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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형문자무늬 모자를 쓴 머리들

[도서] 상형문자무늬 모자를 쓴 머리들

김연재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작가는 이 작품을 이렇게 소개한다.

'자신의 근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불안해서 팔짝팔짝 뛰고 있는, 마치 철새와 같은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이야기'

책을 읽으며 이러한 주제의식에 대한 다양한 상황들이 매끄럽게 전개되어서 작가 분이 얼마나 분투하며 이 작품을 써내려갔는지 알 수 있었다.

 

연구원    (사이) 제가 이상해보이겠죠. 알아요. 교수님, 나에게는 정말 생생한데, 나에게만 생생해서 다른 사람들은 믿어주지 않는 상황을 겪어보신 적 있으세요? 누구에게 증명해 보일 수 없고, 내가 잃어버렸고, 그래서 뭘 탓할 수도 없고, 주변에서는 나를 계속 부정하죠. 그래서 미칠 것 같은…. (149P)

 

극 안의 인물들은 모두들 무언가 커다란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다. 흰머리쇠기러기에 부착된 가락지를 잃어버린 사람, 엄마를 잃어버린 사람, 사랑하는 연인을 잃어버린 사람, 건강을 잃은 사람, 스스로를 잃은 사람, 직장을 잃은 사람.

마냥 절망적일 것 같은 이야기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곳곳에 블랙 유머도 섞여 있었고, 핑퐁처럼 이어지는 대사도 특히나 재밌었다. 또한 마지막에 나오는 대사는 굉장히 희망적이었다.

 

하수구공    멀리서 건조하고 뜨거운 바람이 불어와요. 어디에서 어디로 부는 바람인지 나는 몰라요. 하지만 바람이 분다는 것은, 이곳 말고 다른 곳이 있다는 증거죠. 당신이 이곳에서 저곳으로 갈 수 있다는 증거예요. 

 

때가 되면 터를 떠나는 철새처럼 이주에 대한 열망, 그리고 불안이 어쩌면 우리를 키우는 걸지도 모르겠다.

 

(덧붙여, 이음희곡선 이번 버전 표지가 예쁘긴 하지만 날개가 없어서 너무 아쉽다. 예전 버전에는 날개가 있었는데.. 날개가 없으니 책이 너무 쉽게 손상되는 기분이라, 다음 판형에는 꼭 다시 책 날개가 있으면 좋겠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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