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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자

[도서] 다른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저/김재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에 이어 두번째 베른하르크 슐링크의 책을 만났다. 처음 '더 리더, 책읽어주는 남자'의 열다섯 소년과 서른 여섯 여성의 사랑이라는 소재가 자칫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거부감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그는 전혀 거부감 없이, 역사적 사실과 더불어 도덕적 파괴라는 것을 섬세한 감정으로 그들의 사랑 속에 잘 묻어나게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래서 이번에 만난 '다른 남자' 역시 기대되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기 전에는 왜 한편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을까.. 이 책에는 책 제목의 <다른 남자>를 비롯하여, <소녀와 도마뱀>, <외도>, <청완두>, <아들>, <주유소의 여인> 이렇게 6편의 각기 다른 사랑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사랑이란 감정을 관계와 소통으로 보았을 때, 그것의 부재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부부' 라는 사이는 아무런 비밀이 없는 가장 가까운 관계라고 생각되고, 또 그래야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어느 관계보다도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할 사이에, 오랜 생활 함께 하고, 함께 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사실은 내가 모른 상대방의 모습을 발견한다면 어떨까? 그리고 또한 자식과 부모 사이에 소통이 되지 않을때는 어떨까?

 

<다른남자>에서 주인공은 직장에서 은퇴한 후, 그의 아내 리자는 암으로 죽는다. 그리고 어느 날 부인 앞으로 낯선남자의 편지 한통이 도착한다. 그녀를 그리워 하는 내용이 적힌 편지, 만나고 싶어하는 내용이 적힌 편지를 받아들고는 그동안 그의 아내가 자신을 속였다는 배신감과 그녀를 사랑하는 다른 남자를 두고 질투심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그녀인 척 편지를 보내며, 아내의 '다른남자'를 찾아나서는 그.. 계획적 접근하에 다른남자 롤프와 친분을 쌓던 그는 허풍쟁이에 가진 것 하나 없는 그를 보고, 시기심과 분노를 느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롤프의 입에서 자신의 아내가 명랑한 여자였다고 추억하는 말을 듣자, 자기가 아닌 다른 남자앞에서 더욱 명랑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에 참을 수 없는 질투를 느낀다. 그에게는 없는 기억을 가지고 있는 아내의 '다른남자'.

 

<소녀와 도마뱀>은 조금 더 묘한 느낌이 나는 이야기다. 초반에는 아버지 서재에 걸려있던 유대인 소녀와 도마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 그림을 귀하게 여기는 아버지와 반대로 어머니와는 다툼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 소년은 자라면서 그림의 비밀을 알게 된다. 아버지가 그림을 숨길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독일의 역사를 배경으로 아버지 세대가 저지른 죄의 운명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외도>에서는 그와 우정을 나누던 스벤과 파울라와의 관계에서 통일이 된 독일의 몰락한 동독과 그와 반대인 서독 사이에서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 중 오해와 화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비밀 경찰에게 아내와 친구의 정보를 판 남편 스벤의 행동을 보며, 그녀가 생각하는 사랑과 남편이 생각하는 사랑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파울라, 그리고 그 실망감을 남편의 친구와의 하룻밤으로 드러내는 그녀.

 

여러여자를 만나며, 과거의 사랑도 정리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랑을 하던 주인공이 똑같이 여자들에게 되돌려 받는 이야기를 담은 <청완두>, 인생에서 일만 중요하게 생각하여 아내와 아들을 잃어야 했던 원초적인 사랑을 담은 <아들>, 열정이 사라지고 신뢰 밖에 남지 않은 부부관계를 고민하던 남성이 결국은 아내가 아닌 새로운 열정을 찾기 위해 낯선 여자를 선택한다는 <주유소 여인>이 나머지 작품들이다.

 

이 책의 여섯가지 이야기는 사랑이란 관계에서 하나같이 소통이 되고 있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책의 뒷표지를 봐도 한눈에 알수 있다. '한 남자가 아내를 속인다.', '한 여자가 남편을 속인다.', '한 남자가 베를린과 함부르크에 세 명의 여자를 두고 있다'.... 여섯가지 사랑에서 여섯가지 쓸쓸함을 보았다.

 

저자는 사랑의 이야기를 '더리더, 책읽어 주는 남자' 에서도 그러했듯이 독일의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풀어낸다. '더리더, 책읽어 주는 남자' 읽으면서도 나는 소년의 입장이 아닌 '한나'라는 여성의 눈으로 풀어진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 역시 남성의 눈으로 이야기 하고 있고, 여성의 눈으로 표현 한 글이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영원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사랑, 그 속의 쓸쓸함을 뭔가 극적인 감정을 표현하면서 드러내지 않고, 세심하지만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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