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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편지


              *이이


매일 밤 그는 긴 편지를 써서 불 꺼진 내 창가에 놓고 간다

어떤 날은 깨어 있다가 그의 편지를 받기도 한다.

오늘도 그는 뜰 앞의 높은 잣나무 가지에 턱을 괴고 

조용히 내 창가를 바라보며

편지를 쓰고 있다.

방에 불을 켜고는 그의 편지를 읽을 수 없다

뜨락에 숨어 사는 귀뚜라미들도 그의 편지를 받았는지

소리 높여 저마다의 목소리로

그것을 나에게 읽어주고 있는데

나는 편지 속에 담긴 그의 조용한 목소리를 

아무에게도 전해 줄 수 없다

이 세상 누구로부터도 받을 수 없는 황홀한 연애편지를

날마다 그에게서 받으며 

이렇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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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우연히 멋진 시를 발견했습니다. 시 제목인 '달빛 편지'가 주는 어감 자체가 좋아서 집중해서 보다가 마지막에서는 "아~!" 하는 감탄사를 내뱉게 됩니다.


매일 밤 그에게서 편지를 받지만 그 내용을 다 읽어내지 못하고 잠든 날이 더 많아서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오늘 그 많은 편지들을 몰아서 읽었으니 그의 마음도 조금 풀렸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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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소라향기

    저도 이루님덕에
    좋은 시를 읽게 됩니다..

    저도 오늘은 잠들지 않고
    기다려볼까요..?

    따뜻한 하루 되세요.

    2020.10.08 06:4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이루

      소라향기님과 좋은 시를 공유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소라향기님~ 달님이 걱정하지 않게 너무 늦게 주무시지는 마세요.
      포근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2020.10.08 13:51
  • 파워블로그 책찾사

    이 가을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시로군요.
    요즈음 늦게 퇴근하다보니 집에 와서 창문 너머로 거실 밖 밤하늘을 보이는 달을 보고 있을 때의 그 느낌과도 통하는 것 같아서 절로 공감이 갑니다. ^^

    2020.10.08 15:2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이루

      그쵸? 그래서 더욱 이 시가 와닿았나봅니다~^^
      요즘 일이 많으셔서 늦게 귀가하시는군요ㅠㅠ 피로가 누적되어 많이 피곤하시겠지만 달빛 맞으며 평온함을 느끼실 거라 생각합니다. 깊이 주무시면서 피로 푸시길 바랍니다~^^

      2020.10.08 20:32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