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

[도서]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

옥타비아 버틀러 저/장성주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1993년 출간된 이 책은 2024년~2027년을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작품 속 사람들은 모두 서로를 적으로 여기고 살아간다. 사실상 노예제가 다시 부활하고 마약에 찌든 사람들은 쉽게 범죄를 저지르고 부모의 마약 복용으로 질병-초공감증후군-을 갖고 태어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초공감증후군이란 타인의 고통을 내 것 처럼 느끼는 것이다. 누군가 칼에 찔리는 장면을 목격하면 나도 그 고통을 느끼고 심지어 멀쩡한 살갗에 피가 흐르기도 한다.)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비가 내리지 않고, 물과 식량은 지나치게 비싼 값에 거래된다.
미국의 전지역은 우범지대다. 배고픔에 식인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시체를 발견하면 그 즉시 시신이 지닌 소지품부터 옷가지와 양말까지 털어가는게 일상이다. 경찰, 소방관은 높은 '수고비'를 받아야만 움직인다. 그래서 (그나마 사람답게 사는) 마을 사람들은 높은 장벽을 세우고 바깥의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밤마다 돌아가며 불침번을 선다.

사람들은 바깥 세상을 외면한 채 자신들은 안전하다고, 그들의 삶이 이대로 유지될 것이라 믿고 싶어하지만 주인공 로런은 알고있다. 그렇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그녀는 바깥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모든 것을 배울 준비가 되어있다. 언제든 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절망과 재앙을 예언하는 그녀의 말을 귀담아 듣고 싶지 않다.
-

우리는 언젠가 부터 사이코패스 혹은 소시오패스의 개념이 너무 익숙해졌다. ( 직장생활 하면 정말 소시오패스의 스펙트럼이 넓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마약의 부작용으로 '초공감증후군'이 발병한다는 설정이 아이러니하면서도 참신했다. 타인을 죽여야만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에서 초공감증후군 환자인 로런이 자신이 믿는 신념을 타인에게도 전파시키며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 몰입도가 대단하다.

로런은 "지구종"을 믿는다. 새로운 종교를 창시한 것이 아니라 이미 있던 진리를 "발견"했다고 표현한다.
그녀는 원래 목사의 딸이지만, 기독교적 신념에서 벗어나 우리 인간을 '지구종'이라 믿는다. 지구종의 목표는 우주 한 구석에 뿌리를 내리는 것으로, 언제나 변화해야 한다. 살아 남기 위해.
그녀는 자신이 깨달은 바를 시로 써서 남기는데, 하나하나 모두 공감이 된다.

"믿음은, 행동을 촉발하고 인도한다- 그러지 않는 믿음은 아무것도 아니다."
"하느님은 힘이다. 하느님은 변화다."
"변화가 곧 하느님이다."
"다양성을 포용하라. 단결하라. 그러지 않으면 그대를 먹잇감으로 보는 자들에 의해 분열당하고, 약탈당하고, 지배당하고, 죽임당한다. 다양성을 포용하지 않으면 멸망당할 것이다."
-

예리한 통찰력과 작가의 시선으로, 근미래를 정확하게 그리고 극적으로 묘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옥타비아 버틀러가 창조한 세계관은 현재 2022년과 너무 닮아 있다.

"가필드네하고 볼터네는 백인이고, 나머지는 다 흑인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런 것 때문에 위험해지기도 한다. 길거리에서는 사람들이 자기와 같은 부류가 아니면 두려워하고 혐오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들개들은 원래 사람이 키우던 개였다. 아니면 그런 개의 후손이거나. 그런데 개는 육식을 한다."

"하늘이 내려주는 깨끗하고 질 좋은 공짜 물. 비가 더 자주 내리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은 지금도 변하고 있어. 우리 동네 어른들은 전염병에 걸려 싹 사라지지 않은 덕분에, 아직도 과거에 매달려 살아가면서 좋았던 옛 시절이 돌아오길 기다리지. … 사람들은 세상의 기후를 바꿔놨어. 그러고는 이제 와서 옛 시절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중이지."

"이야기의 요점, 그러니까 내가 품은 의문은 이 모양 이 꼴이 된 세상에서 어떻게 결혼을 하고 아기 가질 생각을 하느냐는 것이다. … 내 앞에 기다리는 미래가 커티스와 결혼해서 아기를 갖고 점점 더 가난해지는 것 뿐이라면, 난 차라리 자살하고 말 것이다."
-

마지막장까지 읽고 보니 이 책은 대서사의 시작이었다. '지구종'의 씨앗을 뿌린 로런이 혐오의 세계속에서 어떻게 변화를 이끌어 낼지, <은총받은 사람의 우화>로 이어진다는 뒷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있습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