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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3

[도서] 1Q84 3

무라카미 하루키 저/양윤옥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1권과 2권이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였다면 3권에는 우시카와라는 인물이 추가된다.

우시카와-아오마메-덴고 의 이야기가 31장까지 이어진다. 분량도 744페이지로 가장 길다.

 

우시카와는 2권 초반에 덴고에게 접근하는 수상한 인물이다.

엘리트 집안의 자제이고 머리도 비상한 변호사 출신이지만 외모 때문에 늘 따돌림 받는다. 작품에서도 그의 못생긴 외모가 계속 강조된다.

그는 선구의 의뢰로, 교주인 후카다를 살해한 아오마메를 찾는다. 그 과정에서 덴고가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걸 직감으로 알아낸다. 덴고에게 접근하지만 거부한다. 포기할 수 없는 그는 덴고의 아파트 1층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잠복한다.

 

아오마메는 덴고가 근처에 있다는 확신으로 은신처에 숨어서 덴고가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집 앞 놀이터에 덴고가 나타나자 한 눈에 알아본다. 그리고 덴고를 미행하는 우시카와의 존재도 알아낸다.

덴고와 아오마메를 추적하다 오히려 정체가 드러난 우시카와는 아오마메를 돕는 다마루에게 살해당한다.

 

작품의 말미에서야 아오마메와 덴고가 만나고 그들은 곧 1Q84의 세계를 탈출한다. 올 때와 반대로 고속도로 비상계단을 올라간다. 그들은 새로운 세계가 달이 하나 뜨는 1984년이라고 믿지만 자세히 보면 고속도로 광고판의 그림이 반대로 되어있다.

 

이곳이 어떤 세계인지, 아직 판명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구조를 가진 세계이건 나는 이곳에 머물 것이다. 아오마메는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곳에 머물 것이다. 이 세계에는 아마도이 세계 나름의 위협이 있고, 위험이 숨어 있을 것이다. (3p.740)

 

3권의 진짜 주인공은 우시카와라고 생각한다.

2권에서 특이하게 등장하지만 엑스트라 정도로 취급되던 인물이 3권에서는 주인공이 되었다.

 

작품에서 대부분의 주요 인물들은 모두 미남, 미녀다. 덴고나 아오마메는 눈에 띄지는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고 운동도 잘한다. <공기 번데기>의 원작자 후카에리도 아주 예쁘다. 그 밖의 다른 인물들도 대부분 긍정적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우시카와는 예외다. 다리모양, 머리카락, 머리통, 치열... 추남의 조건이라할만한 모든 것들을 가지고 있다. 첫눈에 보기에도 너무 못생겨서 주변 사람들이 길을 비켜줄 정도란다.

 

다수의 일본인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 아니면 하루키만의 생각인지 작가는 사람을 묘사할 때 외모에 지나치게 집중한다. 그것도 여자 가슴의 크기라든가 남자의 뒤통수 모양에 과하게 집착한다.

 

우시카와는 많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못생기고 몸이 둔하다는 이유로 가족을 비롯한 모두에게서 따돌림 당한다.

 

자신이 배척당하는 소수가 아니라 배척하는 다수에 속한다는 것으로 다들 안심을 하는 거지. , 저쪽에 있는 게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야, 하고. 어떤 시대든 어떤 사회든 기본적으로 다 똑같지만 많은 사람들 쪽에 붙어 있으면 성가신 일은 별로 생각하지 않아도 돼.”

그래, 소수의 사람 쪽에 있으면 성가신 일만 생각해야 하지.”

(1p.160)

 

집단에서 눈에 뜨이는 존재를 타깃으로 삼아 따돌리는 현상은 어느 사회나 있겠지만 일본의 경우는 더 심한 것 같다.

왕실 가족끼리도 서로 괴롭히고, 공주도 학교에서 왕따 당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공주가 다른 애들한테 얻어맞고 학교를 못 갈 정도인데 못생기고 운동을 못한다는 이유로 따돌림 당하는 건 대수롭지도 않아 보인다.

그 곳에는 '반에서 몇 명쯤'도 머리를 올바르게 쓸 줄 아는 사람이 없는 걸까.

 

우시카와는 인내심도 있고 두뇌도 명석하다. 그런데 왜 고작 청부업자 같은 일을 하는 걸까.

 

세상의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데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너무도 많다. 그건 확실하다. 테니스도 스키도 그중 하나다. 회사에 취직하는 것도,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는 것도. 하지만 한편으로, 나는 할 수 있고 보통사람들은 할 수 없는 일도 조금쯤은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조금쯤의 일을 아주 잘할 수 있다. 관객의 박수나 날아오는 동전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을 향해 어쨌든 내 솜씨를 보여드려야 하지 않겠는가.

(3p.467)

 

인정욕구.

누군가가 진심으로 그의 재능과 노력을 인정해 줬더라면 그는 따돌림 당했을망정 중심은 지켰을 것 같다. 추한 외모를 가졌다고 외모보다 더 추한 일만 하다 죽은 그가 작중 인물 중에서 가장 안타깝다.

 

달이 한 개밖에 없건, 두 개가 있건 세 개가 있건, 결국 덴고라는 인간은 단 한 사람밖에 없다. 거기에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어디에 있더라도 덴고는 덴고일 뿐이다. 고유의 문제를 안고 있고, 고유의 자질을 가진 한 명의 똑같은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 이야기의 포인트는 달에 있는 게 아니다. 나 자신에 있는 것이다.

(2p.585)

 

덴고를 표현하는 대목과 비교해보면 그의 일그러진 모습이 더 잘 드러난다.

 

마지막 장면에서 덴고와 아오마메가 도착한 세상은 어떤 곳일까.

1984년의 세계인지 아닌지는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여행갈 때 장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구와 가느냐이다.

그들은 함께하기에 어디라도 상관없을 것이다.

 

타이거를 당신 차에, 에소의 호랑이는 말한다. 그는 왼편 옆얼굴을 이쪽으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쪽이건 좋다. 그 커다란 미소는 자연스럽고 따스하고, 그리고 똑바로 아오마메를 향하고 있다. 지금은 그 미소를 믿자. 그게 중요하다.

(3p.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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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소녀

    오후기록님^^

    이렇게 세 권의 소설을 차례대로 올려주셔서
    너무 재미있게 이야기 속에 빠져서 리뷰를 읽은 것 같습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통해
    우리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ㅎ

    3편에 새롭게 등장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무척 마음을 서먹하게 하네요~
    못생긴 외모로 결혼을 해서 평범한 가정을 이룰 수도 없었고,
    직장에서도 외모와 학벌로 뽑으니, 평범한 직장인이 될 수 없었던
    주인공의 아픔과 고뇌의 삶이 어둠으로 결말을 짓게 된다고 하니,
    읽으면서도 마음이 참 씁쓸했지요.~

    결국, 주인공 둘은 다행히 만나서 둘만의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나가겠네요^^~
    소설 속 행복한 결말은 늘 독자들에게
    읽는 보람을 주는 것 같아요~ㅎ

    좋은 리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편안한 쉼이 있는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오후기록님^~^

    2022.06.20 21:13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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