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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컨피덴셜

[도서] 비즈니스 컨피덴셜

피터 어니스트,메리앤 커린치 공저/박웅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요즘 에드워드 스노든이라는 청년 때문에 세상이 떠들썩하다. 특별한 일탈 행각을 벌일 동기가 없는 안전하고 보장된 생활 여건, 그저 평탄하고 모범적인 범주에 속할 지난 학창 시절과 가정 배경, 이 모든 모범적인 요소를 확실한 보장적 현시라도 하듯 훤칠하고 핸섬한 그의 외모 덕분에, 보는 이들은 더한층 배가된 충격을 받는 것 아닐까 한다. "뭐가 부족해서 저런 짓을...?" 물론 그가 벌이는 행각이, 일종의 국사범(treason) 요건에 해당된다는 전제 하에 내리는 판단이다. 리버럴 스탠스에서는, 불의를 보고도 이를 수인하는 비겁함의 단호한 배격, 또 그 실천으로서의 그의 행위를 두고 대단한 예찬을 보내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정도의 문제'라며 일정 거리를 두려는 리버럴들도 수적으로 만만치 않았지만. 여튼, 확고한 강도의 소신의 보유자이건, 그저 성격 이상의 부적응자이건, 우리는 이로부터 강대국이 보유한 정보 기관이 어느 정도 광범위한 커버 범위를 갖고 있었는지, 혹은 그렇게나 강력한 기관이 어느 정도까지 어이 없는 시스템적 취약성을 쉽게 노출할 수 있는지를 이번 사건을 통해 여실히 실감하는 바 있었다.


한때 '무력의 시대에서 무역의 시대로'라는 짧은 구호로, 인류 문명의 패턴 변화를 압축적으로 규정하려는 (약간 유치한) 시도가 있었다. 단지 말장난에 치우친 얄팍한 '드립'만은 아니어서, 전쟁이란 당대 인간이 보유한 모든 지식과 지혜를 총동원하는 일대의 비즈니스이자 '건축 프로젝트'임에 모든 진지하고 열렬한 동의가 보내지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전쟁은 무의미한 기계적 살상 행위, 광기의 발현이기는커녕, 아직 소속 집단 단위 범위 밖으로 휴머니티와 커먼 센스를 발휘할 각성을 갖지 못했던 인류에게 나름의 휴머니티 발현 최종의 장이었고(소위 '애국심', '동포애'), 그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광기는 고사하고 가장 명철하고 정교한 이성과 지혜의 작동이 집약적으로 요구되는 분야였다. 일례로 콘스탄티노플의 1453년 함락을 주목하면, 막는 자는 천 년 문명의 최고 숙련의 인문, 건축, 수학, 물리, 화학, 지리적 지식과 지혜를 동원하여 해협을 방어하였고, 메메드 2세는 역시 그가 가진 모든 전술적 융통성과 물량 공세, 그리고 전체 판을 완전히 새로운 각도에서 보는 전략적 통찰을 초인적 차원에서 발휘하여 공성에 성공한 것이다. 무슨 만족의 무자비한 학살로 모든 정복 활동을 다 stuff한 따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젊은 시절 극도의 성적 난행으로 제국 전체에서 명성이 자자했던 이 술탄은, 그로 인해 탄트라식 득도라도 이루었는지, 실전이 각종 교착, 난국면에서 초인적인 지혜를 발휘하였다. 일각에서 그토록 찬송해 마지않는 정주영식 '유조선 공법' 파격이, 이 콘스탄티노플 공략에서는 밥먹듯 그 짧은 기간에 이루어졌던 것이다. 역사적 실례에서 이런 눈부신 경영전략적 파격과 순발력의 극치가 현시된 건 이뿐이 아니어서, 오다 말년과 그 자신의 치세 전반에 걸쳐 풍신수길은 신이 내렸다 할 만큼 임기응변 전술의 예술적 경지를 보여 주었다. 우리가 일상 용어로, '그 사람 능력이 있니 없니'를 논할 때 '능력'이란, 바로 이런 임기응변의 파격 지혜가 경영 분야를 통해 빼어난 응용을 보일 포텐셜이 있느냐를 두고 지칭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직 CIA 직원이 왜 비즈니스의 비법을 전수하려 드는가? 앞서 말한 대로, 특히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 그 활동의 극한 효율태를 보이는 전쟁의 각종 비술과 요령은, 당대인의 지혜와 이성의 성취를 측정하는 바로미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전쟁이 한번 터졌다 하면 인류 절멸의 리스크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를 맞아, 인류는 그 뻬어난 지혜를 전쟁의 효과적인 수행이 아닌, 그 효과적인 저지를 위해 동원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기왕에 이룩한 각종의 노하우와 실전용 공식을 캐비넷 안에 그냥 썩혀 둘 수야 있겠는가? 바야흐로 피 튀기는 무력이 아닌, 피똥을 싸는 비즈니스 무역 분야로 그 지혜의 발휘의 장이 옮겨진 시대, 이런 귀한 지적 자산은 이제 가장 그 효용이 높이, 절실히 평가되는 분야로 그 전폭적인 이관이 이뤄질 필요가 있었던 것. 해서, CIA는 공인된 방식으로 민간의 분야와 그 소통을 시도하는 중이다. 비밀 파일에 담긴 정보와 행동 준칙은 과연 요긴하다. 배우는 사람 재량에 따라, 얼마든지 그 요긴한 활용과 응용이 가능하겠다 싶게, 신묘하면서도 피부에 와 닿는 갖가지 팁이 고마울 만큼 잔쯕 담겨 있다, 컨피덴셜이 이런 식으로 시빌 에어리어와 교감한다면 어느 누구도 당혹을 느끼는 일이 없을 테고, 반대로 스노든의 예처럼 극단적인 파격으로 세상과 컨택한다면 아무리 올바른 의도라도 그 파장의 수습이 쉽지 않을 줄 안다. 어떤 의미에서 이번 사태로 가장 큰 정치적 부담을 떠안은 자는 오바마 현 대통령이 아닐까 한다. 재임 6년차에 접어드는 그가 처음의 우려대로 단순한 토크니즘적 과도 관리자가 아닌, 정치판의 실세로서 이 정도나 역량을 보여 준 것만으로도 치사를 보내야겠지만, 누구보다 그를 열렬히 지지할 만한 리버럴 성향 공무원에게서 이런 배신을 당하고, 국가 시스템 관리 운용 면에서 극단적인 범실을 범했다는 점에서 전통 보수 성향으로부터 결정적 외면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만약 그가 자신의 예산과 자산 스톡에서 위기 관리 방책을 채 찾지 못했다면, 와이프 미셸에게 손쉬운 의존을 할 게 아니라, (눈에는 눈이라고) 이 책을 한번 들춰 보고 영감을 얻는 건 어떨지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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