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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플러스의 시간

[도서] 50플러스의 시간

홍기빈,이승욱,,박성호,기노채,배정원,구자인,최광철,안춘희,최재천,박원순,유인경 공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불과 20년 전만 해도 은퇴를 하고 여생을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시대가 있었다. 다만 은퇴 후 다시 사업을 해보겠다고 하다가 실패를 하고 노년의 계획을 망치는 경우도 없진 않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연금과 퇴직금으로 빠듯한 삶이나마 영위할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세대가 너무 달라졌다. 직업을 구하는 연령대가 높아지고, 또 은퇴 시기는 빨라졌다. 평생직업의 개념도 거의 사라졌다. 그런데 또 수명은 늘어났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삶도 버거운데 당장 5년 후, 10년 후의 삶을 어떻게 계획하며 살겠느냐는 푸념의 소리가 높다. 나도 점점 50에 가까운 나이가 되면서 위기감을 느낀다. 50 이후의 삶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예전 같으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50플러스의 시간>이라는 다소 직설적인 제목의 책을 신청해 받았다. <서울50플러스재단>이 개관 특강으로 마련한 여러 강의들을 정리해 출판한 책으로 저자들의 면면이 다채롭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들을 50대 이상의 경제, 관계의 심리, 정치, 주거, 성과 연애, 귀촌과 지역사회, 여행, 미래사회와 과학, 시간과 전환 등 다양한 주제로 전환하여 강의를 했고, 읽는 입장에서는 걱정과 초초함보다는 조금씩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점검해본다는 의미가 더 컸던 것 같다.

 

제일 처음 강의는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홍기빈 소장의 강의다. 노후에 준비해야할 것들에 대해 강의해주는데 현실적 조언이다. 돈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돈도 중요하단다. 그는 노후에 챙겨야할 것들에 무형과 유형자산 모두를 꼽았다. 그리고 더욱 근원적인 문제, “자신의 인생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주지프 캠벨이라는 신화학자의 말을 빌어 수명이 길어지면 예전과 다르게 인생 스토리의 위기가 닥쳐온다고 했다. 평균 수명이 짧았을 시기에는 대충 이런 과정을 거치면 인생이 끝났지만 50세 이후의 삶이 30~40년 지속된다면 그 시간을 뭘 해야 할지 난감해진다는 것이다. 그 이후의 삶을 채울만한 것이 없기에 사람들은 지금까지 해왔던 일 중 몇 가지를 계속 반복하거나, 가장 좋았던 스토리에 집착하며 남은 생을 보내게 된다고 한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이야기다. “왕년에”를 남발하며 살지 않으려면 자신의 스토리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노후대책 3가지로 1. 배우자와의 관계 회복, 2. 자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스킬 하나, 3. 큰 돈은 아니더라도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 스킬 하나를 꼽았다.

이렇게 올바른 배우자와의 관계형성과 건강, 경제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니 좀 어려운 일이긴 하다.

 

이 책에서도 기본소득에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강의 내용을 살짝 옮겨보자.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기본소득이라는 건 적어도 2, 30년은 있어야 실행될까 말까 하겠다고 예측했는데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자리가 사라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졌습니다. 핀란드는 우파정권이 정권을 잡고 있는데 기본소득을 도입하게 나선 이유가 실업률이 15퍼센트를 넘었기 때문입니다. 복지국가를 만들었지만 복지국가도 실업률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실업률이 올라가면 세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북유럽의 사민주의 국가들은 실업률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눈 깜짝할 사이에 직업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불안함을 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도한 복지정책이라며 기본소득에 대해 부정적 반응이 많지만, 그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좀 더 구체적 재고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우징쿱주택협동조합 기노채 이사장의 글은 무척 신선했다. 협동조합주택과 공유주택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공동체 중심 주택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취득세 제외 세대 당 평균 3억 3500만 원이면 공동체 주택을 한 채 가질 수 있다. 8000만원은 상가 투입되었으며 실내사용면적 25평 정도 주택에 사용된 투자금액은 2억 5500만원수준이었는데 공동공간, 공동보일러실, 공동창고 등이 있어 실제 사용가능한 면적이 더 넓다고 한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독자적 생활을 보장받으면서도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해 서로의 끈을 이어가는 방식. 앞으로 고려해봐야할 개념이 아닐까. 그는 강의 말미에 이런 숙제를 툭 던져주고 마무리한다.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나에게 ‘집이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하고, 인생의 변곡점에서 나의 여생을 담아낼 집에 대한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집을 투자의 대상으로 볼 것인가, 사는 곳으로 정의할 것인가는 우리가 결정할 문제가 되었다.

 

귀농. 많은 사람들이 귀농을 원하지만 막상 귀농을 하고난 후 힘들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도시의 사람들은 말끝마다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짓겠다고 하는데 농촌의 실상을 몰라서 하는 소리인지도 모른다.

충남마을만들기지원센터 구장인 센터장의 강의는 현실적이다. 왜 행정이 귀농귀촌을 지원해야 하는가 하는 것부터 설명하고 우리 동네로 오라고 열심히 홍보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달콤한 유혹을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그런데일수록 이벤트일 수 있으니 돈 몇 푼의 꼬임에 넘어가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도시에 살면서 귀농귀촌을 위해 준비할 것 다섯 가지를 이렇게 제안한다.

1. 귀농귀촌에 관심이 있다면 관련된 잡지나 책을 구입해서 읽어라.

<전원생활>도 좋고 귀농운동본부가 발간하는 월간지 같은 것도 있단다. 자신이 귀눙에 맞는지 안 맞는지 한 번 판단해보는 탐색단계라고.

2. 귀농학교에 다녀보라. 혼자 몰래 다니지 말고 귀농할 가족과 함께 다녀라.

거기서 평생 함께할 동료를 만날 수도 있고 전국 다양한 귀농지 정보도 얻기 쉽다고 한다. 함께 하면 쉽게 할 수 있다.

3. 생협 조합원 활동을 해보라.

도농교육체험을 할 수도 있고, 최신 농업동향을 확인할 수도 있다고 한다.

4. 도시농업, 텃밭농사를 해보라.

이런 활동으로 자신이 농촌생활과 농업에 맞는 체질인지 알 수 있단다.

5. 자신의 경험을 전문화시키는 과정을 가져라.

자격증이 있거나 어떤 능력이 있으면 주민들과 빨리 친해질 수 있으며, 농촌 생활에서 운전면허증은 필수라고 한다.

 

최광철, 안춘희 두 사람은 은퇴 후의 로망,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자전거 여행을 하고 돌아온 두 사람의 용기는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서울 시장이면서 늘 새로운 도전을 해온 박원순 시장과 경향신문 역사상 최초의 여성 정년퇴직기자인 유인경 전 선임기자가 대담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으로 이 책은 마무리된다.

 

어느 나이로 접어들면서 더 이상 생일이 기쁘지 않은 날이 되어 간다. 나이 드는 것도 서럽고, 불편하고, 걱정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무기력하게 살아갈 수도 없다. 돈만 있으면 노후준비가 완벽할 것 같은데 그마저도 쉽지 않고, 또 그것만으로도 준비가 끝난 것도 아니었다. 그럴수록 배움이 중요해지고, 새로운 도전과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중요해진다고 알려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막연하기만 했던 노후에 대한 걱정에 한줄기 빛이 되어준 책, <50플러스의 시간 : 제2중년의 시대, 빛나는 인생후반전 설계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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