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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혁신 시대의 기업 생존 전략

기존 수요 충족하며 미래 산업 동시에 개발

‘예측’ 따르지 말고 ‘실험’한 후 전략 세워야

 

마틴 리브스 BGG 시니어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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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록적인 매출과 수익을 기록한 데 이어 미래 기술 도입으로 연일 화제다. 소비자의 새로운 요구는 새로운 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와 거리가 멀었던 기업들도 커넥티드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대체 연료, 공유 모빌리티(Mobility. 컴퓨터 게임) 네트워크를 무기로 앞다투어 자동차 산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자율주행차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구글애플, 전기차 기술로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려는 테슬라, 협력적 소비라는 새로운 모델을 내세운 우버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시장 진입 기업들에 지금의 산업 전환기는 기회다.

 

보험 시장 또한 파괴적 변화를 겪는 중이다. 전통적 보험 회사들은 고객에게 온라인 경험을 제공하거나 보험 상품 가입을 권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보험사 ‘디스커버리(Discover)'나 중국 ’핑안(pingAn)보험‘처럼 소규모, 신생 기업들은 달랐다. 연결된 데이터를 이용해 수익성 높은 고객을 파악하고 보험을 계약했다.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 상품을 사물인터넷을 통해 고객 일상에 연결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도입에 적극적이었다. 주요 대형 보험사들 역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핵심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요원한 편이다.

 

파괴적 혁신은 여러 산업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은행 업계는 고도로 디지털화된 사업 모델이 지점망을 파괴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에서도 스마트 그리드, 재생에너지, 최신 배터리 기술이 수익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케이블 TV 업계에서는 이제 콘텐츠 제작 업체가 직접 고객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의 기존 역할과 모델 자체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가전기기에 IT를 접목해 전력망을 지능화함으로써

고품질 전력 서비스를 제공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전력망을 말한다.

 

가장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스마트 그리드는

가전제품에 IT를 적용해 가정 내 전력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사물인터넷을 이용해 사용하지 않는 기기를 구분하고,

전기요금이 가장 저렴한 시간대에 충전하는 식이다.(네이버)

 

○코닥, 성공한 사업에만 몰두해 실패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존 모델에 투입된 리소스를 새로운 역량 개발을 위해 균형있게 분배해야 한다. 성공한 대기업들이 겪는 큰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수십 년 넘게 동일한 비즈니스로 성공해왔지만, 이제 ‘하나 더’ 또는 그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양손잡이’가 돼야 할 시점이다.

 

양손잡이 능력을 완벽하게 습득하는 일은 어렵다. 양극단의 역량을 동시에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수익 창출을 위한 사업 운영은 이미 알고 있는 일을 최적화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통 표준화, 규모 증대, 효율 개선, 상명하달식 경영 등이 필요하다. 반면 사업 재편은 알지 못하는 일을 실험하는 일이다. 위험을 감수하는 조직 문화 구축, 탄력적이고 분권화된 의사 결정 구조, 장기적 안목 등이 필요하다. 두 가지를 완벽하게 수행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카메라⋅필름 제조사로 시작한 ‘코닥(Kodak)’은 디지털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만들었다. 충분히 모험적인 시도였고, 향후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이어질 수 있었음에도 실패한 것은 접근에 무게가 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상품을 발전시켜 나갈 결정적 기회를 놓치고 전통적인 필름 카메라 사업에 몰두한 결과, 코닥은 이전의 명성과 지위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변화의 영향 분석 등 5단계 프로세스

파괴적 혁신을 목표로 둔 기업은 다음 5단계 프로세스를 따라야 한다.

 

1단계는 변화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여러 방면에서 분석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며, 규모가 장점이 되는 전통적 환경에 있었다. 하지만 점차 새로운 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규제 기준, 기술, 고객 선호도까지 사업에 영향을 미치며 변화 가능성(malleability)을 증대시켰다. 즉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환경임을 인지해야 한다.

 

2단계는 전략과 그 실행에 적합한 접근법을 택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는 환경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그에 맞는 적절한 전략과 접근법을 선택해야 한다. 철저한 분석과 계획에 근거한 전통적 접근법은 예측 가능성이 높은 안정적 환경에서는 훌륭하게 기능한다. 하지만 예측이 어렵고 변화무쌍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달라야 한다. 가령 자율주행이나 대체연료 차량과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에서는 다양한 상황에 적응 가능하고, 예지적이며 선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3단계는 다양한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방향 설정이 어려울 때 기업들이 자주 하는 실수가 신뢰하기 어려운 ‘예측’에 따라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향후 가늠이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미래를 위해 효과적으로 투자하고 관리하려면 예측보다 실험이 필요하다.

 

실험 포트폴리오를 이용하면 신속하게 신제품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테스트하고 정교화할 수 있다. 상황 변화에 따라 빠르게 바꿀 수 있으므로 적응도 쉽다. 실험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 우선 대형화를 지향하는 전통 마인드에서 벗어나, 신속함을 중시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둘째, 변화 신호를 확인하고 활용해야 한다. 실험적인 시도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인지했을 때 가능하다. 적응력이 뛰어난 기업 출시 속도, 실험 비용, 이익 등 지표에 대한 모니터링 능력을 갖추고 있기 마련이다.

 

4단계는 개척형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개척형 역량은 변화에 휩쓸리는 게 아니라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시장에서 역량을 공유하고, 리스크를 분배하며, 시장 개발을 촉진조화로운 시장 경쟁을 유도하는 능력이다.

 

기존 기업은 확보하고 있는 고객층과 영향력을 통해 개척형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배타성이 아닌 개방성, 통제가 아닌 탄력성을 갖춰야 한다. 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기회를 만들어 내고, 전체 네트워크 성장과 수익성을 통해 이익을 도모하는 개척형 역량으로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

 

마지막 5단계는 양손잡이 역량에 대한 조직적 토양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사업 분야를 유지하면서 유망한 분야에 대해 실험하는 능력은 조직의 역량에 달렸다. 새로움과 전통을 오갈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은 핵심 사업 부문과 실험적인 사업 부문을 분리하고 맞춤형 목표와 기준, 인센티브를 포함하는 차별화된 성과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틀에 박힌 구조적 해결책으로는 안 된다. 직원들이 직원⋅고객, 경쟁 업체와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시대다. ‘불확실성’은 기업에 엄청난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치명적인 위협 요소가 되기 십상이다. 창의적이고 민첩한 새로운 기업들이 파괴적 혁신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업은 기업의 생존을 위해 양손을 자유롭게 쓸 줄 알아야 한다. 양손잡이 기업만이 경쟁사들의 거센 도전과 압박을 이겨내고, 지속적인 성공을 위한 전략을 수립한 뒤, 능동적인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 이코노미 조선 통권 1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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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고

    예측을 따르지 말고 실험한 후에 전략을 세우라는 글이 와 닿네요. 능동적인 변화가 쉽지는 않겠지만, 파괴적 혁신에 정말 필요한 것 같습니다. 좋은 정보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05.01 01:2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이루

      저도 딱 그 부분이 가슴에 진하게 새겨지더라고요. 수집한 자료로 예측만 하지말고 실험 후 전략을 세우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겠지요. 변화 자체가 쉽지 않기에 파괴적 혁신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가짐과 민첩한 움직임이 작용하는 건강한 몸이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좋은 정보로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7.05.01 22:23
  • 파워블로그 책찾사

    최근 K뱅크의 돌풍에 기존 은행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기사 같아요. 점포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모든 것이 인터넷을 통하여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앞으로 무궁한 발전이 예상되는데요. 기존 은행들은 이러한 것을 당장 도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이 기사에 언급된 단계의 과정을 거쳐서 성공적인 모습으로 정착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존의 오프라인을 통한 서비스도 완전히 무시할 수 없으니 K뱅크와는 태생이 다르니까요.
    코닥처럼 과거의 성공에만 안주하거나 반대로 무조건 신사업에 뛰어드는 것 역시 실패로 점철될 수 있기에 이 기사에 언급된 5단계의 준비과정은 어떻게 보면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기사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신사업과 미래 먹거리를 실용화하는지에 대하여 살펴볼 수 있기에 우리 역시 그러한 흐름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것이 비단 기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니까요. ^^

    2017.05.01 17:5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이루

      복잡한 과정을 없애고 수요자 중심의 운영을 추구하는 K뱅크에 많이 놀라게 되더라고요. 아이디어가 좋은만큼 대기업들도 이 분야로 많이 뛰어들 듯 합니다. 좋은 서비스가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부가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데 속도를 내었으면 합니다.
      책찾사님 말씀대로 기업 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5단계라 정리해봤답니다. 한 가지를 잘하는 것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시대이고, 변화무쌍한 시대라 한 곳에만 머물러 있기도 어렵지요.

      2017.05.01 23:25
  • 파워블로그 모나리자

    시대의 흐름을 감지하고 그에 따라 사업 구도를 그리는데 있어서 실험정신이 중요하다는 거군요. 파괴적 혁신을 위한 5단계 과정은 기업들이 신사업을 도모할 때도 실패를 최소화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 같네요. 개인의 경우도 물론이구요. 유용한 정보 잘 읽었어요.
    벌써 5월이에요. 연휴 기간 잘 보내시고, 5월도 화이팅하세요. 이루님.^^

    2017.05.02 13:2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이루

      '이만하면 됐다.' 라는 생각이 들 때, 안주하지 않고 나아가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듯 합니다. 제게도 좋은 자극을 주는 정보라서 정리해봤답니다.
      모나리자님도 연휴 잘 보내셨지요? 좋은 생각 하시면서 행복한 한 주 시작하세요^^

      2017.05.0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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