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뭐 그 외에도 흥미로운(?) 표기례가 한둘이 아니다.


혹시, '빠데'가 뭔지 아는 분? 나는 이런  단어가 있다는 걸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책의 역주에 의하면, '유리와 창틀의 틈을 봉하는 접합제'라고 적혀져 있다. 내 주위에 물어 보니, 자동차에 각별한 애착이 있어 카센터에 안 맡기고 손수 도장 쪽의 작업을 즐겨하는 편이라면 이걸 모를려야 모를 수가 없다고까지 한다. 그 중 어떤 이는 이 단어가 '밀가루반죽'을 의미하는 pate에서 왔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내 생각에는 그럴싸해 보이기만 할 뿐 근거가 없는 듯하다(발음이 '파~뜨'에 가까운데, 아무리 일본을 거쳤기로서니 그렇게까지 바뀔 수가 있을까?).

'도료'라는 뜻의 potee가 있고, 영어 단어 putty가 이를 따랐다는 주장 쪽이 한결 타당성이 있으며, 그런 걸 다 떠나 기본적으로 pate는 식재에 가깝고, putty는 그걸 입 근처에 대기만 해도 뭔가 소름이 끼칠 것만 같다(본 적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공업 용품 아니겠나 하는 점에서).

책에 나오듯 사람의 낯빛이 '빠데'처럼 변했다는 게 뭔 뜻인지 구체적으로야 알 수 없으나(하얗게 질렸다는 정도로 이해), 그냥 영어 표현 하나 익혔다고 생각하면 괜한 노동에 시달린 정신의 한켠이 보상되는 느낌이다.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거리 중에 '엘므드'가 있다. 대체 원 철자가 어떻게 되기에 이런 꼴로 희한한 귀착이 날 수 있을까?

원서를 뒤져 보니 Elmwood라고 되어 있다.

이걸 일본어로 음사하면 아마 '에-루-무-우-도' 비슷하게 되겠지. 이제 원 철자는 전혀 모른다 치고, 이 일본어 표기만 보고 원 형태를 짐작하기로 해 보자.

'에루'는 그냥 '엘el'로 때려맞추기로 하고, '무-'가 문제다.

많은 경우 뒤따르는 모음 없이 그냥 단독으로 쓰이기만 하는 m을, '무' 처럼 변개하여 쓰는 예는 너무 많다(예를 들기가 구차할 만큼), 그래서 무~=>m.

여기에 함정이 있는 게, 우리나 일본이나 '우'로 쓰고 마는(아무리 들어도 그렇게밖에 안 들리므로. 허나 엄연히 다르다) 발음이라고 해도, 영어에는, 이를테면 oo 따위에서 쓰는 순수 모음 '우-'가 있겠으나, 반면, 예를 들어 two에서의 '투'는, 알고 보면 절대 그 발음이 '투'가 아니다. 나는 이걸 처음 느꼈던 적이, 1990년작 마틴 스콜세지 연출 '굿펠라스'에서 토미 역을 맡은 조 페시가 지 아들놈 이쁘다고 '뭐라고라? 두 개씩이나?' 하며 팔불출 삼신 들린 호들갑 떠는 그 장면에서 그의 발음을 듣고 처음 깨달았다. 걔들 발음은, 절대 '투우'가 아니다.

'ㅌ'이 살짝 얹히다가, 정체 모를 '으'하는 절단음이 끼어들고, 그 다음에서야 맥아리없이 우리가 공통으로 알아듣는 '우'가 따라오는 둥 마는 둥이다.

내 말이 안 믿어지면, 지금 당장 네이버 영어사전 페이지로 달려가 원어민 발음을 유의하여 들어 보라. 우린 사실 이런 기초적인 것 하나부터 다 뜯어고쳐야 사람 대접 받아가며 전화건 회의건 무리 없이 끼어들 수가 있다 이 말임. 그러니 원어민 교사들 예산 핑계 대며 학교서 쫓아낼 일 절대 아니란 점. 이런 얼토당토않은 쇼비니즘 배타주의가 무슨 애국이 아니라서(미친...) 결국 없는집 애들은 공교육 과정에서 병신 영어만 배우다 말게 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멍청이들은 쓸 데 없는 이슈에 위에서 지령 받은 대로 홍위병 복창이나 할 줄 알았지(참으로 불쌍한 인생들이다. 너무 가련해서 뭐라 코멘트해 줄 말도 없다), 정작 제 자신과 소중한 자녀에게 뭐가 필요한지를 모르고 쌩돈과 정력을 낭비할 뿐이다.

어쨌든 일본놈이나 우리에게나 그저 '우'로만 들리는 이 음가는, 저들 양키들 사이에서는 칼같이 구별된다. 게다가, 일어로 장음 '우-'라고 쓰면, 이건 그저 박자를 넣기 위한 연장인지, 아니면 독자 형태소가 따로 있는 경우인지 도통 구별이 안 된다. 우리의 역자분은 과감히 '무->m'로 재구(.......)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는 기실 -mwoo-라는 아주 복잡한 원형이 배후에 진을 치고 있었던 것.


'도'야 아무 고민 없이 '드d'로 바꿀 수 있다.


종합하면

el

m
d

엘므드


크, 근데, 이런 건 없다. 거기가 미국이라면, 그 넓은 땅 다 뒤져도 이런 지명은 없다.


지금까지는 어찌 보면 사소한, 일개 표기, 전사 문제에 지나지 않은 이슈일 수도 있다(절대 사소하지 않다. 위에 적은 걸 보고도 여전히 그런 생각뿐인가?). 지금부터 거론하려는 건 생각 외로 심각한 문제이다.(계속)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