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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기행 1

[도서] 유럽 도시 기행 1

유시민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유시민 작가님이 말한 단어 중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표현해주는 한 단어를 기억한다.

'지식 소매상'

자신이 습득한 지식과 정보를 다른 이들에게 전해주는 지식 소매상으로 제대로 각인 시켜줄 책이 나왔다.

우리는 그의 책에서 그가 갖고 있는 지식을 책이란 매개체를 통해 전달받는다. 그의 지식은 도매를 거쳐 자신을 관통한 생각과 철학으로 한번 걸러져 나온다. 우리는 읽으며 그의 사고를 천천히 따라가고 설득당하기도 한다. 세계사의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그를 많은 이들이 신뢰할만한 지식인으로 여기기에 그의 책을 기꺼이 환영하며 반가워한다.

 

이 책 또한 많은 사람들이 기다렸던 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많은 TV 프로그램에서도 그랬지만, 알쓸신잡에서 다른 전문가들과 나누는 여행기에 우리는 매료되었었다. 각 분야의 전문가인 이들이 가진 지식을 여행에 녹여냈던 그 프로에서 유시민 작가는 역시였다. 그가 다닌 유럽에서 뱉어내는 지식 그리고 해석을 그저 그렇게 같이 여행하는 자의 입장으로 따라갔었다.

 

이 책은 프로그램을 보며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시청자의 그것과는 달랐다. 작가가 뱉어주는 것과 시간의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사진과 설명에 내 상상력을 더해 시공간의 제약없이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유럽여행이었다.

 

 

유럽 문명의 발상지와도 같은 도시 아테네와 로마를, 여러 역사의 과정 속에 켜켜히 쌓아온 나라의 특색을 드러내는 이스탄불과 파리까지 4곳이 나온다. 4곳은 확실히 정지된 상태로 한 곳에 머물러 있지만, 그가 지닌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과 해석이 곁들여지다보면 그곳은 생생하고 활력이 넘치는 곳이 된다. 전쟁도, 혁명도, 개혁가 쓸고간 도시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내가 이 책을 읽었던 날은 주일이었는데, 그날 설교에 하필이면 예수님이 '가이사는 가이사에게'라는 말씀을 하신 장면이 나왔다. 바리새인 등 자신(예수)을 책잡으려는 데에 한 방 날린 이 말씀으로 '가이사'만 설교에 100번은 나왔을 거라 잊을 수 없는 이름이었다. 마침 이 책에 카이사르 시저가 이렇게 나와주니 성경의 상황들과 약간 맞붙여서 볼 수 있었다. 로마의 가이사(카이사르)는 권력이고, 황제를 지칭하는 단어였구나! 그래서 동전에도 그의 얼굴이 새겨져있을만큼 로마인들에게 위대한 존재였구나!

 

내게 그리스(아테네)는 그저 신화 속에 묻힌 나라였고, 로마(이탈리아)는 영화 <열정과 냉정 사이>에 나온 두오모 성당과 <로마의 휴일>에 나온 분수대 장면으로 뇌리에 박힌 낭만적이면서도 역사적인 깊이가 있는 관광지였다. 그런 그 두곳을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 시리즈를 한 권(정확히는 한권의 반)으로 요약해주는 듯 명료하면서도 간편하게 설명해줘서 어렵게만 느껴진 그리스 로마 이야기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었다.

 

터키는 기독교인인 내게도 성경 속 바울이 전도여행을 다닌 곳이라 의미있었고, 가고 싶었던 나라 중 하나였다. 터키란 나라에 대하여 작가는 성경적인 해석이나 언급은 없더라도 터키의 분위기와 역사를, 터키를 새롭게 발전시킨 '케말 아타튀르크'란 지도자도 알았다. 유럽과 뒤섞여 패권을 다투던 터키의 역사는 이 책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수확이었다.

프랑스 파리야 워낙 유명해서 말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가보지 못한 곳이니 이렇게마나 간접적으로 훑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기존에 읽었던 역사책도 연관되어 생각나고 개인적으로 세계사 지식도 넓히고,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물이나 건축물들을 제대로 살필 수 있는 기회였다.

 

4가지 도시를 아울러서 보니, 단지 눈에 보이는 도시와 건축 등 만 본 게 아니었다. 그 도시의 번영과 쇠퇴가 번복될 때, 크나큰 고통 뒤에 조개의 진주처럼 '민주주의'가 다듬어진 것도 볼 수 있었다. 도시국가의 공화정, 그리고 왕정시대와 세계대전을 지나오고난 과정들을 보니 현재의 민주주의에 도달했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님의 말처럼 지금도 민주주의는 계속 만들어지고 완성되어가기 위해 달려가는 정치사상이 아닐까 싶다.

 

대혁명의 나라 프랑스, 프랑스의 수도 파리, 센강의 생 미셸 다리에서 시들어버린 꽃묶음을 보며 생각했다. 민주주의는 어떤 제도의 집합이 아니라 영원히 끝나지 않는 과정이 아닐까? 완성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개선하려고 도전하는 몸무림이 아닐까? 때로는 망가지고 부서져 절망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것 말고는 이해관계와 생각과 취향이 다른 사람들이 평화롭게 다투며 공존하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기에 포기하지 못하는 제도와 규칙과 관행, 민주주의란 그런 게 아닐까. p.256

 

(내가 읽어보는) 유시민 작가의 첫 책으로, 여행책임에도 지성인다운 진지하고 설명가득한 내용이 예상되어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역시나 내가 예상한대로 '지식'전달의 내용이 가득하긴 했지만, 부담스럽다기 보단 소화가능할 지식이어서 안도하며 읽었다. 한 나라의 역사를 짧은 지면 안에 담아내기는 어렵지만, 건축물과 여행지를 토대로 명료하고 담백한 지식들만 쏙쏙 전달받을 수 있었다. 사진은 가장 잘 나온 모습이라 어떻게 생겼는지 대략 알아차리는 데 도움은 되었다. 직접 가서 봤더라면 남다른 전율에 상상력까지 가미되어 생생한 유럽도시를 경험해보지 않았을까 아쉬움은 있다. 이 책을 옆구리에 끼고, 저 4개의 도시를 돌아다니며 읽어 보고 싶다고 유럽여행을 꿈꿀 책!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뚫고 다음 책 <유럽도시기행 2>도 G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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