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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괴물을 말해요

[도서] 우리 괴물을 말해요

이유리,정예은 공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이 책은 뱀파이어부터 시작해 토미에, 워킹데드 속 좀비, 미스트 속의 크리처, 사이코패스 등 다양한 서브컬쳐에 나오는 '괴물'들을 한데 묶어 소개하는 책이다. 또한 그 괴물들이 현대의 우리에게 가지는 의미와 심리에 대해서 쉽게 풀어놨는데, 이 때문에 굉장히 빠르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괴물이 '식욕'과 '파괴욕'에 지배당하고 그것만을 위해서 날뛰는 데 반해 뱀파이어는 선문답과 참으로 고상한 질문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그들에게 생활에 대한 고민은 없습니다. 오직 존재에 대한 고민만이 있을 뿐이죠. 마치 '노예를 부리는 시민'이기 때문에 '철학'에 골몰할 수 있었던 그리스의 철학자들처럼요. (28P)

 

어쩌면, 이 아름답고 인기 있는 괴물은 외모가 추악하고 무조건 인간을 먹어치우는 괴물보다 더 공포스러운 존재일지 모릅니다. 추악한 괴물 앞에서 약자는 그저 먹이일 뿐이나, 매력적인 괴물 앞에서 약자는 먹이이자 스스로 매혹되는 포로이기 때문입니다. (39P)

 

책에서는 뱀파이어와 이에 대한 서사를 설명하면서, '귀족적'이라고 표현한다. 그들의 사냥 방식이 퍽 낭비스럽기도 하거니와(목덜미에서 적당한 피만 빨고 인간을 죽이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산 그들은 실제로 적지 않은 부를 축적한 상태이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영화 <렛미인>을 소개하면서 이런 뱀파이어 서사가 어떻게 변주 되었는지도 말해주고 있다. <렛미인>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렛미인 속 뱀파이어들은 한 방울의 피도 낭비하지 않고 비정하고 비참하게 살아간다.

 


 

괴물은 원래 환상의 영역에서 발생하는 존재입니다. 공포를 상징하되, 공포의 대상으로 실재하지는 않지요. 하지만 괴물 같은 인간들은 실재합니다. 환상의 영역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우리의 일원으로 살아가지요. 그들은 인간 사회의 블랙홀에서 발생하기도 하고, 인간 사회의 블랙홀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블랙홀처럼, 밝혀진 부분보다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존재이기도 하고요.(202P)

 

그리고 책에서는 <검은 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에서의 인물을 예로 들며 사이코패스에 대해서 말한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보면 안톤 쉬거가 '목표'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는 걸 볼 수 있다. 그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말이 통하지 않는 것 같고, 어떠한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괴물같다.

 


 

또한 드라큘라 백작과 킹콩과 칼 덴험에 빗대어 현대의 자본주의를 말하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드라큘라 백작은 독점자본가로 진화 중인 괴물입니다. 백작의 존재는 일반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자본가들에게도 위협이 되는 것입니다. 부르주아들마저도 두려워하는 독점자본의 상징이, 바로 브램 스토커가 그려낸 드라큘라 백작의 모습입니다. (241P)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향유하고,재미로만 소비하고 있던 이 괴물들에게 어떠한 서브텍스트가 있는지 알 수 있었던 책이다. 괴물은 인간의 사회 속에서, 인간이 가장 무서워하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이 괴물들이 어떠한 인간의 심리를 겨냥해 만들어졌는지 알고 나니 괴물을 생각해도 더이상 낯설거나 무섭지 않다. 그 괴물의 모습 안에 나의 모습도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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