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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들의 세계

[도서] 모든 것들의 세계

이유리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 책은 자음과 모음의 트리플 시리즈이다. 

트리플 시리즈는 단편 세 편이 모여 있으며, 당대 작가들을 시차없이 만날 수 있는 책이다.

 

먼저 글의 후미에 붙은 전승민 문학평론가의 글을 읽고, 깜짝 놀랐다. 이 정도의 필력은 되어야 작가라 할 수 있구나. 그는 '마음의 형태학'이라는 제목으로 해설을 썼다. 이 책을 읽는 분은 꼭 뒤에 있는 해설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이유리 작가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내가 이 글을 읽고 낯설다 느낀 이유리작가의 세계를 해석해 주고있다. 

내가 읽은 이 낯선 책을, 낯선 젊은 작가를 이렇게 해석하는구나 싶었다. 1990년 생의 상상력은 이 정도구나. 우리가 너무 예상지 않은 전개를  만났을 때 놀라지도 못하고 그냥 멍하니 있을 뿐이듯이. 또 이런 상상이 선뜻 이해하기가 실로 난감했다. 

귀신이야기인데 너무나 인간적인, 사랑이야기인데 사랑은 메말라버린, 페어리 코인의 마지막 주인집 딸의 등장에선 정말 생각지 못한 무자르듯이 잘린 듯한 끊김. 이 짧은 글에서 이렇게 강한 휘두름이 나올 수 있다니.

흔하디 흔한 귀신 결혼인가. 느닷 없는 공무원의 등장. 왠 공무원? 하다 피식한다. 작가의 위트에. 저승 명부에 영혼 결혼식에 혼인신고에 

과연 이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시킬까 다음 장이 궁금하여 책을 덮을 수 없다. 혼인 신고했다는 처음보는 남자 영혼. 그는 누구며 왜 젋은 나이에 혼령이 되었단 말이다. 이들은 부부혼령인데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까.

단편이라 가독성도 좋다. 금새금새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 어느새 펼쳐진 다음 이야기

 

한가로이 카페에 앉은 주인공 고양미.  카페가 붐비는 시각에 사람들을 피해 산책을 하는 주인공

사람 많은 걸 싫어하나? 싶었지만 그녀는 귀신이다. 그것도 방금 부모님에 의해 영혼혼인 신고를 당한. 그래서 생전에도 결혼을 못한 그녀는 혼이 되어 신랑이 생겼다. 그것도 처음보는 남자와.

그렇게 소개하고 쌩 하니 사라진 공무원, 저승차사.

이야기의 구조가 치밀하다. 혼령은 인간이 가는 여기 저기에서 머문다. 앉은 자리에 사람이 앉으면 기분이 아주 별로다. PC방에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지만 틀키면 안된다. 검색은 되지만 글을 남기면 안된다. 차사한테 걸려 구금을 당한다. 먹을 것도 잠도 필요없는 혼에게 면백수행하는 구금이란 정말 고역인 것이다. 고양미는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자신이 죽는 줄도 모르고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했다. 너무나 허구적이라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도 그런 일이 있을 것 같다. 

영혼결혼은 한 영혼이 소멸할 때까지 계속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소멸 되는가? 이미 죽었는데 혼들은 소멸에 또 다른 죽음의 느낌이 들 듯 하다. 또 다른 슬픔이 느껴질 듯 하다. 너무나 인간적인 상황이다. 그녀와 결혼한 천주안씨는 자신이 사랑하는 이를 보고 싶지만 보러 가기가 무섭다. 자신을 잊고 다른 사람과 잘 지낼까봐. 귀신이 사람을 보는 것이 무서운 상황이다. 

 

 

다음 이야기는 마음소라이야기다. 

마음소라가 뭐지? 마음 소라는 마음의 소리를 말하는 소라이다. 이것은 사춘기 즈음 어디선가 나타난다.  마음 소라를 남에게 줄 수도 있다. 자의에 의해 주고 받는 사람이 수락을 하면 마음소라는 받은 사람에게만 준 사람의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 마음소라는 사람마다 색깔, 크기가 다른 어떤 외부에 있는 신체의 일부분인 것이다. 얼마나 사랑하면 자신의 내밀한 마음까지 다 보여줄 수 있을까. 얼마나 용감하면. 아니면 얼마나 생각이 짧으면.

주인공 도일은 자신의 마음소라를 주인공 양고미에게 주었다. 선뜻.

고미는 도일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대학에서 교양수업을 함께 들었고 같은 조가 되어 함께 작업 한 번 한 것이 다이다. 공으로 얻은 도일의 사랑을 고미는 지켜나가고 소중히 다룰 수 있을까. 타인의 마음을 온전히 받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어떤 기분일까. 공으로 얻은 타인의 마음을 고미는 소중히 다루지 못하였다.  세월이 흘러 각자 결혼을 한 두 사람. 도일의 마음소라는 고미밖에 듣지 못하는데 고미는 도일의 짝이 아니다. 갑자기 찾아 온 도일의 아내. 도일의 아내는 무슨 일로 고미를 찾아왔을까. 둘의 사이를 의심이라도 하는 걸까.

우리는 살아가며 친구의 상사의, 배우자의 진짜 속마음이 궁금할 떄가 있다. 그럴 때 마음소라를 들을 수 있다면 그건 좋을까. 좋지 않을까.

배우자의 속마음이 궁금한 도일의 아내. 고미는 과연 진실을 들려줄까. 이렇게

 

피터팬에 푹 빠진 아이를 본 적이 있다. 딸은 피터팬이 너무 좋아 보고 또 보고 또 봤다. 비디오 테이프가 너덜너덜 해질 때까지. 팅커벨은 너무나 이상적인 모습이다. 이 이상적인 팅커벨이 현실에 존재하는 이야기라니. 

이야기 속 처럼 나 또한 너무나 신기하고 호기심이 넘친다. 

이야기는 경제적 위기에 처한 이들이 어쩔 수 없이 이 요정을 이용하여 돈을 벌어보기로 계획한다. 우리도 사기를 당했으니 또 법도 우리 편이 되어주긴 커녕 우리가 잘못했다고 하니 우리도 반대편에 서 보기로 한다. 과연 이들은 계획을 실행에 옮겨 큰 돈을 벌 수 있을까.

코인을 모르는 나로서는 페어리코인이 만들어 지는 과정이 참으로 신기하고 기가 차다. 

정말 가독성이 좋은 글이다. 언제 끝이나 해설을 읽고 있는 나를 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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