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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이웃

[도서] 최소한의 이웃

허지웅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허지웅 작가의 새책이다.

투병 후 첫 산문집이 나왔고 두번째 산문집인 듯.

허지웅 작가를 그렇게 잘 알지는 못하지만 투병 전에는 약간 사람이 날이 선 느낌이었는데,

투병 후의 글은 조금 둥글둥글해진 느낌이다.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져서일까?

 

이번 책 <최소한의 이웃>은 일기장 같은 책이다.

하루하루 접하는 많은 기사와 사건들에 관한 짧은 글들의 모음집이라

쉽게 페이지가 넘어간다.

이 사건을 이렇게도 이해했구나, 했다가,

이건 또 나랑 비슷하게 생각했네 그러다가보니 한권을 다 읽었다.

뭔가 많이 기억에 남는 책은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누구나 느끼는 감정들을 책으로 펴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을 것 같다.

 

제목에도 나오듯, "이웃"이란 무엇이며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보는 글이 많았다.

나는 아파트도 아닌 주택에 오랫동안 살았지만 점점 이웃의 개념이 없어지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땐 이 주택가에 정말 내 또래가 많이 살았다.

학교를 마치면 함께 걸어오다 아이들이 하나씩 집으로 사라지는 그런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집 사정을 정말 잘 알 수밖에 없었다.

요즘은 어떤가?

내가 집에 머무는 시간 자체도 짧고 내가 알던 친구들은 모두 결혼을 해 떠났고

그 부모님들 중 반은 이사를 갔고 나머지의 또 절반은 돌아가셨다.

남아계신 분들은 외출도 힘든 나이가 되셨거나 내가 인사를 해도 못알아보시는 경우가 많다.

서로 나이가 너무 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익숙한 이웃을 잃어가는동안 낯선 이웃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주택을 개조해 개인과외를 하는 이웃은 자정이 넘은 시간 밖에 나와 학생을 배웅했고

아이를 픽업하러 온 학부모는 그 늦은 시간에 시동을 켠 채로 음악을 들으며 아이를 기다렸다.

주택들은 점점 원룸 투룸 쓰리룸 연립으로 변모해가면서 주차전쟁이 점점 심해져

얼굴은 모르지만 차는 아는 지경에 이르다보니 나에게 더 이상 "이웃"이란 말은 사라진지 오래.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나도 그 낯선 이웃들에게도 "최소한의 이웃"은 필요했던게 아닌가 싶다.

언론에는 갈등이 있는 이웃의 이야기가 대부분 도배되다시피 많지만

가끔은 눈물나게 고마운 이웃도 있는 것처럼.

 

이웃이라는 단어를 꼭 가까이 사는 사람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도 그런 의미로 쓰지는 않았으리라.

코로나19로 등장한 "거리두기"는 "마음의 거리두기"로 이행되었다.

그래서일까? 가끔은 헛헛한 마음이 들 때가 있었다.

 

갑자기 얼마 전에 읽었던 <걸작은 아직>이 생각난다.

주인공의 이웃들은 무심한듯 그를 대했지만 사실은 그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도움이 필요할 때 얼른 손을 내밀어준다.

정말 시크하고도 따뜻한 사람들이 아닌가.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잊지 않고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

 

매일을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을 모아 펴낸 허지웅 작가의 새 산문집,

<최소한의 이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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