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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도서] 바닐라

김은성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조금은 우울해 보이는 여자 아이가 그려진 희곡집.

김은성 작가의 <바닐라> 이다.

 

우선, 내용 상 중요한 스포가 들어있으니 감상에 주의를 부탁합니다.

 

이 책을 시와 희곡에 수록된 <그 개>라는 희곡으로 먼저 봤다. 희곡 계에서 작가님의 명성이야 워낙에 견고하다보니 기대한 만큼 재미있었고, 희곡집으로 나오길 간절히 바라던 차에 <바닐라>라는 희곡으로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다.

<그 개>와 <바닐라>를 두고 비교해보았을 때, 내용 상의 큰 차이는 없었으나, 구성이 변하거나 이름이 변하는 등의 변화가 있기는 했다. 구성이 변한 건 일단.. 미스테리를(어떤 개가 그 아이를 물었나?) 조금 더 길게 끌어갈 수 있게 변화된 것 같아서 좋았다. 근데 개인적으로 이름이 바뀐 것은 굳이.. 싶기는 했다.

해일의 친구인 바닐라의 원래 이름은 무스탕이었는데, 갑자기 바닐라로 변화한 것. 원작 중에서는 대강 이런 대사가 나왔던 것 같다.

 

 

해일 : 이름이 뭐야? 

개 : 바닐라!

해일 : 바닐라? 그런 달달한 이름으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

 

 

하고, 해일이 바닐라를 무스탕으로 다시 명명해주는 과정이 있는데, 그 대사가 빠진듯 하다. '무스탕'이라는 이름이 해일이 앓고 있는 틱과도 연관이 있고, 그런 달달한 이름으로 세상을 어떻게 사냐는 해일의 대사가 훗날 해일 어머니의 대사와도 겹쳐지면서 좋았는데... 그 부분이 빠져서 일단 조금 슬펐으나,

 

그럼에도 희곡은 너무너무 좋았다. 말해 뭐해.

시동라사, 연변엄마, 썬샤인의 전사들 다 챙겨보았는데, 노력하는 사람은 점점 더 잘 써지는 걸까? 하나의 일에 오랫동안 천착한 사람의 내공이 느껴지는 글이다. 대사가 너무나도 매끄럽고, 상황이 많은데도 장면 전환이 너무 휙휙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사람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장면도 흥미로웠다. 장강이라는 인물은 늙었는데 젊은 여자에게 추근덕 거리고, 자신의 사용인에게 갑질하는 인물이지만, 그 인물이 진심으로 자신의 개 "보쓰"를 사랑하는 게 보여지는 장면에서는 조금 뭉클했다. 납작하게만 느껴지던 인물에게서 생동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 희곡은 많은 서브 플롯이 엮여있지만, 일단 가장 주된 메인 플롯은 <해일의 성장기>이다. 해일은 틱을 앓고 있는 중학생이다. 부모님은 이혼을 하였고, 편부 가정에서 살고 있다. 해일은 어느 날 놀이터에 있다가 자신의 친구, '바닐라'라는 떠돌이 개를 만난다. 희곡 내내 둘의 유대는 깊게 그려져있다. "괜찮아, 우리 모두는 유기견이야" 라며 바닐라와 자신의 처지를 동일시 하던 해일, 바닐라와 생활하며 "우리는 서로 약속을 지켜"라고 하던 해일.

그러나 해일은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바닐라를 배신하게 된다. 이 극은 아름다운 성장극이 아니다. 청소년 기를 푸른색으로 그려내지 않는다. 누군가를 배신하는 기억, 결국에는 다시금 바닐라를 떠나보내는 그 과정에서 해일은 성장하게 된다.

너무나도 현실적이라서 슬펐고... 그리고 사회적으로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게 된다.

 

희곡을 처음 읽어보는 사람들에게도 강추하고 싶은 희곡이었다. 김은성 작가님 부디 희곡 많이 써주시기를. (희곡집으로도 많이 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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