언급하기는 했으나, 다른 조항에서 부인하다시피 하고 있고, 해당 조항을 구체화한 지도를 계약 체결 당시에 보여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계약 위반을 지적하려면, 체약 당시에 가입자가 체인 사업자 측에 그 지도의 획정 구역을 보여달라는 요구를 했어야 그의 주의 의무를 다한 것이 된다. 즉, 계약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노력을 본인이 게을리했으므로, 보호를 받기 힘들다는 뜻(고지의무 따위는 보험계약 등 특수 영역에서만 인정됨). 결국 점주 쪽에서 기댈 수 있는 부분은, 서로 상충하는 조항의 존재로 해당 계약이 전체로서 의미를 상실하는, 이른바 void for vagueness의 법리밖에 없는데, 이 경우 과연 공정거래법상의 법리가 일반 민상사 영역에 어느 정도까지 침투할 수 있는지가 핵심 관건이다. 저 업체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이긴 하나, 그렇다고 경제법의 규율 대상으로 바로 편입될 만한 대기업은 아니고, 가맹자 역시 일반 소비자에 준하는 보호를 받아야 할 만큼의 약자의 위치는 아닌 때문이다(그 정도는 아님).


사실 이런 문제는 무려 15년전에도, 우후죽순처럼 생기던 편의점 체인 등의 사례에서 얼마든지 있어 왔다. 그때도 점주들은 하나같이 불만을 털어 놓던데, 모르겠다, 이번에 공론이 형성되어서 이런 풍토에 변화가 있을지. 내 생각엔, 기존의 점포가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음에도, 그 위험을 무릅쓰고 굳이 신규가맹을 하려는 이가 저처럼 존재하는 걸로 보아(프랜차이즈 업자가 굳이 강요한 것도 아닌데), 결국 영업보호지역의 확장 해석은 오히려 공정경쟁을 막는 측면마저 있음을 상대에서 들고 나온다면, 좀처럼 시정(?)되기 어려운 문제 아닌가, 뭐 그렇다(영업권의 이중양도하고는 다른 문제, 그 경우라면, 제1, 제2 양수인이 모두 선의의 피해자인 경우가 대부분임. 제2 양수인이 악의라고 해도, 이 사례처럼 누구에게나 균등한 계약권리의무가 주어진 상황과 비교할 수 없다[이중양도에서 악의의 제2양수인은 위험을 감안해 보다 유리한 조건을 양도인으로부터 제시받는 게 보통이므로. 혹, 상황이 그렇지 않다면, 이는 이미 민사문제가 아니라, 형사상 배임으로 비화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영업보호구역이라는 것도, 해당 지역의 상권적 특성 등 질적 측면을 감안해서 설정되어야지. 획일적인 면적 수치 따위로 일률 평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기는 힘들어도, 이런 약관을 가맹업주 쪽에 유리하게 개선하는 건 앞으로 가능할 수 있다. 현재 카드 수수료율 인하 문제도 그런 류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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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조르주

    오늘은 날씨가 좀 풀린듯

    2012.10.14 05:01 댓글쓰기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