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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도서]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피터 스완슨 저/노진선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피터 스완슨 / 푸른숲

이 책은 여덟 건의 완전 범죄를 꿈꾸는 연쇄 살인을 다루고 있지만 선혈이 낭자한 살인에 집중되기 보다는 한 사람의 인생을 다루는 데에 더 의미가 있다.

어릴 때부터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던 맬컴 커쇼가 서점에서 일하면서 서점 홍보를 위해 작성한 블로그의 글이 발단이 된 일련의 사건들. 그 블로그 포스팅의 제목이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이었다. 서점원이 생각하는 완전 범죄를 다룬 소설 8권을 소개하는 이 포스팅이 누군가의 범죄에 이용되고 맬컴은 과연 이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걸까? 과연 완전 범죄란 가능할까?

맬컴의 시점에서 쓴 일기 같은 이야기를 따라가며 우리는 과연 누가 범인일지 맬컴과 같이 추리하며 추척하게 된다.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나 범인의 입장이 아니라 사건에 연루 된 사람의 입장에서 실마리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는 맬컴과 비슷한 처지에 놓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맬컴의 시점을 따라가다보면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그의 인생을 엿보게 되는데, 수사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멈출 수 없는 일상이 보인다. 밥도 먹어야 하고, 서점도 운영해야 하고, 그 와중에 누군가와의 썸의 가능성도 항상 열어둔다. 추리 소설을 따라 읽어가며 수사하는 과정은 흡사 독서 모임 같기도 하다.

?? “내가 그 소설을 리스트에 넣은 이유는 범인이 시신과 누명을 쓸 사람을 동시에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둘은 같은 사람이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범인뿐이죠.”
“어젯밤에 내가 밑줄 친 부분을 읽어도 될까요?” (p.51)

책에는 그 특유의 말장난 같은 언어유희가 많이 등장하는데, 원작에서는 어떻게 쓰여졌을지 너무 궁금해서 꼭 찾아볼 생각이다.

?? 우리가 입은 옷은 몸의 진실을 가리지만 또한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세상에 보여준다. 옷은 직조이자 날조다. (p.99)

?? 나는 부엌을 둘러봤다가 타일이 깔린 아일랜드 식탁에 뚜껑이 열린 땅콩버터가 있고, 그 안에 나이프가 꽂혀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일레인 존슨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고독사가 고소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p.146)

?? 내가 돌아보자 브라이언이 생체공학적으로 보이는 장치 속에 편안히 자리 잡은 왼팔을 들어 올렸다.
“별거 아닐세.” 브라이언이 말했다. “일주일 전에 바로 이 스툴에서 내려오다가 떨어졌어..”
나는 레프트핸드 스타우트를 주문하고, 브라이언과 테스에게 내가 한 잔씩 사게 해달라고 설득했다. (p.177)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책 속에 등장하는 고서점이라는 배경과, 맬컴이 소개하는 책들과, 책을 사 모으는 사람들의 모습에 공감하며 책을 읽으며 또 다른 책을 한 아름 추천받고 책을 덮게 된다. 이 지적인 스릴러 소설은 고전 스릴러 소설들에 대한 오마주이자 작가 본인의 전작인 <죽여 마땅한 사람들>에 대한 오마주가 아닐까?

?? “누군가 내 리스트를 읽고 그 방법을 따라 하기로 했다는 겁니까? 그것도 죽어 마땅한 사람들을 죽이면서요? 그게 당신 가설인가요?” (p.33)

작가는 중간 중간, 책 내용이나 주인공을 입을 통해 힌트를 툭 하고 던진다. 정말 아무렇게나 툭 하고 던지기 때문에 처음 읽었을 때는 모르다가 다 읽고 나서 한 번 다시 봤을 때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내용은 스포일러가 되니까 쓰지 않기로 한다.

주인공은 수사를 해 나가면서 과대망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주변에 친했던 사람들도 믿을 수가 없게 되고 심지어 자신을 해치려 한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이 세상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 그것이 바로 자신이 했던 일 때문이라는 것이 서글프다. 이 소설은 마구 잔인하지도, 마구 무섭지도 않았고 오히려 잔잔했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결말에 도달해보니 등장인물의 말처럼, 인생 모르는 거다. 때마침 나타난 우연들. 그것을 우연이라 부를 것인가, 필연이라 부를 것인가, 인연이라 부를 것인가, 아니면 운명이라 부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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