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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2

[도서]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2

이수정,이다혜,최세희,조영주,김진숙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이 나올 즈음부터였던 것 같다.

프로파일러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프로파일러로 활동하실 때는 바빠서 그럴 겨를도 없으셨을텐데, 퇴직을 하셔서 그런건지,

게다가 프로파일러 하면 우리가 잘 아는 그분 역시

정치에 참여했다 뒤로 물러나 여러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췄다.

그것이 알고 싶다 하면 생각하는 이수정 교수와 박지선 교수까지

다양하게 기획되는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우리 기억속에 잊혀지고 있던 사건들을 꺼냈다.

 

어떨 때는 이렇게 범죄를 속속들이 알 필요가 있는가, 나의 저속한 호기심 때문인가 싶다가

어릴 때부터 홈즈 시리즈에 빠지고, CSI와 NCIS가 방송되면 그냥 못 지나치는 것은

일관된 나의 취향이라 스스로 위로하며 그분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꼬박꼬박 챙겨보기 시작했다.

TV는 그런대로 찾아볼 수 있지만 역시 나에게 유튜브와 팟캐스트는 넘을 수 없는 강.

이렇게 책으로나마 출간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그런데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은 시즌2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이 두분이 만나 대화하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려나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범죄는 피해갈 수 없는 영화의 소재거리가 되지만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꽤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폭력적이고 잔인한 범죄를 다루면서도 극찬을 받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자극적이고 불필요한 디테일이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는데 그 기준은 뭘까?

아마도 우리가 범죄에 관한 프로그램을 보는 시각에도 이런 기준이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즌1에서와 마찬가지로 범죄영화와 우리나라 범죄사건을 두 전문가가 대담형식으로 다룬다.

팟캐스트를 들으면 좀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텐데 책으로나마 그 현장을 짐작할 수밖에.

수많은 범죄를 다루며 이 팟캐스트는 유의미한 여론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범죄를 흥미거리로만 다루지 않은 덕분이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한국의 편견이 다소 강한 것 같기는 합니다. 제삼자가 특이한 일이나 불행한 일을 당하면 사람들은 '내 인생에는 저런 일을 피하고 싶다,'라고 생각해서 아예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사람들은 원래부터 그런 대우를 받을 만했으니 어쩔 수 없다, 이건 내 일은 아니다.'이렇게 생각해야 편하다는 거죠.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를 '기질적 귀인'이라고 하는데, 이는 타인의 행동이 타고난 기질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성급히 단정해버리는 인지적 기재를 말합니다. 수많은 환경적 요인을 무시하고 타고난 기질이 문제라고 오판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른바 '정의로운 세계론'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정의로운 세계론은 이 세상이 근본적으로 정의롭고 공평한 곳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그래서 이 믿음과 반대되는 불의나 부당함을 마주했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든 그것을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을 때,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은 상처를 입게 되고, 그 결과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거라는 식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게 됩니다.

 

이수정 교수의 이 말을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후 다시 읽어보니 공감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어봐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놀러가서 죽었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읽어주고 싶다.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에게 위로를 건네기보다 내 일이 아니라고 선을 그을 필요가 있을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정의로운 세상이 아니라도, 피해자에게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저는 여자들인 피해를 발고하면 그걸 정치적 음모라고 몰아가는 세태가 굉장히 모욕적으로 느낍니다.

여자를 자기 문제를 스스로 고발도 못하는 존재로 생각한다는 거잖아요.

 

두명의 여성이 진행하는 팟캐스트라 그런가 여성문제에 대해서도 많이 다루고 있다.

특히 범죄영화 속의 여성은 거의 존재가 없거나 일방적인 피해자로 등장한다.

그런 분위기에서 신선했던 영화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었다.

 

이번 팟캐스트에는 김진숙 노동 운동가가 출연했는데

"노동자" 중에서도 "여성"노동자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중대재해법이나 SPC그룹 사건이 이슈가 되고 있다보니 그녀의 이야기가 마음에 더 와닿았다.

 

민주노조가 만들어지면 가장 먼저 눈에 띄게 변화하는 것이 작업복입니다. 작업복의 질이 달라지고 두께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변화하는 것이 식사예요. 저는 다른 공장에 갔을 때 그곳 노조가 힘이 센지 아닌지를 점심시간에 밥 한 숟가락만 먹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일어나는 산업 재해 사고들을 보면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사고들이 많아요. 안전모만 썼으면 죽지 않았을 사고가 많다는 거죠. 김용균 씨도 그 어두운 공간에서 작업하는데 랜턴이 없어서 자기 휴대폰으로 비춰 보며 일을 했다니 말이 됩니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일이지만, 현장에서는 오늘도 많은 하청 노동자들이 그런 말도 안 되는 구조 속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혐오와 차별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도 이런 부분이 많았지만 이제 더 큰 문제로 발전한 것은 왜일까?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놓자면 일단 너무 살기가 팍팍해서 여유가 없다는 것,

그리고 일방적으로 밀리는 분위기가 없어 대립각이 두드러져 보인다 점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일방적인 약자도 강자도 없는 분위기가 된 것 같다.

어린 사람들은 MZ세대로 규정해서, 나이든 사람은 꼰대로 규정해서

이해하기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규정짓고 판단해버린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정을 쏟고, 친절을 베풀고, 배려를 할 만한 여유들이 사라진 것 같다는 의견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고용형태가 나뉘어 있기 때문에 생기는 벽도 있다는 답을 내놓은 것을 보니 어느 정도 공감이 되기도 했다.

내가 소속된 조직도 그렇다. 정규직, 무기근로계약직, 계약직, 일용직, 촉탁직, 용역...

직군에 따라 무수한 기준들이 존재해 복잡해지고 그에 맞는 대우도 달라진다.

 

혐오란 다른 말로 하면 경쟁 구도라고도 할 수 있을 거예요.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사회에는 혐오범죄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경쟁이 치열하면 취약한 구성원들이 배타적으로 몰아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익을 같이 나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저는 차별금지법이 입법된다 해도 치열한 경쟁이 여전하다면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방식으로 차별이 이어질 거라고 예상합니다.

 

밝지 않은 미래에 대한 전망이지만 그들은 왜 방송을 하고 우리는 이 책을 읽는걸까?

그들이 말한 방송 의도는 "연대하기 위해"라고 했다.

문제를 문제로 두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문제로 인식하고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이 사회 구성원이라면 당연히 해야할 일들을 함께 하자고 외치는 선봉대였다고 생각한다.

 

범죄 속에 숨어있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이끌어내고 연대하게 한 두 전문가의 대담집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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