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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ㆍ라이프ㆍ디자인

[도서] 오디오ㆍ라이프ㆍ디자인

기디언 슈워츠 저/이현준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초등학교 2학년이던 1995년 무렵 집 근처 공설운동장으로 공연을 보러 간 일이 있다. 유명한 가수가 우리 집 근처에 온다는 얘기에 무작정 따라간 자리였다. 그때 무대가 설치된 운동장을 건너 온몸을 울리던 소리를 기억한다. 말 그대로 온몸을 울리는 소리였다. 귀가 아니라 가슴을 울리던 소리. 가슴을 쿵쿵 두드리던 소리.


하이파이 오디오하면 이날의 느낌을 떠올리게 된다. 이때만큼 온몸을 울리는 소리를 이후로는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날의 음향이 이후 내가 접한 공연이나 페스티벌의 음향보다 훌륭하지는 못할 텐데도 말이다. 아직 열 살도 되지 못해 귀는 예민하고 몸은 작았던 때라 그랬으리라 생각은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날 받은 느낌을 생각하게 된다. 오디오 환경에 대한 기준점처럼 말이다.


오디오는 취미로 삼기엔 부담이 많이 가는 분야다.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장비값은 말할 것도 없고 이를 제대로 쓰기 위한 안정적인 부동산이, 층간소음 걱정 없이 온전히 소리를 구현할 공간이 갖춰져야 한다.

그렇게 갖추다보면 끝이 없다. 그렇다고 그 성과나 변화가 확연히 드러나지도 않는다. 소리를 섬세하게 가늠하기 위해 그만한 관리와 학습까지 필요로 한다. 여러모로 쉽지 않은 분야다.


그럼에도 이 소리에 삶을 바치는 사람이 있다. 더 좋은 소리를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 그 소리의 형태가 삶을 더 살아갈 만하게 해준다 믿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과 사람이 모여 오디오를, 삶을 디자인한다. 그렇게 하이파이 오디오의 역사를 쓴다.


《오디오 ? 라이프 ? 디자인》은 이런 사람들이 만든 오디오 브랜드와 주요 모델을 사진자료와 함께 정리한 책이다. 에디슨의 포노그래프 시대에서 지금의 mp3 스트리밍 시대까지, 이 방대한 시대를 순서에 따라 대표 하이파이 오디오 모델을 소개한다. 설명은 간략해 읽기에 부담없고 사진자료는 충실해 산업디자인 등 관련 분야 종사자들이 참고하기 좋다. 주관적인 청취 감각은 배제하고 객관적 특징을 중심으로 서술해 책의 신뢰도를 높인다. 시대별 주요 브랜드와 제품을 소개하는 탓인지 각 장비의 역할에 대한 설명이 따로 없는 점은 아쉽다. 너무 기본적인 내용이라 그랬을까. 각주로 전문용어를 설명했듯 이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졌다면 좀 더 많은 독자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든다.


본문에 다뤄진 제품들처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 단단한 책의 만듦새가 또 하나의 하이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면 책도 오디오와 많은 부분이 닮았다. 모였을 때의 무게나 책장을 갖추는 데 필요한 부동산 등에서 말이다. 내 집 장만은 힘들어지고 소리에는 둔감해지는 요즘, 어릴 때 느낀 오디오의 떨림을 지금 다시 느끼기는 아마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며 그때의 느낌을 느껴볼 수 있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오디오라이프디자인 #을유문화사 #오디오 #디자인 #예술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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