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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잠수복

[도서] 코로나와 잠수복

오쿠다 히데오 저/김진아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소설 <공중그네>의 자유로운 발상이 담긴 내용이 너무 재밌어서, 바로 오쿠다 히데오 작품을 빌려봤다.

그가 낸 가장 최근 작품으로.

'코로나'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은 책과 내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어서 눈길이 더 갔다.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린 코로나 방호복, 그리고 한 명의 어린이. 그들을 호위하는 듯한 따뜻한 핑크색 바탕 표지는 이 책의 내용이 우리에게 어떤 느낌을 전달할지 한눈에 보여준다.

 

이 책은 우리의 일상과 너무나 비슷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두려워하지만, 또 익숙한, 또 쉽사리 경험하지 못하는 귀신(?)이 각자의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등장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알고 보니 그건 사람이 아닌 귀신이었더라!'라는 식의 결론이 난다. '알고 보니 손님이 아니라 귀신이었어!'라는 식으로 옛날에 읽은 공포소설이 떠오른다. 물론 동급이라 볼 수 없다! 공포소설은 우리에게 소름과 닭살을 선사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놀라움과 훈훈함을 준다. 우리보다 앞서가거나, 도와주는 존재는 두렵다기보단 따뜻하고 고마운 데다 장난기에 재치까지 갖췄다. 오히려 정감이 갈 정도다. 우리의 삶에 살짝 관여하는 그들을 보면서 일본은 모든 걸 신으로 믿는다더니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걸까? 생각도 들었다.

 

잠시 혼자 머물게 된 집에 누가 뛰어다니는 소리를 낸다면, 나는 거기에 익숙해질까, 뛰쳐나올까?

회사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나는 어떻게 그 재직기간을 견뎌낼까?

나와 닮은 점쟁이가 있다면 내게 무얼 이야기해 줄까?

우리 아이가 코로나를 알아보는 능력이 있다면 나는 그걸 복으로 여길까? 저주로 여길까?

내 차가 제멋대로 나를 데리고 다니면 나는 어떤 생각이 들까?

어찌 보면 아주 특별한 이야기는 아닌데, 그 따뜻한 이야기에 푹 젖어 나라면 어떨까? 생각을 틀어볼 수 있었다.

 

'코로나와 잠수복'이란 작품은 코로나 시기에 작가가 쓴 작품일 텐데,

지금같이 코로나에 익숙해진 게 아니라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어 읽었더라면 더 흥미진진하게 읽었겠다 싶다.

지금은 안 걸리는 게 아니라 빨리 다 걸려 면역력이 생겨 편하게 돌아다니면 더 좋겠기에,

코로나에 절절매는 모습이 이젠 거리감 있게 느껴진다.

 

아! 한 가지 더!

이 책에서는 유독 포크송 같은 편안한 음악 제목들이 나온다. 다 들어보진 못했지만, 올드하면서도 느슨하게 해주는 음악들이 내용과 잘 어우러졌다.


아무튼 소설은 짧고 편하게 읽히며, 오쿠다 히데오답게 쉽고 재미나다.

다만 <공중그네>의 여운으로 읽을 책은 아닌 듯하다.^^ 결이 조금 다르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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