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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과학> 리튬 이온 배터리

 

노벨상 3인방 역작... 가볍고 오래가는 충전지로 일상 혁신

 

올해 노벨 화학상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개발한 존 구디너프(97) 미국 텍사스대 교수, 스탠리 휘팅엄(78) 미국 빙엄턴대 교수, 요시노 아키라(71) 일본 아사히카세이 명예연구원이 받았어요. 노벨위원회는 리튬 이온 배터리가 인류의 일상에 혁신을 가져왔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죠. 이 배터리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또 어디에 어떻게 쓰이기에 세계인의 삶을 변화시킨 걸까요?

 

1차전지와 2차전지

배터리는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만드는 장치입니다. 전해질(배터리액) 속에 금속판이 두 종류 들어 있고, 그 두 금속판이 전해질과 화학반응을 하며 전기를 만들죠. 한쪽은 전자를 받아들이는 양극(+), 다른 한쪽은 전자를 보내주는 음극(-)이 됩니다. 흔히 문구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건전지 같은 배터리도 이런 원리를 이용합니다.

 

배터리는 크게 1차전지2차전지로 나뉩니다. 1차전지는 한 번 쓰면 화학반응이 끝나기 떼문에 그대로 폐기해야 하는 일회용을 말합니다. 재충전이 안 되는 배터리죠. ‘알칼라인전지가 대표적입니다. 2차전지는 재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말합니다. 전기를 채워 넣고, 그 전기를 다 쓰고, 다시 전기를 채워 넣으면 새것처럼 쓸 수 있죠. 납축전지, 니켈카드뮴전지, 리튬 이온 배터리 등이 여기 속합니다.

 

리튬 이온이 양극, 음극 오가며 전기 생산

2차전지 중 우리 일상생활에서 가장 밀접하게 쓰이는 것이 리튬 이온 배터리입니다. 노트북, 휴대전화, 전기자동차 등에 널리 쓰이고 있어요. 리튬 이온 배터리 역시 양극, 음극, 전해질로 구성돼 있어요. 리튬 이온 배터리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배터리의 핵심은 리튬 이온입니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 설명해볼까요. 배터리 음극에 있던 리튬 이온(Li+)이 전해질을 통해 양극으로 움직이면서 전류가 흘러요. 리튬 이온이 전부 양극으로 이동하면 방전(전력 사용) 상태가 되죠. 반대로 스마트폰을 전원에 연결해 충전을 시작하면 양극 금속산화물 사이에 끼어든 리튬 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다시 음극으로 향합니다. 양극의 리튬 이온과 전자가 음극으로 다 옮겨가면 충전(전력 저장)이 끝납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충전식 배터리는 주로 니켈이나 납을 썼어요. 그런데 니켈이나 납은 무거운 게 흠이죠. 배터리가 크면 전기를 많이 담을 수 있지만 니켈이나 납 전지는 무거워서 휴대용으로 쓰기도, 전기차에 쓰기도 적당하지 않았죠.

 

리튬 이온 배터리니켈전지 무게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요. 가벼우면서도 배터리 용량은 높일 수 있죠. 같은 무게라면 니켈전지보다 용량이 약 3배 높아요. 니켈전지와 달리 성능이 오래 유지되는 장점도 있고요.

 

노벨 화학상 3인방의 역할

이번에 노벨 화학상을 받은 화학자 3명은 리튬 이온 배터리 개발 과정에서 단계별로 큰 역할을 했어요. 먼저 휘팅엄 교수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핵심 원리를 개발합니다. 그는 1972년 양(+)전기를 띤 리튬 이온이 고체의 빈 공간에 끼어드는 현상을 발견해 초기 리튬 이온 배터리를 개발했어요. 구디너프 교수는 1980년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휘팅엄 교수의 연구를 발전시켜, 리튬코발트산화물을 활용할 때 성능이 기존보다 2배 강력해진다는 걸 발견했죠.

 

요시노 명예연구원은 1985년 폭발 위험을 현저하게 줄인 배터리를 개발합니다. 그전까지 리튬 이온 배터리는 음극에서 일어나는 금속 리튬의 화학반응을 이용했기 때문에 폭발 위험이 컸어요. 그는 음극을 탄소 화합물로 만들어 그 문제를 해결합니다. 오늘날과 같이 가볍고 안전한 리튬 이온 배터리가 완성된 것이죠. 이 연구를 토대로 일본 소니가 1991년부터를 리튬 이온 배터리를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가 보편화하면서 세상은 극적으로 변했어요. 1~2시간밖에 쓸 수 없었던 노트북은 하루를 너끈히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전깃줄이 없는 코드리스청소기가 대세가 됐죠.

 

 

김형자. 화학칼럼니스트

기획, 구성=양지호 기자(exp@chosun.com)

 

조선일보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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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이온 배터리의 개발에 그치지 않고 단계별로 성능과 안정성이 추가되는 과정에서 숱한 시행착오가 있었겠지요. 과학자들의 열정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누리는 것을 실감합니다. 충전하느라 바빴던 예전과 달리 전자제품을 쉽고 편하게 사용하고 있지요.

 

리튬 이온 배터리 고장으로 인한 스마트폰 화재 같은 사고가 가끔 벌어지기도 하기에 과학자들은 계속해서 리튬 이온 배터리를 더 안전하게 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리튬 이온이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꿔 안전성을 높이는 방법이 조명받고 있다네요. 안전성을 높인 리튬 이온 배터리의 변신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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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책찾사

    기초 과학이 튼튼한 일본에서 노벨상을 받는 사람들이 꾸준히 나오네요. 리튬 배터리 분야는 우리나라에서도 꽤 앞서가는 분야인데, 좀 아쉬운 생각도 듭니다. 이루님 말씀처럼 이것을 이용하는 분야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니 우리 역시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이러한 영예도 한 번 누려보길 기대해봐야겠어요. ^^

    2019.11.01 14:4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이루

      이번에도 노벨상을 받는 일본을 보니 부럽더라고요. 우리나라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는 날이 오겠지요? ^^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정부의 지원도 확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안정성을 높인 리튬 이온 배터리가 자리잡으면 생활에 편리한 상품들이 더 많이 나올 듯 합니다.

      2019.11.0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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