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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는 여름밤

[도서] 장르는 여름밤

몬구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사는 게 바쁘다 보니 인생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기록하는 건 어지간한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18쪽). 책 속의 이 문장으로 이 글을 시작하는 까닭은 이번 여름이 나에게는 유독 바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서평도 이제야 쓴다. 늦여름의 더위도 다 지나고 가을이 다가오는 이 밤에야 말이다.

나는 몽구스란 밴드의 데뷔를 꽤 잘 기억한다. 그때 나는 고등학생이었고, 밴드 음악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학교는 0교시에서 야간 자율학습까지 온종일 나를 붙들었고, 그런 내가 음악과 관련해 할 수 있는 일은 핫뮤직 같은 음악 잡지를 읽는 일 뿐이었다. 몽구스는 그때 핫뮤직 대신 읽었던 GMV라는 잡지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기타가 없는 밴드라는 점과 교회에서 녹음했다는 데뷔 음반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하게 소개되었던 기억이 난다.

《장르는 여름밤》에는 이 시절에 대한 이야기부터 몬구 개인 활동까지, 몬구 작가 개인의 기억이 느슨하게 담겼다. 이 느슨하게라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덥고 습한 공기에 늘어지기 쉬운 여름 밤의 매력이 바로 이 느슨함일 테니 말이다.

몽구스, 네온스, 몬구. 성실한 리스너는 못되는 탓에 몬구 작가의 음악 이력을 차곡차곡 따라 들어온 건 아니라 생각해 왔는데, 이제 보니 나는 내 생각보다는 그의 음악을 꽤나 즐겨 들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2007년이었나, 지금은 없어진 쌈싸페에서 처음 들었던 노래의 멜로디도 여전히 기억하는 데다 배두나 배우가 커버로 나왔던 몽구스EP는 꽤 여러 번 듣기도 했고, 은하서울 미니CD는 아홉 장을 다 사서 포스터를 받기도 했으니까. 재미공작소를 처음 간 것도 은하서울 공연 때문이었고.

음악이 아니더라도 책을 읽다보니 내 20대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친구와 여름 방학 동안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던 일이나 서툰 사랑에 상처를 주고 받았던 일처럼 누구나 겪었을 일들이 책 속에 묻어나오기 때문이다. 재미없게만 살아왔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니 나름 그래도 아무 것도 안하고 살지는 않았다는 생각도 든다.

환절기 때문인지 갑작스런 감기 기운에 걱정하면서 글을 쓰는 와중에 다음 주부터 다시 여름 만큼 더운 날씨가 이어진다고 한다. 기후 위기라는 현실에도 여름 밤이라는 장르는 좀 더 즐길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썼습니다.

#장르는여름밤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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