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으로 인해 낭비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택한 교통수단이 자전거인데 "천천히, 더 천천히!"를 외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급한 마음에 속도를 내었다가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처음 한두 번은 쌩쌩 달리다가 세 번째의 출퇴근길부터는 '천천히, 더 천천히' 가고 있습니다. 분명 삼거리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거리와 거의 비슷한 곳이 서너 군데 있습니다. 앞만 보고 달리다 지나친 출퇴근길에서 보지 못한 위험을 휴일의 환한 오후에 찾아내곤 합니다.
도로공사할 때나 볼 수 있는 큰 차들이 오고가는 좁은 골목길은 왜 이리도 많은지요. 컴컴한 밤에는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출근길에 본 나무의 명찰이예요! 봄에 맞춰서 나무들이 점검을 받는 시간인가봅니다. 저희 동네의 나무에는 아직 붙여있지 않은 걸 보면, 명찰을 받으려면 더 기다려야하나봐요.
캄캄한 밤의 퇴근길에는 걷는 것보다는 조금 빠른 강도로 자전거 페달을 천천히 밟으며 갑니다. 늦은 시간이라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지만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지 몰라서요. 특히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걸어가는 분들이 있을 경우, 따릉이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를 않아요ㅜㅜ 천천히 가는 것이 답입니다.
휴일에 탄 자전거 덕분에 퇴근길에 보지 못했던, 멋진 간판을 발견합니다. '진심 한 잔'이라니! 코로나 사태가 조금 잠잠해지면 가려고 눈도장을 진하게 찍어놓았습니다!
자전거 길을 만들기 위해 위치를 변경한 나무 친구들을 발견하고는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2주 전의 퇴근길에서 5분 정도 소요되는 자전거 길이 도로공사로 인해 사라진 것을 발견합니다ㅠㅠ 갑자기 좁아진 길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바로 자전거에서 내려 끌바(자전거를 끌고 가는 것을 '끌바'라고 한다네요^^;;)를 했어요. 자전거를 끌고 가니 그 구역에서만 12분 남짓 소요됩니다.
의외의 복병이 많아서 낭만 자전거의 일상이 쉽지 않음을 느낍니다. 그러나 자전거 생활만큼 매력적인 날들도 없음을 실감합니다. 감기 증상이 시시때때로 있어서 '잠시 멈춤'인 낭만 자전거의 삶. 건강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맑은 날에는 걷기라도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