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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동 이야기

[도서] 서영동 이야기

조남주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김남주 작가님을 좋아하는 이유 때문에, 신작이 나오면 거의 집어 든다.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맘 카페에 알린 적이 있었다. 하나같이 폭풍공감을 했는데, 우리 여자들이 내고 싶었던 소리의 봇물이 책 한 권에서 터져 나왔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김남주 작가님의 작품들은 거의 사회적인 목소리를 낸다. 그것도 친숙하게, 세심하게, 날카롭게, 따뜻하게.

 

이번 책의 주제는 '집'이다. 특히 아파트를 중심으로 벌어진 각 개인의 상황과 입장을 나타내줬다.

교육열등감을 먹고사는 입주자, 부동산글 올리는 입주자, 고급아파트를 받은 입주자, 좋은 아파트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입주민, 경비, 층간 소음 가해 피해자, 상가 학원 원장님, 아파트로 수익을 낸 자, 부동산(아파트)으로 재테크하는 집의 딸...등등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고, 내 이웃의 이야기기도 하다. 또, 내가 몰랐던 이들의 다른 면모를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시대상일 수 있겠다.

 

나는 층간 소음 가해자일까, 피해자일까?

내게 참을 수 없는 층간 소음 문제가 생긴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내게 집이란 주거 공간인가? 다른 의미인가?

내가 대하는 이웃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고, 그들은 내게 어떤 사람일까?

내가 아이들에게 물려줄 것은 무엇인가?

내게 (여러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시 이사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다른 사람의 시선을 통해 본 상황들로 경험의 시야가 조금은 넓어진 느낌이다. 그리고 내게 주어진 갑작스러운 상황들이 최악(가령 경화 엄마의 치매 같은)이라면 어떠할지 여러 상황에 나를 대입시켜보는 연습을 해볼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내게는 가장 최근이어서인지 몰라도) 엘리였다. 이 챕터(?)를 읽을 때 '이 책의 마무리가 거의 다가오고 있다'라는 설렘과 기대로 마무리를 지어가던 중이었다, 그러나 엘리라는 인물의 상황은 또 그 나름대로 묵직하고 씁쓸했다. 아니, 그녀의 상황이 내가 살았던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과 비슷하게 맞닿아 있었다.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 싶은 하루를 보낸다고 생각했는데, 내 열심이 현실의 질에는 비례하지 않았다. 누가 본다면 '노오력'의 부족이라 볼 테고, 과거의 '당연한 결과'라 봤을 테지만,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거고, 어떻게 살아야 풍족하게 살 수 있을지, 어떻게 보면 현실적으로 영리하지 못했던 시기였던 것도 같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현재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도 생각해 봤는데, 그 생각이 묘하게 자유롭기도 하면서도 여전히 풍요롭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원장이 갈 데없어 학원에서 몰래 숙식하던 엘리를 원장자신의 집에 잠깐 들어오라고 했을 때, '어서 들어가!'라고 응원했었다. 오히려 더 큰 딜을 제시하는 엘리의 한 방이 멋졌고, 이 책의 끝장면이라서 조금은 개운했다. 여전히 서영동 이야기는 풀릴 수 없어보이는 많은 문제들을 남기지만 말이다.

 

'집'이 집이 아닌 상황은 뉴스에서도, 만나는 몇몇의 이웃에게서도 보인다.

그저 내가 살 수 있는 '집' 한 채 꿈꿨을 뿐인데, 그마저 흔들리거나 사면초가 같은 상황들이 많더라.

그리고 그 '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람과 사건.

현실을 사로잡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이 책을 읽고 누구라도 한 번 직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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